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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여행/공정여행교육

[수료생 이야기] 외국인 근로자와 함께 하는 1박 2일 가을여행!

 

교육은 끝났지만, 아직 우린 끝이 아닌걸요!

 

양평 답사 이후, 여행참가자가 계획했던 인원보다 3배 가량 늘어나면서 우리는 여행 기획을 전면 수정해야 했습니다.

오랜 논의 끝에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여행하길 원하는 지구인의 정류장 측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참가자가 늘어나면서 우리는 “정말 우리가 진행할 수 있을까?”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기획했던 여행이고, 여행을 실현시킨다는 목표가 있었기에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여행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중심 여행지를 '가평'으로 옮기고, 2차 답사를 통해 숙소와 식당, 여행지를 점검하였습니다. 

 

대규모 여행에 공정여행요소를 담아내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고민 끝에 여행자들이 공정여행을 잠깐이나마 경험해볼 수 있도록, 지구인의 정류장 측에 숟가락과 젓가락 그리고 개인컵을 챙겨오는 것을

제안하였고, 여행자들은 우리의 취지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숟가락과 젓가락 그리고 개인컵을 챙겨 여행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저녁식사로 계획했던 “바비큐”는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대학생들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현대엠티몰을 통해 물품을 준비하였는데,

현대엠티몰 측에 우리 여행의 취지를 전달하여 기존 패키지에서 일회용품을 제외하고 다른 용품을 대신 추가로 받기로 하였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 맵 회의실에 모여 최종 확인을 하고, 멘토들의 도움을 받아 인솔 시나리오를 수정하였습니다.

떨리는 마음을 숨기기는 어려웠습니다. 완벽한 계획을 짜도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만나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행을 떠나는 날까지 불안감과 설레임에 잠을 설쳤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몇 달에 걸쳐 준비했던 여행이 현실화 된다는 생각에 두근거렸습니다.

 

 

 

고고

우리의 여행은 안산역에서 밝은 눈인사를 나누며 시작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떠나는 여행에 다들 들뜬 얼굴이었습니다.

 

반가운 마음도 잠시, 우리는 서둘러 첫 여행지인 용문사로 출발했습니다.

성수기에 출발하는 여행치고 조금 늦은 출발시간이 이내 마음에 걸려 조마조마 하였습니다.

 

다행히 예상 도착시간 즈음 용문사에 도착할 수 있었고, 초입부터 여러 색의 옷을 입은 나무들로 가을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었습니다.

 

 

 

 

주말에 성수기까지 겹쳐 많은 인파가 몰렸지만 시원한 산바람도 좋았고, 바스락 거리는 낙엽 소리도 참 듣기 좋았습니다.

다만 용문사의 천년은행나무가 완전히 노란 옷으로 갈아입은 것이 아니어서 조금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점심을 맛있게 먹은 뒤, 우리는 다음 여행지인 남이섬으로 이동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우리는 꼼짝할 수 없는 극심한 교통체증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우려했던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1시간 30, 늦어도 2시간이면 도착할 것으로 예상했던 남이섬은 장장 3시간 30분이 다 되어서야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워낙 늦게 도착한 지라 남이섬에서의 자유시간은 짧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둑어둑해진 남이섬을 짧은 시간 돌아보고 오는 여행자의 얼굴에서 깊은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

아름다운 가을 남이섬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 우리는 미안한 마음과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숙소 초입에 다다를 때쯤, 오랫동안 버스에서 시간을 보냈던 몇몇 여행자들이 멀미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잠시 찬 공기를 마시고 숙소로 이동하려는데 여행자들이 걸어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숙소가 높은 지대에 있어 올라가는 길이

가파랐지만, 모두 함께 어우러져 숙소로 뛰어가니 재미도 있고, 찬 바람에 갑갑했던 마음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녁식사 이후, 캄보디아 전통 노래가 나오자, 다들 노래에 맞추어 전통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행복해 보이는 얼굴, 즐거운 웃음소리그 모습을 보며 우리는 "여행 오길 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함께 1박 2일로 여행을 떠난 것이 처음이라는 여행자들은 “다음 번에도 함께 여행가요?” 라고 물었습니다.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는 그들을 볼 때마다 여행을 준비하길 잘 했다는 생각과, 기회가 된다면 한번 더 여행을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즐거워

 

다음 날, 우리는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레일바이크를 타러 이동하였습니다.

어제 교통정체로 다들 너무 고생했던 지라 조금 서둘러 출발한 덕분에 우리는 여유 있게 강촌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잠깐의 자유시간 동안 여행자들은 탑승장 옆쪽 넓은 공간에서 수건돌리기, 공놀이 등을 하며 재밌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즐거워하는 여행자들의 모습을 보며, 이 분들에게는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어떤 유명한 관광지를 가는 것보다 더 만족스럽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레일바이크에 탑승해서는 앞차와 뒷차끼리 장난도 치고, 터널에서 들리는 노랫소리에 박수도 치고 노래도 부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즐겁게 여행을 마무리 했으면 좋았을텐데...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한 교통정체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랜 버스 탑승으로 한 여행자가 버스 안에서 구토를 하였고, 2호차 담당자인 저는 가방 속에 있던 휴지를 챙겨 그에게 갔습니다.

여행자의 얼굴을 보니 버스를 정차시켜야 하나 싶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상 더 지체할 수 없는 상황인지라, 인솔 경험이 없던 저로서 고민이 되었습니다.

결국 잠깐 버스를 정차시켰고, 우리는 한 숨 돌린 다음 다시 안산으로 출발하였습니다.

순간 빠른 대처를 하지 못한 제가 부끄러웠지만, 이 경험을 통해 인솔 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더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여행이 끝난 후, 우리는 이번 여행을 '아쉬움이 많이 남는 여행'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여행 상품을 기획, 준비 그리고 실현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얻었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두 달 동안 함께 한 MJ와 프리맨,

회의 후에도 많은 전화 통화를 나누었던 여느, 우리의 여행 사업에 전체적으로 신경 써 주었던 윰,

인솔 시나리오 체크와 우리가 놓친 부분을 모두 짚어주던 영, 인솔자로 고생하신 메아리,

그리고 우리의 상품을 사업으로 만들어 준 멘토 날개.

 

모두들 수고하셨고, 감사했습니다.

 

 

p.s

"여행은 끝났지만, 아직 우린 끝이 아닌걸요!" 

 

 

글쓴이 _ 공정여행가 양성과정 2기 수료생 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