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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This is Africa. 이한철의 아프리카 트럭킹 여행기 (12) 12. 천천히 천천히 우리말 '빨리빨리'와 스와힐리어 '뽈레뽈레'(천천히)는 어감이 비슷하지만 의미는 정반대다. 늘 서두르는 우리의 '빨리빨리'와 느림을 강조하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뽈레뽈레' 다르에살렘으로의 여정 다시 길고 긴 2박3일간의 이동. 아루샤, 템보를 거쳐 탄자니아의 수도 다르에살렘으로 향한다. 이제는 오랜 이동시간도 덜컹거리는 트럭도 꽤나 적응됐다. 처음엔 흙길 위를 달리는 트럭의 창문을 여닫는 것에 꽤 고민이었다. 창틀에 낀 흙먼지로 뻑뻑해진 창문을 열려면 온 몸에 힘을 실어 양팔로 힘들게 열어야 했다. 한 10cm 열고나면 손바닥에 창문자국이 벌겋게 날 정도였다. 더 큰 고민은 열린 창틈으로 쉴 새 없이 흙먼지가 들어온다는 것이다. 에어컨이 없어서 달궈진 트럭안의 열기를 식히기 위해선 .. 더보기
This is Africa. 이한철의 아프리카 트럭킹 여행기 (11) 안녕 세렝게티 이제 세렝게티를 떠날 시간이다. 좁은 길과 캠프장을 제외하고는 사람의 손이 일절 닿지 않는 곳. 자유롭게 나고 자라서 흙으로 돌아가는 대자연의 섭리를 동물원에서는 알 수 없다. 맹수들의 활동 가운데 잠들다시간이 지날수록 의식은 또렷해지고, 소리는 분명해진다. 안개가 걷히듯 잠이 사라지면서 긴장과 공포가 몰려온다. 낮에 치타들이 임팔라 사냥하는 모습을 봤다. 사자들은 졸린 듯 쉬고만 있었는데, 케빈이 사자들은 밤에만 사냥을 하기 때문이라고 했던 말이 영화촬영에서 신을 알리는 슬레이트의 딱소리처럼 나를 놀래킨다. 녹음기의 버튼을 눌렀다. “그르르릉, 그르르릉” 가까이 들리는 사자소리에 대한 불안함과 그 소리를 선명하게 기록하고 있다는 짜릿함이 미묘하게 공존한다. 충분히 녹음됐다 싶을 즈음, 처.. 더보기
'신들의 도시, 앙코르' 캄보디아 공정여행 3일차_100920 트래블러스맵의 캄보디아 여행상품의 핵심, 반띠아이 츠마 가는 날, 마을 아이들에게 줄 빵은 번이 미리 사왔고, 음료수와 물건 등을 사기 위해 도매상으로 갔다.(1회성 지원이 의미가 있을까? 고민 되었다. 하지만 한번의 기회도 없는 아이들에게 최소의 기회라도 주는게 어디냐는 어떤 분의 충고를 따르기로 했다) 코이가 주문을 하며 음료수와 과자, 풍선 등을 샀다. 과자는 뭔 용도냐고 물었더니 씨익 웃으며 나중에 안단다. 6월 출장 때 마을 청년 sopheng(행복)과 ponlock(작은 잎)에게 “I'll be back"하겠다 했는데, 8월 여행이 참가자 미달로 무산되면서 그들과 연락시 뭐라 말하기 어려웠다. 씨엠립에서 시소폰까지는 태국으로 넘어가는 포장도로 1시간 반, 시소폰에서 반띠아이 츠마는 비포장길로 .. 더보기
This is Africa. 이한철의 아프리카 트럭킹 여행기 (10) 해가 지고 어둑어둑해진다. 오늘 밤은 드넓은 동물들의 천국에서 하룻밤 지내기로 했다. 딱 하루뿐인 이곳의 밤을 그냥 지새우기 아쉬워 모닥불을 피우고 둘러 앉아 기타를 튕기며 함께 노래 불렀다. 동물들의 낙원, 세렝게티세렝게티 국립공원이다. 이미 응고롱고로에서 동물들을 원없이 봤고, 끝없는 초원 위 외롭게 난 길을 달리는 것이 비슷한 느낌이어서 새로울 건 없었다. 아프리카에서 국경이 무의미하듯 이 둘을 구분 짓는 것도 큰 의미는 없는 듯 보였다. 다만 인접한 이 두지역의 관계가 흥미로왔다. 응고롱고로 주변은 산이 둘러싸고 있어 외부로부터 동물들을 보호하는 지형이었는데, 그것이 수 백 만년 전의 화산 분출로 생겨난 것이란다. 그러니까 그곳은 지름이 20Km인 초대형 사화산의 분화구인 셈이다. 이에 세렝게티는.. 더보기
'신들의 도시, 앙코르' 캄보디아 공정여행 2일차_100919 새벽 5시 로비 내려와서 번을 기다리는데 연락도 없고 안온다. 옅은 푸른 색을 띈 새벽거리를 몇 번 이나 내다봐도 오지 않는 사람은 안오는 법. 숙소 직원 somrith 도움으로 게스트하우스 전화로 번과 통화연결. 아침 5시에 오기로 해놓고 왜 안오냐?(왔어도 9시로 연기했겠지만), 니가 컨펌을 안해줘서 안갔다. 헉! 메일을 몇 차례 주고받고, 최종 확인전화를 떠나기 전날도 했건만. ㅋㅋ 어쩐지 순조롭다 싶더니. 알겠다. 아침 9시에 만나자. 돌아온 대답은 노 프라블럼!! 역시!!! 아침 9시. 여전히 명랑쾌활한 밝은 웃음을 지으며 번이 왔다. 지난 출장 때 트위터를 통해 만난 후 캄보디아 공정여행을 함께 만들어보자고 의견을 나누고, 메일로 여행 프로그램을 주고받았지만 실행은 처음이다. 다른 일과 겹쳐서.. 더보기
'신들의 도시, 앙코르' 캄보디아 공정여행 1일차_100918 캄보디아 출장을 다녀온 후 내부회의를 통해 여행상품으로 만든 ‘신들의 도시, 앙코르’ 캄보디아 5박 7일 여행상품http://www.travelersmap.co.kr/goods/goods_view.jsp?sub=2&uri=/index.jsp&pkId=42 8월은 인원미달로 취소되어 의기소침해있던 아치를 몇 건의 여행문의와 착한여행과의 제휴를 통해 6명이 참가신청 해서 기운을 북돋더니, 마감 막판에 3명이 추가되어 10명(아치 포함)이 캄보디아로 출발한다. 16:30 인천공항. 여행참가자 전원(성인 5명, 청소년 4명) 모였다. 처음 보는 사이라 서먹하다. 이 분위기 어서 깨야 하는데, 최대 9일을 쉴 수 있는 추석연휴라 그런지 해외로 나가는 사람이 엄청 많아 일행을 챙길 여유가 없다. 다른 생각은 하지도.. 더보기
This is Africa. 이한철의 아프리카 트럭킹 여행기 09. 마사이족은 마사이신발을 신지 않는다. 하늘 높이 뛰어오르는 마사이족 사람들을 눈앞에 두고 있던 그 순간은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이 환상적인 경험이었다. 마사이족을 보러 가다먼 산 위에서 바라본 작은 점 하나가 되어 응고롱고로의 동물들과 만났던 몇시간, 그 들뜬 마음을 잠시 멈추고 마사이 부족 마을로 향했다. 원래 마사이족은 케냐의 대협곡에서 남부 탄자니아까지 넓게 퍼져 가축을 방목하며 살았다. 유목민이기에 농경은 하지 않고 소의 고기, 우유, 피로 생활했다고 한다. 또한 마사이족 전사들은 용맹하기로 이름나 영국이 식민지를 침탈할 때도 가장 어려운 상대로 생각한 종족이었단다. 성인식 통과 의례 과정 중에는 사자를 한 마리 죽여야 하기도 했다는 마사이족의 오늘날 모습을 보기로 했다. 나에게 마사이족은 그들이 걷고, 뛰는 모습을 착안해서 만든.. 더보기
This is Africa. 이한철의 아프리카 트럭킹 여행기 (8) 사파리, 여행은 계속된다. 낮게 깔린 구름이 더 신비해 보이는 응고롱고로, 드넓은 초원을 가로지르는 흙길에 먼지를 일으키며 사파리, 여행은 계속된다. 응고롱고로로 향하는 여정 꼬박 이틀을 달려 응고롱고로, 세렝게티로 향하고 있다. 그곳에 가면 드넓은 평원과 엄청난 수의 동물들을 만날 수 있으리라. 탄자니아에는 그런 기대감을 충만케 하는 것들이 가득 하다. 먼저 화폐다. 탄자니아의 지폐는 1,000실링짜리에 탄자니아 건국의 아버지 '줄리어스 니에레레'가 그려진 것을 제외하고는 버펄로, 코끼리, 코뿔소, 사자처럼 동물이 그려져 있다. 그 다음은 맥주. 맥주도 세렝게티, 사파리, 엔도뷰(코끼리라는 뜻의 스와힐리어), 킬리만자로 같은 이름으로 동물들이 그려져 있다. 응고롱고로로 들어가기 전날 밤 이 맥주들을 번갈아 맛보며 다음날 만날 동.. 더보기
This is Africa. 이한철의 아프리카 트럭킹 여행기 (7) '우리는 여행 내내 이 노래를 불렀다' "우리는 여행 내내 이 노래를 불렀다. 사람들의 어우러짐에 의해 만들어지고, 시간이 흐르면서 깎이고 살이 더해지는 노래들도 분명 아릅답다." 지난 겨울 트래블러스맵과 함께 아프리카 여행학교를 떠난 뮤지션 이한철의 음악이 있는 여행기, 일곱번째 이야기 입니다. 긴 이동시간 내내 만든 노래 시장 사람들과의 흐뭇한 시간을 보내고 트럭으로 돌아왔다. 낯선 곳, 낯선 사람들과 익숙해지는 짧은 과정이 여행의 매력이다. 이제부터는 아프리카의 누군가와도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시 무거운 트럭이 움직인다. 곧이어 비가 후드득하고 세차게 내린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아름다운 무지개가 트럭 창문에 걸린다. 비 내린 아프리카의 들녘은 짙은 초록이었다. TV 다큐멘터리에서 보던 메마른 땅이 아니었다. 둥근 모양.. 더보기
This is Africa. 이한철의 아프리카 트럭킹 여행기 (5) '젖은 마음 마를거야' 지난 1월, 트래블러스맵은 라는 트럭 투어를 진행했습니다. 뮤지션 이한철씨와 하림이 동행한, 음악이 흐르는 아프리카 트럭킹 여행. 이한철 씨의 음악과 글로 소개합니다. 캠핑장의 날이 밝아오다 지대가 높은 카페쪽으로 이동해서 해가 뜨는 것을 지켜봤다. 해는 어찌나 더디게 뜨고, 비는 또 왜 그리 멈추지 않는지.. 시계바늘이 무겁게 초당 6도씩 방향을 옮기고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어두워서 더 공포스러웠던 물먹은 밤이 사라지고 푸르스름하게, 아프리카의 나무들과 여행자들이 시야를 조금씩 채워갔다. 모두들 원래의 색은 무시된 채 흙탕물 색의 옷을 입고 있었다. 고개 숙여보니 나에게도 역시 엄청난 얼룩이 티셔츠와 반바지에 남아 있었다. 제법 날이 밝으니 캠핑장은 더 분주해진다. 다들 젖은 소지품들을 꺼내 정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