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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여행/공정여행교육

[2014 공정여행가 양성 기본과정] 9차시 2번째 실습 - 화성+화성


모두들 기다리셨던 2차 실습날이 돌아왔습니다.

두번째로 함께 떠나는 실습은 '수원 및 인근 지역 여행'의 테마로 공정여행 양성과정 1기 출신의 '마이플래닛 공정여행 협동조합' 분들과 함께 만들어 보았습니다.

수원지역이 기반이신 마이플래닛 분들이 기획을 하고 진행을 해주신 이번 실습의 주제는 "화성+화성" 이었습니다.

궁금하시죠?

"화성+화성" 뭘까요?

처음 화성은 수원시에 위치한 화성행궁을 뜻합니다. 그리고 두번째 화성은 수원 인근지역인 화성시를 뜻합니다.

수원시의 원도심인 행궁동과 화성시의 어촌마을 백미리마을을 함께 여행해보며 도시형 마을여행과 농어촌형 마을 여행의 차이점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고, 소수여행과 단체여행의 장단점을 실제 투어코스내에서 경험함으로서 공정여행에 대한 의식을 향상시키고자 기획 되어진 교육 여행입니다


<수원 화성 행궁>

<경기도 화성 백미리 마을>


2차시 실습 내용은 다른 이들의 시선으로 전달해드릴까 합니다.

공정여행가 양성과정 2기 교육에 함께 해주시는 여행작가 이정준님께 1박 2일의 이야기를 해달라고 요청 드렸습니다.

요기서 잠깐! 

여행작가라고 하면 작품 궁금하시죠????

궁금하면 요기 클릭 - > 부엔카미노 (떠나지도 못하고 머물지도 못하는 오춘기 인생들을 위한 로맨틱 성장 소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그 길 위에서 펼쳐지고 겪었던 로맨스와 경험에 상상력을 더해 쓴 소설이자 여행기라고 하네요~!

글_공정여행가 양성과정 2기 교육생 이정준


공정(公正) 여행이 어느덧 공정(共情) 여행이 되어 가는 시점에 수원과 화성을 다녀왔습니다

 

원도심 수원 행궁동과 어촌 화성 백미리

전혀 다른 마을의 두 얼굴을 공정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마이플래닛과 함께 합니다

 

아침부터 한바탕 비바람이 불어 닥쳤습니다

신풍루 아래서 비 맞은 참새 마냥 옹송그리며 기대반 걱정반 마음만 앞섭니다

비를 피해 소극장에서 여행 일정과 의의에 대해 설명을 듣고 나오니 다행히 그치는 비.

 

행궁동 골목으로 들어서면 저마다 사연을 지닌 벽화들이 눈길 가는 곳마다 재잘거립니다

담벼락에 벗겨진 페인트 자국을 그대로 이용한 벽화.

담장 밑에 자라고 있는 꽃줄기를 주인공으로 배경만 칠한 벽화.

작은 창문 밑에는 안을 엿보고 있는 귀여운 꼬마 아이의 뒷모습 벽화가 불룩 솟은 돌덩이를 밟고 올라섰습니다

빗물 저수통으로 정원을 가꾸시기로 유명한 댁에는 빗물 저수통을 그려놓았습니다.

 

모두 마을 분들이 직접 고민하고 직접 칠한 그림입니다

직접 낙서한 학교 책상만 보아도 미소 짓는 것이 사람인데 내가 직접 칠한 집이라니요.

우리집은 옆 집과 어떻게 다른가? 어떻게 다르게 만들까? 그런저런 고민 끝에 탄생한 우리 집

호수 적힌 팻말 아니면 네모 반듯 옆 집과 똑같은 우리 집이라 옆 집에 들어가도 모를 아파트에 사는 저에게는 부러운 일입니다

우리집은 6 12번째 집이야 헷갈리면 안돼, 가 아니라

우리집은 담장에 벚꽃 나무 핀 벽화 그려진 집이야, 하고 설명해 준다는 건 제법 특별한 일일 테니까요.    

그래서 마을을 가꾼다는 것은 또한 나를 가꾸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시간상 수원화성을 다 돌 수야 없습니다만 화홍문에서 방화수류정을 거쳐 유천을 걸어 내려옵니다

성벽은 정교하게 짜맞추어져 남학생들에게 성벽을 기어올라가고야 말겠다는 도전 정신을 불타오르게 할 뿐 아니라 

아름다운 연못은 여느 대학교의 교정 못지않은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화홍문의 일곱개의 아치형 다리를 통과해 흐르는 유천가의 버드나무들도 한가롭게 늘어져 운치를 더합니다

한없이 걷고 싶은 길입니다.  

수원화성을 돌아보며 다시 한 번 느낍니다. 수원은 특별한 도시구나

해외에도 아름답고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도시가 많습니다만 수원은 수원화성이 거의 완벽하게 보전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몇 안되는 도시입니다

 

아침부터 바지런히 걸으니 금새 배가 고픕니다

공방 거리에 특색있는 가게들을 지나 점심은 보리회관 불백!

짜지 않은 이 불고기는 도대체 어떻게 만들었을까 누님들이 레시피를 탐내십니다

 

든든히 채웠으니 이번에는 대승원으로 갑니다.

팔달산 중턱이라 숨이 턱까지 차나요

들어가보니 황금불상에 기가 턱 막히네요. 바로 밑에서 보니 더 엄청 납니다

불상을 살짝 지나 뒤로 돌아가면 마을주민들이 작은 행사를 열곤하는 뒷뜰입니다

뒷뜰 하늘에 만국기 마냥 걸려있는 연등들은 한땀 한땀 마을 주민들이 직접 제작했습니다.

어둠이 내리고 귀뚜라미 또르르 우는 시간을 상상해봅니다

허공에는 은은한 연등빛 한지 밖으로 스미고 얼핏설핏 보이는 낯익은 얼굴들.

찻잔 쥔 손에서 피어오르는 뜨거운 향기 사이로 반가운 안부가 오가고  

늘어진 나뭇가지 밑에서는 시가 불고, 노래가 흐르는 곳.

황금부처가 뒷뜰에 극락을 숨겨두었습니다

 

이제는 백미리 마을로 이동할 시간입니다

수원에서 한시간 반만 가면 이런 어촌 마을이 있을 것이라고 전에는 상상도 해본적이 없습니다

철책과 초소 뒤로 넓게 펼쳐진 바다가 바람에 부딪혀 하얗게 튀어오릅니다

저 바다 아래가 갯벌이라는데 아직은 때가 아닌가 봅니다

바람만 반가워 모자를 날릴 듯이 불어옵니다.

 

이번에도 피해갈 수 없는 냉정과 열정 사이 기획서 피드백 시간

떨리는 마음으로 조별 기획서를 소개합니다

맥심과 영의 애정어린 눈으로, 혹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기획서는 난도질 중?

피와 살이 되겠죠?ㅠㅠ

 

어촌이라면 해물. 저녁은 해물탕입니다.

스르르 녹아버리는 생선살과 알이 찬 게가 소주를 부르는... 

한 잔만 할게요, 하고는 벌개진 얼굴로 식당을 나서는 분이 보입니다

 

식사 후에는 마이플래닛 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눕니다

기획서 이야기도 나누고 1기 선배로서 실무의 경험도 나눕니다

뒤따르는 자에게 앞선 자의 발걸음은 그저 경이로울 뿐입니다.

 

이번에는 우리만의 시간도 가져야죠

방방호호 모여 앉아 사는 이야기 나누며 터놓고, 풀어봅니다

노랫가락이 들리더니 웃음소리 높습니다

웃을 일 적은 세상 함께 웃음 지을 이들 만나서 행복합니다.

밤 늦도록 도란도란 어두울수록 환하게 피는 이야기꽃 입니다.

 

맑은 공기에 눈 떠보니 어느새 촉촉하게 검은 속살 드러낸 갯벌이 햇살에 반짝입니다

시원한 조개탕 한 그릇 후루룩 들이키고 청년회장님께 백미리에 대해 들어봅니다.

수줍음 타던 여인은 어느새 당당한 청년회장님이 되어 백미리의 발전상에 대해 열변을 토하십니다

보잘 것 없는 어촌 마을은 어떻게 고정자산 100억대의 마을이 되었는가.

스스로 어획량을 제한해서 생산성을 늘리고, 체험활동을 통해 관광객을 모으고, 직유통으로 소비를 활성화시키고

작은 변화와 실천으로 여기까지 발전한 백미리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청년회장님의 설명을 듣고 보니 건물 앞으로 펼쳐진 갯벌이 눈에 익숙한 것이 영화에 등장했던 세트장을 보는 느낌입니다

청년회장님이 시식시켜주신 김 한 장 손에 들고 갯벌 깊숙이 나있는 길을 따라 갯벌 한가운데까지 다녀옵니다

 

점심은 바지락 칼국수입니다. 방금 다녀온 갯벌에서 캐온 것인지 살이 탱글탱글 합니다. ...

개운한 바지락 칼국수로 개운하게 여행을 마무리.

 

결국 행궁동이나 백미리나 마을 주민들 스스로 고민하고 참여하는 것이 공동체에게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어느 마을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아무 마을이나 할 수는 없겠죠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참 징글징글한 일이니까요

얼마나 많은 대화와 얼마나 많은 반목과 얼마나 많은 화해가 반복되었을지.

그들의 인내와 실천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이렇게 또 잘 배우고, 잘 먹고, 잘 쉬고 왔습니다


한껏 상상이 되셨나요? 글만 있어서 조금 서울 하실까봐 또 다른 시선을 준비하였습니다.

마이플래닛 공정여행 협동조합의 조합원 이자 이번 실습 진행을 맡아준 '바코'의 시선을 보여드릴게요.


실습이란 이름으로 진행 된 여행이었던 만큼 열띠게 토론한 시간이 많아 조금은 아쉬움도 남았지만,

조금은 달라진 환경에서 1기와 2기 그리고 현재 공정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저희들이 만나서 공정여행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공정여행가 양성 기본 과정의 후반부만 남아있습니다.

다음 시간은 공정여행의 여행 프로세스 부분 중 인솔가와 가이드, 여행에서 너무나도 중요한 안전 수칙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