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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러스맵 소식/맵피플이야기

뱅의 못다한 이야기 - (2) Staff 뱅

 


여행자로서 가는 것과 진행자로서 가는 것은 정말 다르다. 답사를 가는 것과 본 여행을 진행하는 것도 매우 다르다. 같은 공간도 다르게 보이며, 같은 경험도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이 모든 것을 머릿속으로 이미 알고 있었지만, 아프리카에서의 3주는 꽤나 고단했다.


스스로 준비해서 자유여행을 떠나는 것과 여행사를 통해서 가는 것은 정말 다르다. 배낭여행에서라면 추억이 되고, 안주거리가 될 사건들도 스탭과 함께 가는 여행에서는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참가자들에게도 아프리카에서의 3주는 꽤나 고단했을 것이다.


# 텐 트


매일같이 옮겨 다니며 텐트를 치고 잔다는 것은 체력적, 정신적으로 피곤한 여행방법이다. 언제 생산되었는지 모를 오래된 그 텐트들은 꽤 무겁다. 치는 요령과 무게에 몸이 적응해갈 때쯤부터는, 오늘 밤에 설치하고 내일 새벽에 걷어야한다는 생각에 정신적 피로가 몰려오기 시작한다. 고생을 마구 사서하고, 체력이라면 남부럽지 않은 나도 일주일을 넘어가고서부터는 트럭 안에서 꾸벅꾸벅 잠을 청하는 시간이 급증했다.


애초에 만만치 않은 여행 방식을 택했다. 누구나 몸과 마음이 피곤하면 짜증과 한숨이 쉽게 나오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에너지의 직접적 수용자는 스탭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래서 캠핑장에 들어서면 텐트를 칠 땅이 울퉁불퉁하진 않은지, 많이 기울어져있는 건 아닌지 하는 작은 것들도 신경이 쓰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 식 사


아프리카 대륙은 정말로 크다. 트럭을 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상상을 초월한다. 캠핑장에 도착하는 시간이 늦어지면 텐트를 치기에도, 식사를 준비하기에도 까다로워지기 때문에 이동을 길게 하는 날의 식사는 너무나(?) 간소하다.


새벽같이 일어나 빵조각으로 속을 달래고 예닐곱 시간을 달려서 다시 빵을 점심으로 먹어야 할 때면(심지어 아침에 미리 포장한 샌드위치일 경우) 참가자들 얼굴보기가 민망해진다. 현지인 스탭들의 볼멘소리를 들어가며 삶은 달걀, 과일 등을 더 챙겨도 모자라긴 마찬가지. 한국인이라면 밥과 밥시간에 민감한 게 당연하지 않던가. 트럭 안에서 오후 1시가 넘어가면 언제나 좌불안석하던 나를 목격한 사람들이 꽤 있었을 것이다.


# 트 럭


달랐다. 답사 때 확인했던 트럭과는 다른 모양이었다. 뒤편에 캐비넷도 없고, 4인용 테이블 좌석도 없었다. 비가 오면 천정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는데다 소음이 큰 이 트럭을 타고 3주를 어떻게 다닐까 걱정이 많이 되었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모두들 엄청난 속도로 트럭에 적응하여서 출발과 동시에 잠에 빠져드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다.

멀미를 심하게 하는 사람이 있거나, 차량 사고라도 나면 어쩌나 항상 걱정이 되어서 이동 중에는 사실 긴장의 연속이었다.


# 현지인과 함께 일한다는 것



아프리카인 스탭과 함께 일한다는 것은 아주 흥미롭다. 전혀 다른 시간관념, 식성, 언어를 가진 사람들과 여행을 진행하고, 조율한다는 것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 와조히(요리사)는 한국 사람들이 쌀을 주식으로 먹는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

- 존(운전사)은 말이 아닌 표정으로만 불만을 표출한다.

- 케빈(리더)은 게으르다(와조히와 존은 케빈을 lazy boy라고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