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치
‘여행 : [명사]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 DAUM 국어사전 검색에 나온다.
같은 지역, 같은 일이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지역에서 안전하게 지내다 오는 일이 ‘여행’이지 않을까 싶다.
여행지의 현재 모습을 유지하고 보존하며, 다음세대를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로 여행의 추억과 감동만 마음에 남기고
자신이 다녀간 흔적조차 남기지 말자, 는 많이 알려졌고,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
최근 몇 년 사이 천재지변으로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치고, 경제적 피해가 엄청났다. 3월 11일 발생한 일본 대지진과 연이은 원전 폭발로 인한 피해와 충격은 경제대국, 재해 매뉴얼이 수립된 일본에서 일어난 일이라 더 크고 오래갈 듯하다.
일본 대재앙 이후 한국-일본 여행상품 진행은 당분간 힘들테고, 동남아 수요가 늘어날 것이며, 동남아 항공권 확보는 더욱 힘
들어 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공정여행 사회적기업 트래블러스맵의 일본 여행상품인 <물의 섬 '야쿠시마'>, <대지의 끝 ‘시레토고’>, <아늑한 온천마을 ‘히토요시’>도 타격이 있을 것이다.
트래블러스맵은 몇 가지 공정여행 원칙을 세우고 그를 기반으로 만들어간다.
① 여행경비가 현지인에게 전달되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한다.
② 여행지에 미치는 환경영향을 최소화한다.
③ 지역의 산물을 직접 구매하거나 공정무역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한다.
④ 현지인과 여행자의 교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기획한다.
⑤ 지역 공동체를 지원하는 여행을 기획한다.
일본 대재앙 관련 뉴스에 답답하고 울적해 할 것만이 아니라 몸담고 있는 곳이 여행사이니 그들의 아픔을 같이 하고, 원래의 모습을 찾고자 애쓰는 그들과 함께 하며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는 자원봉사 여행상품은 어떨까? 그런 상품을 만드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문득, 하루 버티기도 힘든 곳에서 아픔을 같이 한다는 내 선의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그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같이 한다는 미명하에 ‘재난’을 이용하는 장사치가 되는 건 아닌가?
그들이 우리를 맞이할 수 있는 여건을 스스로 만들었을 때 자연스레 찾아갈 수 있게 여행상품을 준비하자.
우리는 현지에 직접 도움이 되는 여행을 만들고자 하는 여행사니까.
사람 이외에는 아무것도 남은 것 없는 그 곳에서 작게나마 사람들의 웃음과 얘기가 들려오는 그 시점까지,
그들이 일어서는 걸 기다리자. 조용히 기다리자.
유명을 달리하신 모든 분에게 삼가 조의를 표하며, 하루 속히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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