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정보/아시아

여기는 베트남, 그 친근하고도 새로운 풍경.


여기는 베트남, 새로운 에너지와 옛모습이 공존하는 곳!

 

베트남사람들은 자존심 강한 사람들이 의례히 그러하듯 고집이 세어 보인다.

그들은 거대한 제국과의 전쟁에서 자신의 나라를 지키지도 했지만

그들의 생활에는 스스로 발견한 생활의 노하우와 옛모습들이 여전히 지켜지고 있어

그 곳을 찾은 나는 여기가 베트남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 모습이 어떤 모습이냐구? 베트남을 베트남으로 기억하게 하는 풍경을 소개해본다.


 

달려라 오토바이! 온 가족을 싣고!

베트남을 여행하다 보면 온 가족이 오토바이 한대에 몸을 싣고 달리는 모습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아빠와 엄마 품에 안긴 아이들의 모습은 편안한 자동차에 몸을 뉘인 아이들보다 밝아 보인다.

다닥다닥 붙어 앉은 그들의 거리만큼 어쩐지 더 가까워 보이는 그들. 처량하게 한바탕 비를 맞아도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맞는 한여름의 소낙비라면 오히려 외로움을 씻어 버릴 수 있을 것도 같다. 베트남에선 아직 오밀조밀 그 가족의 가까운 거리가 종종 목격된다.

 

 


최고 난위도의 익스트림
, 베트남에서 건널목 건너기

일반적으로 차가 많이 다니는 도로를 건너기 위해 우리가 하는 행동은 신호등을 찾고 신호를 기다려 부지런히 건너는 것이다. 그럼 베트남에서 파란 신호등을 보고 달려가 길을 건너는 것은? 목숨을 내놓는 최악의 선택이다.

 

몇 년 전 하노이 시내에 첫 발을 디뎠던 순간 나는 잠시 패닉에 빠졌었다. 손님을 찾는 세옴(오토바이 택시)기사들을 피해 길 건너편으로 멀찍이 달아나고 싶어 서둘러 현지인들이 건너고 있는 도로로 진입했다. 그 순간 현지 사람들은 마치 흐르는 물을 건너가듯 유유히 건너편으로 지나갔지만 쏟아지는 오토바이와 차량, 자전거, 사람들까지 아수라장이 되어있는 길에서 나는 먼 이국 땅에서 객사라도 하는 끔찍한 상상을 하며 도로 한복판에 홀로 멈춰 서서 끝없이 내 코 앞을 지나는 오토바이 물결만 지켜보았다. 물론 베트남에서의 생존을 위해 여행이 끝나갈 무렵에는 용케도 그들의 룰에 적응되어 있었지만 아직도 특히 하노이에서 건널목 건너기는 손에 땀이 나도록 흥미진지함 자체다. 적응 방법을 설명하기란 매우 애매하여 그저 천천히 당황하지 말고 서로 알아서 피해가라는 암묵의 합의를 나누며 건너기랄까?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당신도 그 리듬을 익힐 것이다. 오토바이가 가장 일반적인 교통수단인 베트남에서 누구든 생존을 위해 적응하고야 마는 베트남에서 건널목 건너기의 노하우. 곡예라도 하는 듯 아슬하게 지나치는 오토바이 운전도 예술의 경지에 이르른 도로변의 주차도 흥미롭다.

참고로 당신은 이제까지 본 오토바이 숫자보다 많은 숫자의 오토바이를 하노이와 호치민을 여행하면서 보게 될 것이다.

 


그대가 바로 생활의 달인!

호이안의 골목 엽서가게에서 엽서를 샀다. 엽서 속 사진에는 항아리를 주렁주렁 매달고 가는 자전거가 보인다.
이것은 특이해서 산 엽서가 아니라 베트남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을 담은 엽서기에
집어 들었다. 나는 베트남의 시골길을 지나며 종종 뒤를 돌아가며 그 많은 달인들의 뒷모습을 지켜보곤 했는데 앞 좌석 앞으로 길게 뉘인 장롱부터 닭, 하루 팔아야 할 과일 모두를 싣고 달리는 것을 보고 자전거로 옮길 수 있는 것은 생각보다 무궁무진하구나 싶었다. 자전거뿐 아니라 저울처럼 생긴 두 개의 대바구니에 엄청난 양의 물건을 담아 나르기도 하는데 그들의 모습은 오랜 세월간의 단련과 살고자 하는 의지에서 나오는 모습이라 생활의 달인으로 불릴만 하다.


 




도시만큼 오래되 보이는 하노이의 가로수
하노이가 처음 베트남의 수도가 된 이후로 올해는 꼭 천 년이 되는 해라고 한다. 그 오랜 수도의 역사를 눈으로 보여주는 
것이 나는 오래된 고목들이 아닌가 싶다. 유학의 보고 문묘의 정원을 지키는 멋드러진 나무와 호안끼엠 호수를 둘러 서있는 장대한 가로수가 아니라도 우리는 그저 시장 길이든 공원주변이든 도시에서 쉽게 오랜 고목들을 만날 수 있다.

나는 그 하노이의 역사를 함께 지냈을 오래된 나무, 하늘을 향해 뻗은 나무가 오토바이의 매연에서 숨을 쉬게 해준다.




태양을 피하는 방법 - 나는 태양이 싫어~! 태양이 싫어~
베트남 미인의 조건은 맑고 흰 피부!  피부의 적이라 불리는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해
여름이 길고 긴 베트남에서 태양을 피하기 위해 여성들이 보이는 패션은 완전 무장.
마스크와 긴팔 장갑 스카프 등으로 빈틈없이 몸을 감싼다. 이것은 오토바이를 타고 있을 때 뿐 아니라 때로는
길에서도 이런 모습으로 걷는 사람을 보게 되는데 익숙하지 않은 나로서는 그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땀이 나는 것 같았다.
역시 미용을 생각하는 여성들의 노력은 우리나 그들이나 다르지 않다.



그 밖에도 베트남을 베트남으로 생각하게 하는 풍경은 거리에 늘어진 목욕탕의자와 거리의 식당들!
예전엔 우리도 포장마차가 동네 곳곳에 있어 밤 늦게 까지 해삼이다 멍게다 찹쌀떡이다 즐겼던 것을 생각하면
친근해 보이기도 하는데 베트남은 이른 아침부터 끼니 때만 나타났다 사라지는 거리의 식당도 많았다. 
더운 날씨에 땀을 많이 흘리게 되어 그런지 파인애플이나 파란 망고에 특이하게도 소금과 고추가루를 절여 내놓기도
했는데 그 맛은 처음엔 낯설지만 몇 번 먹다보면 제법 짭조름하게 절여진 과일맛이 좋아진다. 

그 밖에도 차창 밖으로 쉽게 볼 수 있는 한참 벼농사를 짓고 있는 논 한가운데 세워진 가족의 무덤들은 
습기라도 차서 눅눅하지 않을까 걱정스럽게만 보였는데 가족들의 무덤을 항상 가까운데 두고 생활을 공유도 하고
자손 잘 되게 농사 잘 되게 기원도 할 수 있다니 것도 괜찮아 보였다.  논에 큰 보물을 묻어 둔 셈.

여행에서 돌아오니 베트남에서 만났던 그들만의 모습이 머릿 속에 계속 남았다.
거리에서 먹던 돼지고기를 숯불에 바로 구워 야채와 국수를 말아주던 잊을 수 없는 쌀국수 부터 각가지 열대과일까지
부지런히 아침을 열던 쌀국수 상점들과 꼬질꼬질한 얼굴에 띄워진 헤맑은 아이들의 미소
하다못해 목을 칼칼하게 만들었던 오토바이의 매연 속을 그들과 함께 떠 다니던 그 여행길이 아른하게 떠오른다.

베트남은 젊은 변화의 에너지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듯 하다.
시간이 지난 베트남은 어떤 모습을 간직하고 또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