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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러스맵 소식/공지사항

[여행탐구생활] 월출산 풍경 속으로 빠져드는 그 짧은 순간, 강진 백련사 템플스테이 1박 2일

::: 예측불허의 '초딩 태영이'와 '신입사원 운'의 백련사 템플스테이 격랑기 :::
 

1박 2일 강진 여행에 참가했던 초딩 여행자를 만났다.참가자 중에 또래 친구가 있었는데 데면데면하다 둘째날이 되자 친해져서 말썽꾸러기의 본색을 드러낸 친구. 결국 돌아오기 직전 연못의 얼음을 깨고 물에 빠지기도 했었다. 여행이 어땠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런 기억은 전혀 없는지 음식 얘기뿐이다. 길어도 길어도 짧게 느껴지는 방학, 개학을 맞이하는 초딩 여행자 이태영 군과의 인터뷰.
 

MAP 요즘 어떻게 지내요?

태 영 지금 봄방학인데 3월 2일에 6학년 올라가거든요. 계속 방학이었으면 좋겠는데 개학해서 아쉬워요. 방학은 37일밖에 안 되잖아요. 그래도 방학에 필리핀도 가고, 강진도 가고 가족들이랑 놀러갔다와서 좋았어요.
 
MAP 필리핀도 갔었군요. 어땠나요? 강진은요. 재미있었나요?

태 영 강진은 강아지도 귀엽고 먹을 것도 많아서좋았는데 다 야채라서 아쉬웠어요. 고기가 없잖아요. 스님들이 고기 안 드신다고 해도 콩고기라도있었으면 좋았을텐데요. 강아지는 통조림 고기 같은 거 먹는 거 같았어요. 왜 강아지는 주고 사람은안 줘요?

MAP 절에서 고기 안 먹는 거 몰랐어요?

태 영 알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먹으니까 또 달랐어요. 그래도 돌아오는 길에 재래시장에 들러서 치킨 사먹어서 좋았어요. 시골이라 그런지 닭도 완전 크고 고구마도 들어있었어요. 히히. 글구 필리핀엔 고기랑 먹을 거랑 바닷가에서 놀 수 있어서좋았어요. 강진도 겨울에 말고 곤충들 많이 볼 수있는 계절에 가면 좋을 거 같아요.

MAP
곤충 좋아하나봐요. 곤충을 못 봐서 아쉬웠겠어요.


태 영
 
네! 근데 그 백련사 가기 전에 들른 절 있잖아요. (편집자주 : 무위사) 거기서 거미를 봤어요. 겨울이라 곤충 하나도 못 볼 줄 알았는데 거미가 있었어요. 그래서 좋았어요.


MAP
그래서 또 가고 싶어요?

태 영  네! 엄마랑 놀러가니까 좋았어요. 형이랑 아빠랑 다 같이 가는 것도 좋은데 엄마랑 가는 것도좋아요. 아침 일찍 출발해서 피곤하긴 했지만 아빠가 데려다주셔서 편히 다녀왔어요. 재미있었어요.
 
그 여행엔 지난 호에 인사한 신입사원 운도 함께했다.워낙에 여행을 좋아하고 실제로 맵의 고객이었던 운에게는 이번 여행이 남달랐을 것이다. 운과의 짧은 인터뷰. 그리고 운의 짧은 여행이야기.
 
여탐생 트래블러스맵 국내사업팀의 스탭으로서 강진백력사 여행상품의 가장 좋은 점이나 특징이 뭐라고할 수 있을까요? 어린이 여행자(이태영 군)은 강아지와사찰음식이라고 하던데.. ㅎㅎ
 
   운  
좋은 게 너무 많아서 어느 것 하나 콕 집어 얘기하기가 어려운데요. 우선 한 폭의 산수화인 월출산 아래의눈덮힌 차밭을 사이를 걷는 게 운치가 있었고요. 또 탬플스테이 숙소이기도 한 백련사의 차방에서 내려다보이는 산과 바다의 풍경이 말할 수 없이 멋져요. 강진의특산품이자 백련사의 특산품이기도 한 떡차 또한 다른곳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는 구수한 맛과 향이 일품이었어요. 그리고 지난 1월에는 1년에 한 번 돌아오는 주지스님의 생신을 맞아 사찰음식으로 차려진 생일상을받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스님이 들려주시는 다산과 아암의 이야기, 대웅전의 그림과 조각들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답니다.


여탐생 와, 그랬군요. 그런데 여행을 기획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여행이 다 좋은 것만 같잖아요. 실제로 다른여행자분들은 어떻게 느끼셨는지, 뭘 좋아하셨는지 궁금해요.

   운   함께 가신 여행자들도 눈 덮힌 계절에만 볼 수 있는풍경에 감탄하셨던 것 같아요. 그리고 동백꽃이 피는계절이나 산과 숲이 푸르른 계절에 다시 오고 싶다는말씀도 많이 하셨고요. 물론 사찰음식은 엄청난 인기를 누렸지요. 맛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찰음식을 만드신 스님께 레시피를 여쭤보는 분들도 있었답니다.
 
여탐생 운은 여행자로 먼저 트래블러스맵을 만나셨잖아요. 여행자로 가는 것과 기획자, 그러니까 진행스탭으로 가는 것이 어떤 차이가 있었나요?
 
   운   여행자로 갔을 때는 내 몸 하나만 돌보면 되었는데,아무래도 스탭으로 가면 모든 사람에게 신경을 써야한다는 점이 가장 달랐던 것 같아요. 하지만 백련사 여행에서는 여행자들처럼 신기해하기도 하고 기뻐하기도 하고 그랬답니다.
 
여탐생 사찰의 하루는 아주 일찍 시작되잖아요. 그리고 강진 여행은 거리도 꽤 멀어서 서울에서도 되게 일찍 출발하던데. 아침일찍 일어나면 보통 하루가 엄청길게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할일이 많거나 일정이 복잡하면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갑니다. 백련사의 하루,강진 여행 1박 2일은 얼마나 길게, 또는 얼마나 짧게 느껴졌나요? 그렇다면 그 이유는요..
 
   운   돌아보면 무슨 여행이든 짧게 느껴지지만, 아침에워낙 일찍 일어나고 오가는 데 차를 타는 시간이 길다보니 마냥 짧게만 느껴지지는 않았어요. 특히 이틀째에는 새벽예불을 5시에 드리기 때문에 4시반에는 일어나야 해서 아침 시간이 길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예불을 드리고 참선을 하고 아침 공양도 드리고 일출도 보고 숲길도 걷고 차도 마시고 수다도 떨었는데 아직11시도 안 된 거 있죠. 그래도 그 시간이 전혀 지루하게느껴지지 않고 꽉꽉 채워져서 하루를 두 배로 쓴 느낌이었어요.
 

여탐생 마지막으로 운의 짧은 여행의 기억 하나 들려주세요. 또 운은 뭐가 더 길었으면 좋겠는지...
운 지난 번에 다니던 회사에서 여름 휴가가 단 이틀뿐인 해가 있었는데 그 때 도쿄로 밤도깨비 여행을 혼자떠났었어요. 8월 중순이었는데 가 있는 내내 해가 너무쨍쨍 내려 쬐는 바람에 참 힘들었던 기억이 나요. 그 때오랜만에 연락이 된 일본 사는 친구를 만났는데 아직세 살밖에 안 된 친구의 딸아이를 데리고 기치죠지로산책을 갔었어요. 날도 덥고 유모차는 무겁고 아이는보채고. 지치기는 했지만 친구가 대단해 보이기도 하고 아이를 가진 현지주민과 함께 여행을 해보니 정말새로운 경험이 되었죠. 다음날은 혼자 야나카라는 동네에 놀러 갔었는데 오래된 집들이 많은 서민적인 동네라 그저 걷기만 해도 참 즐거웠어요. 짧지만 아주 꽉찬 여행이었죠.
 
더 길었으면 하는 건 '밤'이요. 자는 것, 정확히는 이불속에 폭 파묻혀 있는 걸 너무 좋아해서 밤이 길어지면혹시 그 시간도 길어질까 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