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트래블러스맵 소식/언론 보도

[비건/8월호] 내 마음속의 풍경화 헝가리, 오스트리아, 체코

이 글은 채식전문매거진 비건 2014년 8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글 : 이해미 (트래블러스맵 해외팀 유럽여행기획자)

+사진 오스트리아 관광청, 트래블러스맵


마리아와 트랩 대령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뮤지컬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Sound of Music, 1965)’은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도레미송과 함께 알프스의 아름다운 자연배경으로 유명하다. 기차에서 차창 밖으로 바라보는 알프스 산의 풍경은 마음의 안식을 주고, 도레미송의 아름다운 멜로디가 귓가에서 맴도는 것만 같다. 영화의 주배경이 된 이곳이 바로 오스트리아 짤츠카머구트 지역. 트래블러스맵의 동유럽 810일 여행에서 머물다 가는 곳 중 한 곳이다. 내 마음 속에 풍경화를 그려보는 여유롭고 평화로운 여행으로 인생의 어느 한 페이지를 아름답게 물들여 보자.




야누스의 두 얼굴을 가진 부다페스트


도나우 강을 사이에 두고 왼쪽의 부다 지구와 오른쪽의 페스트 지구로 나뉘어져 있는 부다페스트
. 우리 여행은 두 지구를 이어주는 세체니 다리에서부터 시작한다. 사장상이 굳건히 버티고 있는 세체니 다리를 건넌 후, 오전에는 왕족과 귀족이 살았던 화려하고 웅장한 부다 지구를, 오후에는 서민들의 생활터전인 소박하고 활기를 띠는 페스트 지구를 구석구석 걸어본다. 그러다보면 두 지구의 서로 다른 매력을 곧바로 알아차릴 수 있다. 이 도시의 매력은 밤이 되면 그 진가를 발휘한다. 유럽의 3대 야경 중 하나로 손꼽히는 도나우강의 야경은 우수어린 낮의 모습과는 달리 화려하고 기품있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크루즈에 올라탄 우리들은 온 몸에 와닿는 시원한 강바람을 그대로 받으며 영롱한 불빛들을 바라본다. 달짝지근한 토카이 한 잔에 오늘 하루를 되돌아보며 여행자들의 발그레진 얼굴에서 온전한 행복감을 발견한다 

부다페스트 여행 tip! 시차로 인한 피로와 잠자리가 바뀐 탓에 충분한 숙면을 취하지 못했다면 온천에 들러보길 추천한다. 과거 로마시대 때부터 온천이 만들어져 이후 귀족들의 휴양지였던 부다페스트에는 유명한 온천이 몇 군데 있다. 미리 수영복을 준비해가서 피로회복뿐만 아니라 유럽의 독특한 온천문화도 경험해보자.


빈의 곳곳은 대가들의 화려한 작품

수백 년간 유럽을 장악했던 합스부르크왕가의 수도 비엔나. 거리의 건물 하나하나가 예술품 그 자체인 문화의 도시 비엔나를 향해 기차에 몸을 싣는다. 부다페스트에서 기차로 약 3시간 정도면 비엔나에 도착하는데 아는 만큼 보이고, 즐길 수 있는 우리 여행. 비엔나를 가기 전에는 역사, 음악, 미술 어느 분야든 관심사에 따라 미리 책을 읽고 가면 여행이 훨씬 풍성해진다. 찬란했던 역사와 예술의 보고인 쇤부른 궁전에서는 마리아 테레지아 여왕(Maria Theresia 1717-1780)의 숨결이 살아있는 정원을 거닐어 보기도 하고, 황금빛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 1862-1918)키스(Kiss)’를 직접 볼 수 있는 벨베데레 궁전을 가는 등 비엔나의 여행은 예술과 문화로 가득하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빈 소년합창단의 천상의 목소리 에 빠지거나 오페라 극장의 웅장한 공연에 심취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된다.


빈 여행 tip! 비엔나에는 비엔나 커피가 없다. 1600년대 유럽에 커피가 소개되면서 비엔나에도 그들만의 커피 문화가 빠르게 펴졌다. 여행 중 고풍스러운 카페에 들러 휴식도 취하고 달콤한 커피 한 잔을 시켜보자. 비엔나에서는 커피와 우유를 1:1로 섞은 멜랑쥐(Melange) 혹은 차가운 휘핑크림을 따뜻한 커피 위에 듬뿍 올려주는 아인슈패너(Einspanner)를 꼭 맛보자. 도시 이 곳, 저 곳을 몇 시간씩 걸은 여행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디저트이다.






오스트리아의 숨은 보석, 할슈타트 호수마을

동유럽 여행에서 여행자들이 가장 기대하고, 기대 이상의 반응을 보인 곳이 바로 호수마을 할슈타트이다. 비엔나에서 3시간 반 정도 기차를 타고 할슈타트 역에 도착하면 페리를 타고 할슈타트 마을로 들어가게 된다. 이 때 호수의 전경과 함께 아름다운 마을이 내 마음에 가득 차고 들어와서 모두가 감탄사 외에 다른 말은 잊어버리게 되는 오스트리아의 숨은 보석, 할슈타트. 이 곳은 소금광산으로 유명한데, 소금이 발견된 데에는 이야기가 있다. 사냥꾼이 사슴을 쫓아 산 속으로 들어갔는데, 사슴이 호숫가의 물을 마시는 것을 보고서 덩달아 물을 마셨더니 물이 짜더라는 이야기이다. 그래서인지 호숫가에 죽 늘어서 있는 수공예품 가게에는 사슴 그림이 그려진 기념품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할슈타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송어요리. 보통 구이 혹은 스테이크로 주문할 수 있는데 호수에서 갓 잡은 송어요리는 정말로 일품이다

 

중세도시 체스키크롬로프에서의 산책은 빛바랜 동화책

300여개의 건축물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도시 체스키크롬로프. 체코의 소도시로 사람들에게 알려진지 100년 정도가 안 된 까닭에 한국인뿐만 아니라 많은 여행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동화 속 같은 마을이다. 붉은 지붕의 건물들 사이로 미로

같은 길을 걸어 다니다 보면 마을에 숨어있는 재미난 전설도 엿들어 볼 수 있다. 슬픈 전설이 담겨있는 이발사의 다리를 건너면 채식식당 Laibon이 있다. 이곳에서는 체코식 채식메뉴와 디저트로 식사를 할 수 있다. 체스키크롬로프에 도착한 날 저녁식사는 채식을 하는 사람도, 아닌 사람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체코식 채식 요리로 시작한다.





카메라에 그 아름다움을 모두 담아낼 수 없는 도시, 프라하

정말 아름다운 것에는 카메라를 먼저 들이대지 말고, 우리의 눈에 그 풍경을 그리고 아름다움을 담아내세요. 프라하에서 거주한지 7년이 넘은 현지 가이드님의 첫마디이다. 프라하 성에 올라 도시를 내려다보면 그 아름다움에 넋을 놓다가 모두가 카메라를 먼저 꺼내드니 하신 말씀이다. 성을 내려오는 길에는 카프카를 기념하는 집과 연금술사의 집이 있다. 장애아동이 만든 수공예품을 파는 가게와 천연허브로 만든 화장품 가게들도 유명하니 기념품을 살 때 참고하자. 체코 민주화운동의 상징, 바츨라프 광장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투쟁했던 이야기와 역사를 진지한 자세로 듣는다. 한 명도 빠짐없이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지금의 발전이 과거 누군가의 피와 투쟁으로 이룩한 것임을 되새겨본다. 투어의 끝에는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모차르트가 결혼식을 올렸던 성당에서 파이프 오르간 공연을 본다. 엄숙하면서도 성당을 울리는 고운 소리에 지난 8일간의 여행을 되돌아 보며 하루를 마무리 짓는다.


체코의 유명한 천연허브 화장품 브랜드 보타니커스. 허브 농장을 직접 운영하면서 천연 화장품 및 비누 그리고 밀랍초 등을 판매하는 곳이다. 프라하 시내에만 서너 군데의 가게가 있으니 기념품을 사기에 좋다. 꿀이나 각종 허브 식초, 오일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