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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러스맵 소식/맵피플이야기

[맵피플소개] 모든것을 다 가진 여자, 다재다능한 '호시' 편 - 두 번째 이야기

결심만 하면, 실패없이 성공했던 [맵피플] 중 교육여행팀 '호시'의 여행에 대해 지난 시간에 살펴 보았습니다.

그녀의 여행 중, 인도와 모로코의 경험은 인터뷰 질문을 했던 저 역시도 많은 부분은 새롭게 다가올 정도의 정보들이 쏟아져 나왔는데요,

이번에는 그녀가 알려주는 '공정무역'의 세상과 '공정여행' 에 대한 그녀의 솔직한 의견을 들어 보았습니다.


10년간 외국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컴백


자, 지난 인터뷰에서 호시의 여행에 중점을 맞춰서 이야기를 해 주셨어요. 10년 동안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경험을 쌓고 그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요.  이 후, 한국으로 들어오셨나요?

네. 모로코에서 봉사활동이나 각종 자원활동을 하는 국내외 친구들을 보면서 저 또한 계속 꿈꿔왔던 국제개발 쪽을 더 깊게 공부하고 싶었어요. 당시 일본, 대만에서 모집 중이었던 국경 없는 의사회도 무작정 가보고, 프랑스 영국 이곳 저곳을 알아봤었어요. 알아보니 현장에서의 경험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래서 3년 동안은 현장에서의 실무 경험을 쌓으리라! 목표를 세웠죠. 


10년 동안 외국에 있다가 막상 한국에 오니 어땠어요? 쉽지 않았을 꺼 같은데.

네. 막상 돌아오니까 내 자리가 없더라고요. 친구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자리 잡아가고 있는데,,, 그냥 저는 엄마 아빠의 딸이었어요. 그런데 현장에서 실무경험을 쌓겠다고 하면, 제가 가진 경험이 이쪽 분야에서 또 너무 짧기도 하고...

한국에 들어오니 많은 사람들이 치열하게 경쟁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었던 거예요. 게다가 너무 작은 땅 위에서... 모로코에서 갓 들어왔을 때는 너무 힘들었어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매일매일이 지치고 피곤의 연속이었죠. 그래도 3년 동안 버티는 게 목적이었으니까 뭐라도 해야지 했었어요. 

그러다 생뚱맞지만 우선 항공사 쪽에 카고 핸들링에 입사하게 됐어요. 사람들 많은 곳에 있는 것 자체가 힘들었던 시절이라 ... 영종도에서 일을 시작했죠.하하


카고핸들링이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예요?

음. 원래는 항공물류와 관계된 일이지만, 항공 쪽 모든 영역 중 여객 부분만을 빼고 다 케어한다고 보시면 되요. 비행기가 출발지에서 도착지까지, 또 도착해서 한국 땅에서 떠나기까지 모든 일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꺼 같아요. 사실 항공사에서 수익은 카고에서 생기거든요 ㅋ


항공사에서는 얼마나 일하신 거예요? 어땠나요?

짧게 일했어요. 회사 위치가 영종도에 있잖아요. 1여년 지나니 그 사실이 또 왠지 외롭고 서글프기도 하고, 마음이 변덕을 부렸죠. 예전 회사 동료들이랑은 아직까지도 친하지만, 1년 동안 제가 한국 생활에도 꽤 적응한 것 같아서 회사 생활을 정리하기로 마음을 먹었죠.


그럼 이후에는? 국제 개발 쪽으로 일을 시작하셨나요?

아니요. '국제개발' 이라는 목표치만 있고, 공부나 일을 하기에는 구체적인 갈피를 잡지는 못하고 있었어요. 갈등하고 있던 중에 다른 업무를 시작했죠.


또 어떤일을?

두레생협연합회 전산실에서 ERP프로그램 개발팀에서 일을 시작했어요. 두레생협연합회는 공정무역 자회사인 APNET에 있습니다. 그곳에서 생협 내에 조직들에 대한 교육을 받으면서 제 맘 속에 두둥! 찾아왔죠. '공정무역' 이란 아이가. 

하지만 전산실에서 프로그램 개발 업무를 하고 있었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언제쯤 그 일을 접해볼지는 의문이었어요. 그러다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기회가 생겼고 그 기회를 바로 잡았죠! (럭키!)



'공정무역의 꽃' 이 되다.


@2012 필리핀 네그로스섬 사탕수수 생산지 출장 중


그럼 이전에 공정무역에 대해 알고 있었어요?

네. 공정무역에 대한 것보다는 두레생협연합회에서 진행하는 '네그로스 프로젝트'(네그로스 유기농 사탕수수 소생산자 공동체의 생산성 및 여성 참여 증진 프로젝트)에 대해 알고 있었어요. 국제 개발에 관심을 가지며 공부한 이래로 이렇게 성공적인 프로젝트가 있을까 하는 신기함도 있었고요. 또 아버지가 생협 조합원이셔서 이전에 공정무역에 대해 알고 있었죠. 그것을 면접에서 어필도 했었고. 하지만 막상 공정무역에 대해 들어가니 저는 무역의 일도 해야 했었고, 유통의 일도 할 뿐만 아니라 인식확산 시키는 캠페인도 했었어요. 복합적인 일이 많았죠. 이 후에 현지 생산자들도 만나면서, 물류-유통-무역 일까지 해야 했죠.


그럼 현지에 가서 그 나라 생산자들도 만나고, 물건을 가지고 왔나요? 우아! 어땠어요?

우선 생산자들의 눈으로 저를 봤을 때는 그냥 '공정무역의 꽃' 인 거예요. 어려 보이는 동양 여자애가 와서 하고 있으니 그 분들이 저를 또 끼고 교육시키시는 거예요. 


그럼 판매-영업-홍보 다 하신거예요?

네.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어요. 물론 커피로스팅은 전문가분들이 하셨죠. 하핫~


그럼 공정무역에서 대표하는 상품은?

마스코바도 설탕, 올리브유, 커피-4개국, 바나나, 후추, 축구공, , 수공예품  셀 수 없이 많죠.


마스코바도 설탕이요? 

. 두레생협의 마스코바도 설탕은 500g 한 봉지에 2600원인데 설탕 한 봉지가 팔릴 때마다 100원씩 적립이 되요. 적립금으로 생산지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해요. 그 중에 하나가 필리핀 네그로스섬에서 했던 ' 네그로스 유기농 사탕수수 소생산자 공동체의 생산성 및 여성 참여 증진 프로젝트(일명 네그로스 프로젝트)' 예요.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지의 변화된 모습을 보면 뿌듯해요. "설탕 한 봉지의 기적"이라 하죠.

마스코바도 설탕 가난한 사람들의 설탕이란 뜻으로 필리핀에서 예로부터 행해져온 흑설탕 제조방법을 말한다. 설탕의 섬으로 불리우는 네그로스 섬에서 거대한 미국의 자본으로 들어온 정제 백설탕에 맞서고자 설탕 노동자와 영세농민의 자립을 지원하고자 시작된 전통적 방법으로 만든 설탕. 당밀 분리나 정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탕 수수에 포함된 자연 그대로의 풍부한 미네랄과 영양이 그대로 살아있고, 현대인에게 부족하기 쉬운 칼슘과 철분이 포함되어 있다. 지금은 필리핀을 대표하는 무역상품 중 하나이다.

네그로스 프로젝트요?

네. 필리핀 네그로스라는 섬에서 10년간 진행했던 프로젝트로, 저는 그 프로젝트 자체가 너무 매력적이었어요. 국제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라민 은행'처럼 마이크로 대출이 아니라 프로젝트를 하는 거였어요. 개인이 빌리는 것이 아닌, 생산자 조합원이 빌리는 거죠. 생산지의 생산자 조합에서는 이 자금으로 "지속 가능한 생산 및 지역 개발, 공동체의 발전, 생산자들이 다각적 생산을 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 자립을 위해 생산자들이 저축과 자본금을 축적"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진행해요. 가축을 키운다던가, 쌀농사를 위한 관개수로 공사를 한다던가 하는

그리고 생산자들은 수익이 늘면 2년동안 상환을 해야 되요. 그 상환율이 90%이상이 되는 거죠.

우아 멋지네요. 

네. 그런데 10년동안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현지에 문제가 있었어요. 관리하는 사람들이 그 수치를 시각화 하지 못한거죠. 그것이 공정무역 커피에도 이어지고 있었고, 커피에 대해서도 생산자에게 어떻게 원가가 돌아가는지에 대한 어떠한 교육 교재도 없었던 거죠. 


그것은 공정무역 뿐 아니라 공정여행도 같은 문제네요.

네. 그래서 공정무역 쪽에서는 작년에 교재가 나왔어요. 7가지 카테고리를 통해 교육시키고 알릴 수 있는 교재. 논의는 계속 진행되고 있기도 하지만, 자료도 취합하고 어떤 식으로 보여줄지 논의도 많이 했고 지금도 하고 있어요. 


그럼 공정여행도 시각화 시켜야 되는 문제네요.

네. 그런데 지금 제가 외국 자료 다 보고 있는데 자료가 없어. WTO 자료도 보고 있는데 수치화 시켜서 알기 쉽고 보기 쉽게 만들어진 자료는 아직까지는 없더라고요. (우리 힘을 합쳐서 하나씩 만들어 가 봐요!)


그럼 호시에게 '공정무역'이란?

음. 내가 하고 싶었던 일? 이 일을 하려고 결국 내가 돌아 왔구나! ㅋㅋ 라는 생각이 들 게 만든 일? 일당 백? ㅋ 내가 몰랐던 세계를 알게 해 준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된 거 같아요. 만약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계속 순탄하게 금융권에서 일했다면, 이런 세계가 있다는 것은 평생 모르고 살았겠죠.



공정무역 - 공정여행쪽으로 발을 내밀다


자, 그러다가 공정무역의 꽃이었던 호시는 공정여행으로 오게 됐어요. 그럼 공정무역에서 공정여행으로 이직한 이유가 무엇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흠... 두레는 저한테는 애증의 회사죠. 공정무역은 한번 빠지면 벗어날 수 없는 굉장히 매력적인 부분이예요. 하지만 인력은 한정되어 있고, 젊은 층이 많이 있지는 않아요. 그러다가 생산자들을 만나게 되면, 그 분들은 목숨 걸고 하는데 저는 그 열정에 따라갈 수 없는 거예요. 또한 저는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분들은 더 많은 것, 더 보이는 것으로 발전하길 원하는 거죠. 결국 회사가 원하는 방향과 제가 원하는 방향, 목표가 달랐던 거 같아요. 그러다가 회사의 목표와 비젼이 나의 비젼과 목표와 일치하는 회사가 있을까? 라고 고민하고 있던 찰나, 트래블러스맵을 알게 됐죠. 사실 저는 입사가 안 될 줄 알았어요.


헉. 왜요?

작년에 공정무역과 관련된 행사를 연말에 몰아서 하면서, 회사에 대한 입사 준비를 못한 거죠. 면접 준비를 전혀 못했어요. 회사 여행 기획안. 그래서 전화를 했죠. 죄송하지만, 못 만들었다고 솔직하게 말했죠. 그 때 어느정도 예상은 했었어요. 안 되겠구나. 그런데 오라는 거예요. 더군다나 면접에 늦었어요.


면접에도 늦었어요? 헉.

네. 영등포구청역에서 내려서 헤맸어요 (작년까지는 맵이 영등포 하자센터에 있었답니다. 지금은 녹번동으로 이전했어요) ㅠㅠ


여러가지 시행착오 끝에 결국 입사하셨네요? 우아!

네. 2014년 1월부터 출근하게 됐어요. 사실 저는 교육여행(지구별 여행자) 쪽이 아닌, 로드스꼴라 교사로 지원했었어요. 그러다가 회사와 사전에 협의해서 교육여행 팀장으로 오게 됐죠.


교육여행 팀장님으로 오시다니!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소개해 주세요.

일단은 교육여행이라는 팀 안에서 '지구별여행자'라는 청소년 주말여행학교의 형태를 안정화 시키고 발전해 나가는 게 목표죠.  그 다음 교육여행의 컨텐츠를 잘 만들고, 특화된 여행형태로 만들고 있어요. 공부도 많이 하고 있고, 팀원들이랑도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호시가 입사한 기점으로 교육여행팀의 규모와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어요.

그쵸. 규모가 커졌죠. 팀원들도 많아지고. 청소년 관련 전문 친구도 팀원으로 있고, 어린이들과 함께한 많은 경험이 있는 친구도 팀원으로 있고.


기대가 커요. 

'여행'을 통해 친구들이 성장하는 시스템이라면, 우리의 역할은 어디까지인지에 대해 서로 고민하고 방향을 계속 수정해가고 있어요. 우리만의 트래블러스맵이라 혹~ 하는 컨텐츠을 만들고 싶어요. 


앞으로가 궁금해지네요. ㅋㅋㅋ

우선은 교육여행 컨텐츠를 잘 만들어야 되겠죠. 그리고 더불어 팀원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가 되길 바래요. 직책에 상관없이. 그 역할을 해내도록 제가 잘 서포트를 해야 되겠죠.


@ 트래블러스맵 교육여행팀 



그녀, 끝이 없는 여행의 욕심


팀에 대한 방향성은 멋지네요. 그러면 호시 자신 인생의 목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인생은 재미있게. 무조건 재미있게!


여행 많이 다니셨잖아요. 다시 가고 싶은 여행지는 어디였어요? 

저는 산티아고에 두번 다녀왔어요. 처음에 엄마와 함께 걸었죠. 그 때 저는 가이드로 다녀와서 그 때의 길은 "엄마의 길"이예요. 그래서 작년에 한번 더 다녀왔어요. 땅끝까지 완주했죠. 900km. 크게 깨달음이 있는 것도 아닌데 산티아고 길은 다시 또 가고 싶어요.ㅋㅋ


여행을 좋아하는 호시가 가고 싶은 여행지는 어디가 있을까요? 있긴 있죠?

그럼요. 아프리카에 나미비아에 가 보고 싶어요. 사구가 멋있는 곳에서 일몰도 보고 싶고, 저는 사구 무지 좋아하거든요. 나미비아에 있는 웅장한 사구를 사진으로 보고 꿈의 여행지로 정했고. 당장 가서 웅장한 자연의 매력을 보고 싶어요. 

그리고 그곳에 지중해 트레일이라고 있어요. 체력이 좋을 때 그쪽도 가고 싶고.

시간이 주어진다면, 연말을 기점으로 3개월동안 인도의 '고아' 쪽도 가보고 싶고.. 그쪽이 정말 멋있어요. 그쪽의 클럽은 건물이 아니에요. 히피들의 DJ축제를 하는데 절벽사이에 클럽이 있는거예요. 정말 가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호시의 인터뷰를 끝으로,

취업의 스트레스로 인해 인생의 오춘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해 주세요. 

. 여행책 중에 "떠나라 외로움도 그리움도 어쩔 없다면이나 "이탈리안조이"라는 책이 있어요. 그 책들에 "친구들과 다른", "느린", "나만의 속도" 이런 얘기들이 나와요. 서로의 인생에서 속도는 각기 다르잖아요. 앞서 나간다고 옳은 길이 아니라는 거. 내 길이 아닐꺼라는 거.

불안하죠. 남이랑 비교 당하는 사회니까. 그렇지만 어쩌겠어. 서로의 속도가 다른 걸. 나는 딱 이 속도로 가는 건데

그리고 취업이 되면, 회사는 학교가 아니잖아요. 하고 싶은 것만 하는 곳이 아닌데,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친구들이 그 부분을 간과하고 있는 거 같아요. 그리고 회사와 상관있게 혹은 상관없게 끊임없이 자신을 개발해야 해요. 공부가 끝난 게 아니예요.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하는 새로운 공부가 시작된 거죠.


인터뷰를 마치면서,

3시간 동안 인터뷰를 했지만 그녀가 더욱 궁금했습니다. 질문이 아직도 남은 거 같은 느낌의 소유자. 그리고 또 다른 세상을 그녀의 인터뷰를 통해 여행한 거 같아 즐거웠습니다.

다음 [맵피플 인터뷰] 에는 드디어! 국내여행팀에서 '영느님'이라고 불리우는 국내여행 1팀장님, '영'에 대한 인터뷰 내용으로 찾아뵐께요! 긴 시간동안 인터뷰 해 주시고, 시간 내 주신 '호시' 감사드립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