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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국내

[도보여행] 지리산을 여행하는 가장 오래된 방법_짐싸기 팁, 여행지에서 읽을 책 추천

지리산을 여행하는 가장 오래된 방법

지리산 담당, 칼리가 알려주는 가장 뻔하고, 가장 쉽고, 가장 매력적인 여행방법!

 

글 국내여행팀 이다슬(칼리)

사진 트래블러스맵 


생명평화를 기원하는 순례의 길, 지리산 둘레길



지리산 숲길마실 23일 일정에는 첫날 3~4시간 정도의 둘레길 트레킹 일정이 있으며 7월과 9, 12월에 모객하는 45일 일정은 4일 동안의 트레킹 일정이 있습니다. 각 일정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나 둘레길은 지리산 상품의 중심이 되는 코스입니다.

둘레길을 처음 걸으시는 많은 분들이이건 둘레길이 아니라 산행이예요!’ 라고 말씀하십니다.

저도 둘레길을 처음 걸었을 때 그렇게 느꼈어요. 특히 등구재를 끼고 있는 인월-금계 구간의 난이도는 한라산 산행보다 힘들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둘레길은 숲길, 강 따라 걷는 평탄한 길, 마을길, 농로, 임도, 가파른 고갯길 등 지리산 자락에 살던 사람들이 타고 넘었던 다양한 색깔과 질감의 길들을 볼 수 있는 그들 삶의 풍경화입니다. 길이 힘들다면 삶이 힘들었을 것이고 길이 평탄하면 평화가 찾아왔던 것이겠지요.

임도나 차도는 더운 날 걷기에는 메마르고 뜨겁습니다. 조금 가파른 길이 있을지라도 일단 숲길로 접어들기 시작하면 온도가 제법 내려가지요. 그러다가 깔딱 고개를 넘어가는 순간에는, 언제나 시원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그 고개를 넘을 때, (그것이 가파른 고갯길일지라도!)의 리듬이 삶의 리듬이라는 것을 매번 실감합니다.

가능하면 체력적인 부담이 가지 않을 수 있도록 코스와 거리를 조정하고 있지만, 둘레길을 걸으실 때는 어느 정도의 난이도는 예상하셔야 합니다.

길이 힘들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까요?

 

1. 준비운동을 한다.

식사 후에 트레킹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언제나 준비운동을 하고 트레킹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부상 방지를 위해서 뿐만이 아니라 걷기를 시작하기 전, 몸을 움직여보면서 내 몸 어딘가에 불편한 곳은 없는지 느껴보는 과정입니다.

 

2. 쉬어간다.

네 그렇습니다! ^^

저희는 지리산과 싸움을 하러 온 것이 아니며, 지리산을 타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니까요. 둘레길은 정상을 향해 곧장 오르지 않고 둘러가는 길이며 지리산 주변의 마을과 마을을 둥글게 잇는 이해와 소통의 길입니다. 많이 힘드시면 코스를 줄여도 되고, 다른 방법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어느 정도 속도로 걸을 때 내 몸이 지치지 않는지를 살펴가며 걸으세요. 어느 순간 걷기는 춤추거나 호흡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 되고, 오르막길을 걸을 때 오히려 에너지가 솟아나는 경험도 하게 되실 거예요.

 

3. 동동주를 마신다.

힘든 구간을 지나고 나면 무인 동동주 판매대를 만납니다. 마을 할머니들이 김치랑 같이 동동주 한 말을 계곡에 담가 놓으시는데, 한 사발에 2,000원씩 내고 드시면 됩니다. 너무 많이 드시면 열이 나고 술기운이 올라 걷기 불편하실 수 있으나 한 잔 정도 마시면 곡기와 당분이 올라와서 힘이 납니다. 또한, 지역경제에도 보탬이 됩니다.

 


나는 무엇을 지고 갈 것인가, 나는 무엇을 놓고 갈 것인가



23일 일정에는 첫날 오후, 그리고 45일 일정에서는 총 4일 동안 짐을 지고 걷습니다. 꼭 필요한 것들만 골라서 작고 가벼운 짐을 꾸리는 능력이 절실하고 유용한 여행입니다.

스타일의 완성은 더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하지 않은 것을 빼는 것이라고 케이트 모스는 말했습니다.

지리산 둘레길 여행에서도 그렇습니다. ^^ 스타일의 완성을 위한 짐 꾸리기 팁입니다.

 

1. 배낭의 크기는?

트레킹 일정이 많은 맵의 국내상품들. 맵 인솔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배낭의 크기는 28리터입니다. 배낭의 크기가 커지면 이것도 한번 가져가볼까, 하는 욕심이 생기니 배낭의 크기를 먼저 결정하세요. 그러면 어떤 물건이 정말 필요하고 필요하지 않은지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2. 화장품/세면도구는 최대한 작은 통에 덜어서 오세요.

화장품, 세면도구 파우치의 부피가 28리터짜리 배낭 속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생각보다 높습니다. 특히 화장품을 여러 가지 가지고 오신다면 그 케이스들의 무게는 생각보다 무거워요. 필요한 것들만 덜어서 오세요.

 

3. 치밀한 코디를 하세요.

1일차, 2일차, 3일차로 나누어서 어떤 옷을 입을지 잘 계획하세요. 일정이 끝났을 때 배낭에 한 번도 입지 않은 옷들이 있다면.... 코디를 치밀하게 하지 않으신 겁니다!

지리산여행에서 승리하는 코디는? 최소의 아이템으로 가장 오래 버티는 것입니다!

 

23일의 경우 등산용 바지 1, 츄리닝 1벌이면 충분합니다. 윗도리는 하루에 한 장이면 되겠지요. 잠옷은 한 벌만 있어도 숙소에서 계속 입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유용합니다.

지리산 여행에서 승리하는 잠옷은? 가장 얇고 가벼운 잠옷입니다!

그러나, 양말에만은 부피를 허용하세요. 두꺼운 등산양말을 날짜별로 넉넉하게 챙겨오세요.

 

4. 날씨에 대비하세요.

작게 접히는 우산, 배낭커버(요즘에는 배낭에 같이 달려있는 경우가 많아서 편합니다), 우의 혹은 방수가 되는 재킷을 하나 가지고 오시면 비가 올 때도 멋진 모습을 유지하실 수 있답니다.

요즘은 편하게 바를 수 있는 선블록(뿌리는 형태, 구슬형태)이 많아서 잘 챙겨오시더라구요. 저도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인데, 선블록은 2~3시간마다 한 번씩 발라줘야 된다고 합니다. 사실 길 걷다가 얼굴에 뭘 펴 바르기가 귀찮잖아요? 저는 출장 때마다 선블록을 까먹고 가서 목이랑 어깨에 화상을 입어서 돌아오곤 한답니다. 바르기 편한 선블록도 잊지 마세요~

 

5. 간식

간식은 저희가 안내자료에는 넣지 않은 부분인데 많이들 준비해서 오시더라구요.

덕분에 잘 얻어먹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기 가장 좋은 날

 

맵에서는 지리산 여행의 참가자 분들께 전일, 혹은 반일의 자유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정보를 드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멋진 자유시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아닐까요.

동네 산책, 마음에 드는 장소에 멍하니 있기, 카페에서 3시간 동안 커피 몇 잔을 마시는 것.

일상 속에서의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과 여행지에서의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은 차이가 있지요. 보통은 여행가서 하나라도 더 보려고 시간을 아끼게 되니까요. 그렇지만 어렵게 떠난 여행인 만큼, 그 여행 속에서 여유 만끽하시고 그런 시간을 통해 여행지가 마치 내가 사는 곳, 내 집인 것 같은 기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시간을 통해 여행지와 한 걸음 더 가까워지는 것이고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가까워지면서 지역, 그 땅을 이해하게 되는 거니까요.

 

여행지에서 읽을 책 고르는 방법

 

많은 여행을 다닌 것은 아니지만 몇 번의 해외여행을 통해서 얻은 깨달음이 있다면, 책보다 멋진 악세사리는 없다는 겁니다. 해변에서, 이동 중 기차나 버스 안에서, 숙소에서 1)스마트폰으로 캔디크러쉬 사가를 한다 2)책을 읽는다 중 무엇이 더 멋져 보일까요? 스마트폰은 그 부분에서만큼은 책을 이길 수 없습니다. 스마트폰이 소녀시대라면 책은 모차르트입니다.

 

길고 긴 연구를 통해서 정리한, ‘여행지에서 읽을 책 고르는 방법

 

단숨에 읽히는 책(연애소설, 자기계발서, 요리책, 라이트노벨)은 일상에서도 읽을 수 있습니다. 여행가서 읽기 좋은 책은 오래 띄엄띄엄 읽히는 책, 읽고 싶지만 다 읽지 못했던 책, 전에 한번 읽었지만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입니다.

자기계발서, 요리책, 각종 실용서적이 여행과 어울리지 않는 이유는 실용성혹은 유용성이 현실과 밀착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저희는 일상을 잊고자, 일상으로부터 떨어지고자 여행을 갑니다. 되도록 뜬구름 잡는 책들을 고르세요. 철학, 미술, 신화, , 혹은 시에 관한 책은 긴 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 여행에서 읽다가 내년 휴가에 마저 읽어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설령 현실적인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문제들을 길게, 멀리 보는 책들을 고르세요.

 

지리산 여행의 숙소와 식사는 다른 여행지만큼 예쁘거나 다양하지는 않습니다. 숙소는 지역 주민들이 운영하는 민박집을 이용하고, 식사는 민박식 혹은 지역식당을 이용합니다.

산채나물, 산채 비빔밥과 흑돼지가 가장 맛있는 곳이고 특히 민박집 할머니들이 차려주시는 백반은 정성이 묻어납니다. 직접 삶아서 말린 고사리 나물이 사계절 내내 밥상에 오르고, 각종 산채와 장아찌, 두부나 달걀 반찬으로 언제나 푸짐한 밥상입니다.

숙소 또한 약간의 불편함, 그러나 그 불편함이 주는 편안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약간의 불편함을 이해해 주신다면 여행지와 더욱 가까워지는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둘레길의 숙소들은 둘레길을 활성화하기 위한 각 마을단체들의 노력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지리산은 한국 사람들에게 어렵거나, 특이한 여행지는 아닙니다. 누구나 한 번씩은 가보았을 만한 곳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살러, 여행하러, 농사지으러 자꾸자꾸 오는 곳입니다. 살아보았어도, 걸어보았어도 지리산이 무엇이라고 한 마디로 말할 수는 없었습니다. 지리산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게 무엇일까?’ 생각하면서 사람들의 발길을 잡아끄는, 그런 여행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