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이 되어 가장 많이 듣는 말, 생각할수록 한숨만 나오는 말, 사람 멍하게 만드는 말, 아무튼
“ 취업하려면 스팩을 쌓아야 한다, 그 중에 중요한 게 인턴이다 “ 바로 이 말이었다. 익히 들어 알고 있었고 나도 남들보다 우월하게는 아니더라도 남들 하는 정도는 우선 해두자, 라는 마음은 가지고 있었지만 신청 기간에 말레이시아에 교육실습을 나가 꼬맹이들과 신나게 뛰어 노느라 까맣게 잊고 있었다.
한국에 돌아오니 모두 면접 결과를 기다리고 나는 혼자 기가 죽어 교수님 방에 가서 또 넋두리를 털어 놓으려고 교수님 방에 들어갔는데 교수님께서 황급히 책자 하나를 주시더니 “ 가향아, 니 여기 아나? 여기가 여행사 중에 그렇게 좋은데 란다~ , 얼른 이거 들고 취업센터 가서 여기 여달라고 해라~ “ 하셔서 받은 책자.
꽤 두껍고 정성 들어있어 꼼꼼히 읽어보고 싶은 책자였다. 아프리카 사람들과 그 옆에 뭔가 지적이지만 마음씨 좋아 보이는 한국 여자가 표지로 있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여행자들 이라는 문구. 이렇게 급한 첫 만남이 내 인생 마지막 방학을 간지 나게 장식해줄 것 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급하게 서류를 내고 연락을 기다렸는데 오지 않아 앞머리도 혼자 멍청하게 잘라놓고 영어 공부 해야겠다 하는데 ‘내일 면접 보러 오세요’ 하는 전화, 아 좋은데 이 앞머리 어떻게?! 걱정걱정에 면접에 갔다.
버스에서 화장을 하려고 하는데 거울도 안 가지고 와서 뭘 하겠다고… 면접은 첫 인상이 중요하다는데…
다행히도 면접관, 지금의 퐁당,미야,변 의 인상도 좋고 산만하게 대답하는 것도 다 끄덕이며 들어주셔서 느낌이 좋았다.
그리고 당일 전화, ‘다음주부터 나오세요’ 아 반장된 것 보다 기분이 더 좋았다.
가족에게 맵에 대하여 내가 알아본 모든 지식을 동원하여 설명해주고 주위 친구들에게도 여행사에서 인턴하는데 그냥 여행사가 아니라면서 구구절절 얘기했다.
시작하고 몇 일은 거의 앉아 맵에 관한 정보를 찾아 읽어보았다. 빨리 뭔가 바쁘게 움직이면서 다른 직원이 부탁하면 척척 하고 복사도 하루에 몇 백장씩 하고 싶은데 다들 너무 바쁘시고 일을 부탁하기에 나는 너무 아는 것도 잘 하는 것도 없었다. 일주일에 한 시간도 컴퓨터를 안 하는 내가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게 너무 힘들었다. ‘회사원들은 다 이런 거 구나. 어려운 거 구나’. 내 생각과는 다른 건가? 하는 의심이 슬슬 날 때쯤 국내,해외,경영지원부 분들과 미팅을 했는데 호기심과 흥미가 최고치로 오르더니 검색하고 포스팅 등, 똑같은 일을 해도 기분이 달랐다.
그리고 피스보트 팀에 합류하고 폭풍 같은 시간이 가고, 그 과정 속에서 몰랐던 것들을 깨닫고 느끼는 사이에 오늘이 마지막 날이 되었다. 업무상으로 배운 것도 있었지만 그 외에 배우고 깨달은 것 많다. 바쁘고 급한데 무언가 물어보면 조급해하거나, 짜증을 내거나 하는 일 없이 늘 한결 같이 친절히 답해주는 모습에서 침착함과 상냥함 , 누가 알아주거나 큰 이익이 없더라도 자신이 맡은 일은 묵묵하게 해나가는 모습에서 성실함과 책임감을 느꼈다.
회사는 딱딱하고 형식적인 곳. 먹고 살려고 다니는 곳, 이라는 나쁜 생각을 완전히 날려버리고 더 인간적이고 따뜻함이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회사는 정말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
두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너무나도 많은걸 배우고 경험한 것 같아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지금은 말로 잘 설명을 못하겠지만 아마 몇 년 뒤에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든지 간에
‘ 세상을 변화시키는 트래블러스맵, 권가향도 변화시켜줬지 ‘ 하는 생각이 들 것 만 같다. 아니 분명 그렇게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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