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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아시아

[네팔] 멀리서 히말라야를 본 '변'이 말하는 네팔이야기

6,000미터를 넘는 봉우리만 1310개가 있는 네팔에서는 6,000미터 아래의 산들은 이름도 없다. 그저 Hill이라 불린다. 히말라야라는 지대도 4,000미터를 시작으로 간주한다. 그러니까 기껏해봐야 3,800를 올라간 나는 "멀리서 히말라야를 보았다"고 해야할 판이다.

그 중에서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는 세계 최고봉인 덕에 수난도 많다. 에베레스트라는 이름부터가 그렇다. 원래 에베레스트의 네팔 이름은 "사가르마타"로 높은 곳에 있는 바다라는 뜻이다. 그곳으로부터 물이 흘러내리기 때문이다. 그 이름이 에베레스트가 된 건 1856년에 영국-인도 조사팀이 "PEAK 15"로 명명된 이 봉우리의 높이를 실측하여 발표하면서 자기 선배의 이름을 따 에베레스트라 지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한 일은 그저 그 산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 고 떠든 것 뿐인데 말이다.

최고봉이다 보니 그 산의 '정복'도 말썽이다. 최초 등정자로 알려진 사람은 에드먼드 힐러리(그는 2008년 사망했다). 그와 함께 산을 오른 사람은 텐징 노르게이로 네팔 세르파다. 비록 타임지에 의해 20세기의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 100인에 오르기는 했지만, 서구중심의 역사에서 세르파의 이름은 아예 등장하지 않거나, 부러 외면당한다. 에베레스트에 가장 먼저 올라간 사람은 에드먼드 힐러리일까, 텐징 노르게이일까. 네팔 사람들은 말한다, 당연히 텐징 노르게이라고. 세르파의 도움 없이는 어떤 사람도 에베레스트에 오를 수 없다고. 에드먼드 힐러리가 이끈 원정대는 총 400명으로 구성되었는데, 이 중 380명이 세르파들이었다. 서양의 역사는 그 중 에드먼드 힐러리만을 기억하고 있다. 실제로 에베레스트에 가장 많이 오른 사람은 네팔인인 아파 세르파다. 그는 1990년부터 2011년까지 총 21차례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아파는 세르파들이 조직하고 국제적으로 멤버들이 참여한 <Eco Himalaya Expedition>팀으로 에베레스트에 올랐는데, 그는 매년 산 정상에서 30분 동안 <Stop Climate Change, Let the Himalayas Live!>라고 쓰인 배너를 들고 서 있었다. 이 팀은 하산시에는 5톤이 넘는 쓰레기들(헬기 잔해, 캔, 등산장비)을 주워들고 내려왔다. 다 그 숱한 원정대들이 남기고 간 쓰레기들이다.

 아파 세르파는 매년 3만달러를 히말라야 산간 지역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쓰고 있다. 지역신문에서 말하기를, 그 돈은 아파 세르파의 연간 수입보다도 많은 돈이라고 했다.

"멀리서 히말라를 본" 정도인 나는, 그래서, 이곳 네팔에서 새삼, 한없이 부끄럽다. [출처 :트래블러스맵 변의 페이스북 글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