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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여행/소셜프로젝트

[인터뷰] '친구를 만드는 여행, 볼런투어' 자원활동가 출신 투어디렉터 삐비 이야기

2014년 여름 부터 트래블러스맵 (이하 맵)은 볼런투어를 시작했습니다. 

사실 이전에도 여러 단체/기관들의 요청이 있을 시에 

맵 캄보디아 여행에서 홈 스테이를 하고 있는 '반 띠아츠마' 마을에서의 볼런투어를 실시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맵이 직접 모객을 통해 볼런투어를 진행하는 것은 올 해가 처음이라는데요,

맵은 왜 볼런투어를 하려고 하고, 볼런투어는 맵이 하려는 공정여행과 어떻게 맞 닿아 있을까요?

볼런투어 담당 투어 디렉터 삐비(권유선)의 이야기를 들어 볼까요?




맵(이하 M): 안녕하세요? 삐비! 자기 소개를 먼저 부탁할게요!

삐비(이하BB): 네~ 저는 지금 맵 공정여행 연구소의 연구원이구요, 볼런투어를 비롯한 신사업과 맵의 아시아 프랜차이즈 사업 전략 수립 및 기획을 맡고 있습니다.




"아주 어릴 때는 

세상을 바꾸는 방법의 하나로 

빈곤퇴치를 생각했어요"




해외자원봉사의 경험이 볼런투어로

M: 스스로 볼런투어에 관심이 많으셔서 직접 맵의 사업으로 기획/진행 까지 하시게 됐다고 들었어요. 어떤 이유에서 볼런투어가 매력적이었고, 맵의 사업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하셨나요?

BB: 저는 맵에 오기 전 대학생 때부터 국제개발협력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아주 어릴 때는 세상을 바꾸는 방법의 하나로 빈곤퇴치를 생각했고, 거기에 제가 조금 더 기여할 수 있으면 아주 보람될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국제개발협력 NGO에서 인턴도 하고 또래들 끼리 만나서 빈곤퇴치, 인권, 평화 등에 대해 공부하는 단체에서 열심히 활동도 하고 그랬어요.

M: 아주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지셨네요.

BB: 네! 그렇게 활동하다 보니, 국내에서 여러 교육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때가 막 한국에서 해외 자원봉사의 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을 때거든요. 그래서 교육의 연장선에서 그 프로그램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죠.

M: 우와! 그러면 많은 국가들에 가셨겠네요. 어디어디를 자원봉사로 다녀오신 건가요?

BB: 몽골은 참가자로도, 인솔자로도 다녀왔구요. 태국은 쓰나미 복구 지원으로 베트남은 단원으로 다녀왔습니다. 인도에서는 6개월 간 봉사자 신분으로 살기도 했구요.

 




"그저 자신의 경험만을 생각하고 오는 경우와, 

현지 마을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고 오는 경우가 

가장 달랐던 것 같아요."





볼런투어와 해외자원봉사의 다른 점

M: 해외 자원봉사라, 단기/중기 해외 자원봉사는 볼런투어와 같은 개념인가요?

BB: 외형을 놓고 보면 그렇다고 생각해요. 현지 기관이나 단체에서의 자원봉사와 그 나라의 여행이 합쳐진 프로그램이니까요. 그런데 짧게는 5일에서 길게는 6개월 동안 자원봉사를 다니면서 무언가 계속 즐겁지 만은 않았어요. 물론 저는 해외 자원봉사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개발 NGO에서 활동하게 됐기 때문에 제 진로를 결정해 준 고마운 프로그램이지만 다닐 때마다 많은 고민이 있었어요.

M: 어떤 고민이요?

BB: 단기 봉사 참가자 이후 몽골에서 2년 동안 NGO 실무자로 활동하면서 이제는 거꾸로 봉사단을 받는 입장이었거든요. 그랬는데 이 활동이 어떨때는 굉장히 마을에 도움이 많이 되지만 어떨 때는 피해만 주는 거에요.

M: 무슨 차이가 있었을까요?

BB: 그저 자신의 경험만을 생각하고 오는 경우와, 몽골 현지 마을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고 오는 경우가 가장 달랐던 것 같아요. 전자는 하나 부터 열까지 요구만 하는 팀이었고, 후자는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를 먼저 물어 보는 팀이었어요.

M: 그럼 그런 부분이 맵에서 볼런투어를 기획해야 겠다고 생각하시게 된 계기가 된 것인가요?

BB: 네. '봉사'라는 말은 단어 부터가 시혜자와 수혜자를 가르고 있다고 생각해요. 남을 위한 희생이 아니라 모두가 좀 더 행복해 지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 하는 활동에 그런 가름이 생긴다는 것이 정말 유감이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봉사라는 말 대신 스스로의 의지로 움직인다는 '자원활동' 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어요.

M: 자원봉사와 자원활동이라 어떻게 다른 건가요? 비슷한 단어 조합이라 차이를 잘 모르겠어요.

BB: 봉사는 단어 자체에 내가 움직이게 되는 이유가 타인에 있음을 규정하고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사실 아니거든요. 내가 만족스럽기 위해서 비행기를 타고, 나의 시간을 쓰는 것이잖아요. 반면에 자원활동은 단어에서 부터 그대로 말해주고 있잖아요. '내가 원해서 하는 활동' 이라는 그대로의 의미. 저는 그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맵의 볼런투어는 '여행'으로 인식됐으면 좋겠어요. 

가벼운 마음으로 여행을 떠나, 

거기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지내다 오는 시간"




친구를 만드는 여행, 볼런투어

M: 그럼 볼런투어는 어떤 면에서 매력적이었나요?

BB: 볼런투어는 여행의 의미가 좀 더 강하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자원봉사와 자원활동의 차이를 강조하지만 그런 개념이 먼저 들어 가는 순간 비행기를 타는 마음도 목적도 달라지는 것 같아요. 저는 맵의 볼런투어는 '여행'으로 인식됐으면 좋겠어요. 가벼운 마음으로 여행을 떠나, 거기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지내다 오는 시간. 특히 청소년들에게는 그 나라 친구가 생기는 시간, 청년들에게는 같이 고민할 수 있는 한 시대를 살아가는 동지가 생기는 시간, 중-장년 층에게는 함께 늙어가는 먼 나라의 친구, 귀여운 조카가 생기는 시간이 됐으면 하는 것이죠.

M: 친구를 만드는 여행이라 멋지네요! 그런데 그만큼 어렵기도 할 것 같네요. 말씀 하신 부분들을 바탕으로 상품을 만드시려면 여러 규칙도 필요하겠어요. 맵 만의 볼런투어 원칙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BB: 저는 맵의 볼런투어가 철저하게 현장중심이고, 소규모 이고, 모든 연령대가 참여가능한 교육 프로그램이며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프로그램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현장의 파트너를 중심으로 여행이 기획되고, 20명을 넘지 않고 볼런투어를 가기 전과 후에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여행을 상상하고 마무리할 수 있고, 계속 여행자와 지역이 연계될 수 있다 면 제가 생각하는 볼런투어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무조건 자원활동만이 능사는 아니에요. 이번에 진행하는 '내 생애 가장 특별한 방학: 라오스'의 경우는 맵의 라오스 현지 파트너 'Green Discovery Laos'의 의견을 받아 들여서 방비엥의 시골 마을에서 홈스테이를 하고, 아이들과 놀다 나오는 여행을 기획했어요. 홈스테이와 운동회 만으로도 마을 경제에는 도움이 되고, 마을 아이들도 이렇게 여행오는 친구들과 신나게 노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고 들었어요. 전통적 의미의 자원활동도 볼런투어도 아니지만 저는 이런 식으로 관계를 맺는 것도 맵 볼런투어의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맵의 볼런투어는..

현지와 함께 프로그램을 기획합니다 - 맵이 단독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하지 않습니다. 여행국가/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하고 있는 현지/한국 단체를 파트너로 해당 지역에 조금이라도 더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자 합니다

대규모 인원이 팀이 되지 않습니다 - 사람이 늘어나면 안좋은 영향도 많아지는 것, 그 것을 알고 있기에 공정여행도 소수의 인원으로 진행합니다. 볼런투어도 최대 20명을 넘지 않는 인원으로 진행합니다.

사전/사후 교육을 실시합니다

- 볼런투어 중 여행 국가/지역에 실수를 많이 하게 되는 것은 볼런투어의 의미와 영향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맵의 볼런투어는 여행 전, 반드시 일정한 교육을 거쳐 그 의미와 영향을 제대로 알게 하는 것 부터 시작합니다.

- 볼런투어의 결과가 여행자의 '그저 좋았던 경험'으로만 남아서는 안됩니다. 볼런투어는 서로가 교감하는 여행이어야 하며, 그 여행을 통해 배운 것들을 오래 기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맵의 볼런투어는 여행에서 돌아 온 후에도 여행지, 여행지의 주민들과 오래도록 연대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것이 볼런투어의 본래 목적인 '여행지, 사람에게의 기여'라고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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