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기

[트래블러스맵 이탈리아 여행후기] 일생에 한번은 이탈리아를 만나라. [트래블러스맵의 '인생은 아름다워! 이탈리아 일주 8박9일'을 다녀오신 이아님께서 공유해주신 후기입니다.] 1. 序 이탈리아는 별 관심이 없는 나라였다. 정확히 말해서 관심을 갖기 어려운 나라였다. 로마의 넘치는 유적과 엄청난 미술품의 압박에, 몇년은 공부해서 답사하여야 할 나라라고 생각해서, 일생에 나와 인연이 닿기는 어려운 나라라고 생각했다. 그런 내가 이탈리아를 선택한 이유는 불쑥 멀리 떠나고 싶은데, 여행 계획을 세우기는 귀찮아서 적당한 패키지를 알아보던 중 시기와 비용이 맞았다는 지극히 합리적인 이유에서였다. 여행전날까지 이탈리아에 관한 책자 하나 들추어 보지 않았으며, 간간히 연락을 해주신 블루님의 전화도 무미건조하게 받았다. "궁금한게 있으세요?" 라는 물음에도 " 없어요. " 라고 딱잘라 .. 더보기
This is Africa. 이한철의 아프리카 트럭킹 여행기 (24)추장 아들 존의 꿈 존의 아버지가 그 마을의 추장이라고 했다. 헤어지기 전에 본 그의 노트에는 언젠가 세상에 내놓을 자신의 음반 재킷, 곡 순서, 노래 가사들이 적혀 있었다. 존의 집에서 함께 노래하다 존은 우리가 함께한 이틀 동안 한 번도 내게 액티비티나 기념품을 강요하지 않았다. 그게 그의 직업이긴 하지만 나를 고객이 아니라 친구로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이른 아침부터 존은 부지런히 일을 나왔다. "야~ 존 부지런하네." 하고 아침인사를 건넸더니 "야~만. 약속 있지 않았지?" "당연하지." 다시 방갈로로 돌아와 오전 내내 늘어지게 자고, 12시쯤 존을 만나 그의 집으로 향했다. 한 15분쯤 걸으니 마을이 있었다. 존의 집은 마을 가장 깊숙한 곳에 있었는데, 흙이나 속이 빈 콘크리트 벽돌로 지은 다른 집과는 달리 붉은 .. 더보기
This is Africa. 이한철의 아프리카 트럭킹 여행기 (19) 농장에서의 하룻밤 낮은 지붕의 움집처럼 만들어진 로지. 길 테두리를 따라 놓인 돌들의 소박한 모습은 마치 동화 속 마을에 온 듯 마음이 어려졌다. 문득 여기서 음반작업을 하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동화 속 마을에 온 듯한 소박함 말라위로 가는 길에 탄자니아 이링가의 캠핑장에서 하루를 보냈다. Kisolanza Farm 이라는 이 곳, 정말 인상적이다. 실제로 물소, 양, 야채, 담배, 꽃을 재배하는 농장인데, 이름에 걸맞게 캠핑장을 농장처럼 꾸민 것과 석유에너지의 사용을 최소화한 친환경적인 운영방법이 마음에 들었다. 낮은 지붕의 움집처럼 만들어진 로지, 길의 테두리를 따라 놓인 돌들의 소박한 모습은 마치 동화 속 마을 온 듯 마음이 어려졌다. 밤이 되자 지대가 높아서인지 아프리카인데도 제법 쌀쌀했는데, 장작으로 불을 지펴 .. 더보기
This is Africa. 이한철의 아프리카 여행기 (18) 아프리카의 진실 잔지바르에는 노예 무역의 아픈 역사가 있었다.차가운 돌로 만든 지하의 방에 있었던슬픈 영혼들을 떠올리니 플래시를 터뜨려가면서까지사진을 찍어대고 싶지 않아 카메라를 껐다. 아프리카의 아픈 역사19세기 무렵 잔지바르는 인도양에서 가장 중요한 무역 중심지였다. 그 무역의 대상은 향신료, 거울, 럼주 같은 것들이었다고 한다. 이곳에 온 이방인들은 그런 것들을 내려두고 자신들의 배 가득 노예를 실었다. 잔지바르에는 노예무역의 아픈 역사가 있었던 것이다. 그 수가 엄청났다. 1930년에서 1973년 사이에 약 60만 명의 노예들이 배에 올랐고, 15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중반까지로 확대해보면 400년간 무려 1,000만 명의 노예가 팔려나갔다. 한껏 들뜬 기분으로 올드타운을 쏘다니다가 들어간 영국성공회 교회건물에서.. 더보기
This is Africa. 이한철의 아프리카 여행기 (16) 넓은 세계의 무한한 시간 속,그 사이를 아주 잠깐 채우는 사람의 시작과 끝.나의 끝이 또 누군가에게는 시작이기도 하다. 내가 가진 몹쓸 생각들을 내려놓는다. 지금 내 눈앞의 바다는 인도양이다. 평화로운 인도양 바다먼 파도소리에 잠을 깼다. 텐트 밑 모래바닥에 등을 대고 규칙적인 그 소리에 맞춰 다시 눈을 감는다. 지난밤 물기 먹은 채 발바닥에 붙어 있던 모래알갱이들이 바스락하고 떨어져 나간다. 어깨가 욱신, 파도타기를 심하게 했나보다. 싫지 않은 나른함과 피로. 다시 잠에 든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깬다. 빼꼼히 열린 틈사이로 하늘이 보이고, 바다가 보인다.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왔다. 간밤의 성난 바람과 높은 파도는 어딜 갔는지 평화로운 아침의 바다가 시야를 채운다. 다시 한 번 내가 넓은 세상의 .. 더보기
This is Africa. 이한철의 아프리카 트럭킹 여행기 (15) 평화로운 안식처라는 의미의 항구도시이자 탄자니아의 실질적인 수도 '다르에살람'에 도착했다.바닷가의 캠핑장은 탁 트인 바다가 시야를 채우고멀리서 불어오는 바람에 가슴이 벅차다 항구도시 다르에살람에 도착하다비릿한 냄새가 난다. 코끝에 남아있는 세렝게티의 흙냄새를 밀어내는 바다 냄새. 탄자니아의 실질적인 수도이자 항구도시인 다르에살람 도착이다. 여느 대도시의 높은 빌딩을 가로로 뉜 듯 넓게 퍼진 상업지역, 그 안이 사람들로 가득하다. 넓은 초원과 띄엄띄엄 만나는 동물들에 그새 익숙해졌는지 그 모습이 꽤 번잡스러워 보인다. 시선을 조금 더 먼 곳으로 옮기니 건물들 틈사이로 바다가 보인다. 다르에살람(dar es salam)은 ‘평화로운 안식처’라는 의미의 아랍어 ‘다르살람’에서 나온 이름인데, 그 이름처럼 도시.. 더보기
이한철의 'Africa Story' _아프리카 여행 이야기와 음악이 있는 미니콘서트 16일 홍대 이리카페에서 뮤지션 이한철의 미니 콘서트가 열렸습니다. 아프리카트럭킹여행학교를 함께 다녀온 이한철씨와 맵 스탭인 뱅과 복태가 함께 꾸민 무대였는데요, 지난 여행의 기억과 사진, 음악을 풀어놓은 2시간 동안의 공연이었답니다. 트럭을 타고 20여일간 여행을 하면서 몸이 고되었던 일, 그러나 그 트럭도 곧 적응이 되더라는 얘기, 사파리 짚차로 갈아탔을 때 함께 있었던 사람들이 한 마디씩 하며 곡 하나를 만들었던 얘기, 캠핑을 할 때 근처에서 밤새 울던 사자들, 그 밤에 대한 추억, 우연히 만난 신혼여행 커플에게 노래를 불러줬던 일, 현지인을 소개받는 조건으로 아프리카식 땋는 머리를 공짜로 받았던 일 등 아프리카에서 만들었던 노래들과 여행 이야기가 어우러진 시간동안 관객들도 후렴구를 쉽게 따라하며 .. 더보기
This is Africa. 이한철의 아프리카 트럭킹 여행기 (14) 조금 더 달려 길가의 집들이 보이기 시작할 때 다시 한 번 라디오 채널을 검색해 봤다. 지지직, 그 잡음과 트럭의 진동으로 아프리칸 그루브가 완성되는 것 같다. 아프리카에서 만난 라디오 소리 수염이 마구 자란다. 그 이유가 뽈레뽈레~ 느리게 가는 아프리카의 시간만은 아닐 것이다. 내 시선이 나 자신보다 세상으로 더 향해있기 때문일까? 그 만큼 나는 이 여행에 빠져들어 있다. 서울에서의 규칙적 일과에선 매일 아침 밥을 먹고, 씻으며 수염을 다듬는다. 하지만 이 곳에선 정해진 일상이란 없기에 길 위의 풀처럼 자란 수염이 지나치다 싶을 때 가끔 잘라주는 정도다. 무엇보다 거울이 거의 없다. 캠핑장의 샤워시설에 있는 도화지 한 장 크기의 거울을 제외하고는 개인용 거울이 전부다. 나는 선물용으로 챙겨간 시디에 얼.. 더보기
성인봉-나리분지 트레킹. 청춘의 섬, 울릉도 2박3일 여행기(2) 울릉도에서 맞는 아침. 유난히 공기가 상쾌한 것 같다. 오늘은 KBS송신소에서부터 성인봉을 지나 나리분지까지 트레킹을 하기로 한 날. 전날밤 묵은 숙소에서 트레킹 도중 먹기 위한 점심도시락을 싸주신다. 공정여행자답게 일회용기 사용 대신, 집에서부터 챙겨와 함께 배타고 울릉도로 온 도시락통에 맛있어보이는 주먹밥을 담는다. 트레킹 내내 함께 하시며 우리들에게 울릉도의 생태와 문화에 대해 설명해주실 분은 김종두 선생님이다. 공직생활을 울릉도에서 마무리하시고 산이 좋아, 식물이 좋아 울릉도 주민이 되신 분이다. 울릉산악회 회원으로 활동하기도 하고, 서울에 울릉도 식물들을 옮겨 심어 연구하는 작업도 하고 계신다. 산을 좋아하는 분 다운 '포용'이 얼굴에서 행동에서 은근히 드러난다. 함께 여행했던 분들 중에는 김종.. 더보기
묵호항-울릉도-독도. 청춘의 섬, 울릉도 2박3일 여행기(1) 울릉도와 독도는 한국 지도에서 가장 쓸쓸해 보인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서해나 남해의 섬과는 달리 동해에 외따로 떨어진 곳. 하지만 물리적 거리 대비 마음으로 느끼는 거리는 어느곳보다 가까운 곳, 울릉도와 독도. 그곳으로 간다. 울릉도에 가는 방법은 주로 동해 묵호항이나 포항에서 배를 타고 가는 것이다. 동해에서 울릉도 도동항까지는 약 161km, 포항에서 도동항까지는 약 217km 포항에서 도동항까지 가는 게 30분에서 한시간 가량 더 걸리지만 배가 더 커서 풍랑에 비교적 영향을 덜 받는다는 장점이 있다. 묵호항에서는 날씨에 따라 배 뜨는 시간이나 걸리는 시간 등 변동사항이 비교적 많다고 한다. 우리 일정은 동해 묵호항에서 출발하는 것. 하루 전날 서울에서 오후에 출발, 2시간 반 가량 걸려 동해 도착...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