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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4월호]하노이, 하롱베이 건강한 여행 레시피


#  이 글은 채식전문매거진 비건 2015년 4월호에 기고한 내용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베트남

하노이, 하롱베이 건강한 여행 레시피 

 

조미료와 양념이 과하면 음식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없듯, 여행 또한 이국적 풍경만 향유하고 현지의 삶과 교감하지 못한다면 과연 건강한 경험이라 말할 수 있을까. 순간의 일탈이 아닌 일상의 변화까지 꿈꾸는 여행자라면 조금 더 부지런해지자. 이미 알려진 관광지일수록 숨겨진 코스가 존재하는 법이다. 베트남 공정여행 기획자 진과 지아가 말하는 또 다른 베트남 여행법.








베트남 미리 알기



: 누군가 베트남 여행을 처음 한다면 현대사를 공부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어려운 책이 아니더라도 가볍게, 우리에게도 익숙한 베트남 전쟁도 있고요. 사회주의가 미친 영향과, 자본이 들어와 개발된 모습이 공존하다보니 많은 것들이 보일 거에요. 아무래도 급격히 경제성장을 하면서 거리의 아이들, 독거노인 같은 취약계층이 생겼고 또 그걸 해결하려는 지역 공동체, 협동조합 같은 사회적 경제가 한국보다 먼저 발달한 나라죠. 그런 단체들을 미리 찾아보면 그들이 운영하는 마을체험프로그램을 일정에 넣어서 현지문화를 경험을 할 수도 있고요.

지아 : 또 하나 작은 팁을 드리자면 먹고 싶은 음식을 정해서 가는거. 유명한 음식이 너무 많아서 무작정 가면 음식 주문하기가 어려워요.(웃음) 특히 채식을 하거나 가리는 것이 있다면 잘 알아봐야 해요. 채소요리도 많긴 하지만, 여행자들이 주로 접하게 되는 음식들에는 고기나, 새우가 들어간 경우가 많거든요

: 특정한 맛집을 찾기보다는 먹고 싶은 메뉴를 정해서 가는 것이 중요해요.









 알고 보면 보석 같은 도시 하노이



: 하노이는 오래된 도시에요. 프랑스 식민지 때 영향을 받아서 틈새가 없이 딱 붙어 지어진 좁은 건물들, 동남아시아의 활기찬 번잡함이라고 해야 되나. 이 모든 게 어우러져서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 같아요.

지아 : 살짝 유럽풍의 느낌이 나면서 낡고 오래된 모습이 정말 매력적이었어요. 사람들이 유명 관광지만 들리다 보니 하노이의 도시 풍경을 무심코 놓칠 수 있는데, 저는 한 달만 여기서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서울이 동네마다 분위기가 다르고 갈 곳이 많은 것처럼, 하노이도 일주일은 넘게 있어야 다 볼 수 있을 정도로 정말 다채로운 도시에요. 재미있는 공간들, 예를 들면 홍대 같은 세련된 카페도 많고요.

: 특히 구시가지. 자유여행으로 하노이에 가면 구 시가지 근처 호텔로 숙소를 정하는 것을 추천해요. 좁은 거리에 노점상들이 펼쳐져 있는데, 여행자와 현지인의 구분 없이 맥주 마시고 길거리 음식 먹으며 어울릴 수 있어요.








 맛도 마음도 아름다운 레스토랑, KOTO



: 하노이 여행할 때 특별히 추천하고 싶은 곳은 KOTO입니다. Know One, Teach One의 약자인데 내가 하나를 알면 반드시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줘야 한다. 공유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하더군요. KOTO는 베트남 거리의 아이들의 자립을 독기 위해 요리 학교와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NGO에요. 앞서 말한 슬로건처럼 코토 출신 학생들의 50% 정도가 다시 이곳의 선생님이 된다고 하고요. 베트남 현지 음식만 먹는 것이 좀 질렸을 때, 깔끔한 퓨전요리를 먹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해서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많아요. 인테리어도 분위기도 좋고 무엇보다 요리학교 교육생들이 실전에 투입되는데, 그냥 프로예요. 음식 맛이야 일류 호텔로 스카우트되는 실력이니까 분명 만족하실 거에요

또 쿠킹클래스 같은 경우에는 여행지까지 와서 요리하는 걸 번거로워 하는 분들도 많이 계신데, 꼭 한 번쯤 해보길 권하고 싶어요. 음식 재료에 대해 꼼꼼한 설명을 들을 수 있고, 현지와 대화하고 친구가 될 수도 있는 좋은 기회랍니다. 사실 여행하면서 현지인과 소통할 기회가 흔하지는 않잖아요.

 

코토 추천메뉴

1) 신선한 야채와 함께 쌈으로 먹을 수 있는 스프링롤

2) 코토 샌드위치

3) 시즌 과일과 코코넛 밀크 그리고 아이스가 들어가 Fruit Cup

지아 : 아주 낮은 빨간 목욕탕 의자가 쭉 놓여있는 풍경이 인상적이었어요.(웃음)







 어촌 사람들에게 삶에 기여하는 여행, For a Green Halong Bay프로젝트



지아 : 하롱베이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된 베트남 필수 여행코스에요. 3,000개의 섬들이 절경을 이루죠. 겉으로 봤을 때는 훌륭한 관광지이지만 사실을 여행객들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환경오염이 심각해졌어요. 이동식 화장실에서 흘러나온 폐수, 각종 쓰레기들, 석회암 동굴 훼손 등등 주변 생태계 기능이 깨지면서 고기를 잡아 먹고 사는 어촌 지역주민들의 생업이 힘들어진 거죠.

: 그래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2008년에 For a Green Halong Bay라는 프로젝트가 시작됐어요. 하롱베이 이사회가 협력하고 크루즈 회사인 인도차이나 정크와 풋프린트 트래블이라는 지역 여행사가 힘을 합쳐 만든 공정여행 프로그램이죠. 지역민이 노를 저어주는 쪽배를 타기도 하고, 어촌 사람들에게 낚시를 배우고, 크루즈 투어 비용 중 5달러가 이 프로그램 운영비로 기부가 된답니다. 일반 하롱베이 패키지와는 또 다른 코스를 운영하는데 색다른 체험도 하면서 마을 사람들도 도울 수 있는 일석이조 여행을 경험할 수 있어요

지아 : 실제로 이 프로젝트가 시행된 이후 어촌마을 80% 쓰레기가 수거되기도 하고, 6,000평의 맹그로브습지가 조성돼서 자연을 재생시키기도 하는 등 많은 변화들이 일어난 것 같아요. 현지인들의 노력이 정말 대단하죠.

 








 여행으로 풀리는 편견 그리고 오해 



지아 : 베트남은 확실히 다른 주변 동남아 국가와는 다르다고 느껴요. 훨씬 도시화되고 인구수도 월등히 많고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낙후된 국가라는 고정관념으로 현지인을 대하는 여행객들을 보면 정말 안타까워요. 코토나 그린 하롱베이같은 사례를 알게 되면 베트남 사람들이 얼마나 자립심이 강하고 성숙된 의식을 갖고 있는 지 알 수 있는데.

지아 : 전쟁 이후에 다시 나라를 일으켜 세울 인재를 키우기 위해 교육열도 강하고, ~말 한국이랑 비슷한 점이 많아요. 베트남 여행을 제대로 다녀온다면 분명 베트남 이주 여성분들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거라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