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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기/고객 후기

[네팔 푼힐 트레킹] ishtar님의 여행 후기입니다.

1월 14일부터 25일까지 12일간 친구와 함께 네팔을 다녀왔습니다.

돌아온 지도 한달이 다 되어 가는데 네팔에서 머물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여행 앞의 절반은 푼힐 트레킹을 하고 후반부에는 베뜨니마을 홈스테이와 치트완 국립공원 투어로

짧은 기간에 네팔의 여러 모습을 경험하고 싶어서 나름 머리를 열심히 굴려^^ 계획을 짜서 간 여행이었습니다.

 

첫날 카트만두에 도착하니 맵 네팔의 가이드분이 우리 이름을 들고 서 계시더군요.

차로 편안하게, 거리 구경을 하면서 전세계 배낭여행자들이 모여든다는 타멜거리의 숙소로 갔고

짐을 풀고 거리구경을 하고 저녁을 먹었습니다.

다음 날은 포카라로 가는 국내선을 탔는데, 안개가 많이 끼어서 공항에서 몇시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드디어 안개가 걷히고 출발.

히말라야 설산을 보려면 비행기의 우측 창가에 앉아야 하는데, 하필 그날따라 한국인 단체관광객들이 어찌나 많은지 그분들과 자리 경쟁이 치열했답니다. ^^

포카라에서는 쓰리시스터즈 기사님께서 우리를 태우러 공항까지 나와주셨고,

사무실에 가서 서류를 작성하고, 사무실과 같은 건물의 예쁘고 깔끔한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고, 우리를 푼힐까지 데려다 줄 가이드 찌뜨러와 어시스턴트인 비슈누를 만났구요.

배낭을 꾸리는 데.... 산 위는 엄청 추울 줄 알고 준비해간 거~대한 침낭을 보고 직원들이 다들 깜짝 놀라시더라구요.

가이드나 어시스턴트도 우리와 같은 연약한 여성들이라 그 무거운 짐을 지고 다니게 하는 것이 너무 미안하긴 했지만, 덕분에 트레킹 내내 정말 포근한 밤을 보냈습니다.

다음 날 나야풀까지는 차로 이동하고 본격적으로 트레킹을 시작했구요.

조용하고 아기자기하게 예쁜 시골 마을을 구경하면서, 평평한 돌로 바닥을 깔아 놓은 길로 걸어가니 걷기도 참 좋았습니다.

첫날은 아름답고 한적한 힐레에서 잤는데, 이른 오후에 도착해서 햇볕 드는 테라스에서 노닥거리며 쉬는 게 참 행복했습니다.

마치 봄날 오후같은 따스한 날씨, 가끔 딸랑 거리며 지나가는 당나귀 행렬이 기억에 남네요.

다음 날 엄청난 계단을 오르고 올라 울레리까지 헉헉거리며 가고, 점심을 먹고는

이끼가 축축 늘어진 밀림 지대를 지나 아주 커다란 동네인 고라파니까지 올라갔습니다.

그 때까지는 아... 내일 아침이면 우리의 목적지인 푼힐을 가서 일출을 보겠구나! 라고 생각했지요.

그러나 이게 왠일인지... 그날 저녁부터 비가 내리고 번개와 천둥이 치더니 우박이 쉬지 않고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도 비와 우박은 그치질 않았고, 하루종일 계속 내렸습니다.

밤에 잠을 잘 때 까지도요....

빗 속의 하루는 정말 우울했습니다. 언제 날이 맑아질지 아무도 모르고, 할 일은 없고..

어찌나 심심하던지, 심지어 가이드와 어시스턴트를 가르치고 종이에 말판을 그려서 평소에는 하지도 않던 윷놀이 까지 했답니다.

그나마 우리가 묵었던 써니호텔의 주방장의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위안이 되었구요.

다음 날 새벽, 가이드가 문을 두드려 열어보니, 눈이 하얗게 쌓여 있고.... 날은 개여있었습니다.

그래서 눈길을 헤치며 올라간 푼힐!

아... 세상에 저는 그렇게 아름다운 일출과 아름다운 설산을 처음 보았고

아마 앞으로도 다시 보지 못할 것 같습니다.

작은 사진으로는 그 감동을 전하기가 어렵지만... 그래도 열심히 찍었습니다. ^^

푼힐은 눈이 잘 내리지 않는 곳인데. 눈이 내리려면 그렇게 이틀동안 비가 내려야 되는 거라고 나중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내린 눈은 따뜻한 기온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다 녹아버리게 되구요.

아쉬워서 제일 마지막으로 푼힐을 내려와 짐을 꾸려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고레파니에서 타다파니 가는 길은 원래는 아름다운 능선길 이라고 하는데... 그 날은 설경이 아름다운 미끄러운 능선길이었습니다.

눈 쌓인 길과 커다란 나무가 얼마나 환상적인지, 미끄러워서 넘어질 뻔 하면서도 즐겁기만 했습니다.

저 길에서 썰매도 타고 사진도 찍고 놀다가... 숙소엔 간신히 어두워 지기 직전에 도착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 게스트하우스에서 본 일출 또한 환상이었습니다.

게스트하우스 앞마당이 일출 전망대더라구요. ^^

아침을 먹고나서 그 다음부터는 거의 뛰다시피 내려왔습니다.

비 때문에 일정이 하루가 늦어졌기에, 예정대로 4박5일에 맞추려면 이틀동안 갈 길을 하루만에 걸어야 했습니다.

점심은 원래 우리가 묵기로 했던 간드룩에서 먹었는데

주인 아주머니는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을 차려주셨고 가이드와 어시스턴트는 구릉족 전통의상을 입어보기도 했구요.

내리막길 마지막 구간은 차로 이동했습니다.

그래서 저녁 때는 무사히 포카라로 돌아왔습니다.

다음 날은 포카라 시내 구경을 하고 보트를 타고 놀다가, 5일동안 우리를 도와준 찌뜨러, 비슈누와 저녁식사를 했구요.

한국말을 배우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찌뜨러는 정말 훌륭하고 성실한 가이드였습니다.

트래블러스 맵 담당자 심바씨, 찌뜨러와 비슈누, 쓰리 시스터즈 스탭들,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해준 수 많은 주방장들,( 트레킹 하면 살 빠진다는 건 헛소문임. 어찌나 잘 먹었는지 살이 쪄서 왔어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후 일정인 고르카 - 베뜨니마을 - 치트완 에 대한 후기는 친구에게 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