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해외여행사업부 주이(이주희)
사진_차현동(Art_ddong)
공정여행 기획자로 일하면서 여행자와 현지 지역분들이 다른 언어, 다른 문화, 다른 생김새를 넘어 자신들의 생각과 이야기를 손짓 발짓 나누는 모습을 보는 것은 참 즐거운 순간입니다. 지난 11월 4일부터 9일까지의 4박 6일 동안의 캄보디아 여행은 말이 통하지 않는 한국인 여행자들과 캄보디아인 현지 주민들이 초등학교 화장실 건립 공사라는 큰 일을 함께 해낸 시간이었습니다.
2천 2백명의 손이 보태진 화장실 공사현장
트래블러스맵은 광주북부자원봉사센터 자원봉사자 19분과 작년에 이어 두번째로 캄보디아 반띠아이츠마 마을로 볼런투어(Volunteer + Tour)를 다녀왔습니다. 작년에 반띠아이츠마를 방문한 자원봉사자들은 낡은 초등학교 건물을 보수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뛰어놀다 삐죽 튀어나온 창틀에 다치지 않도록, 우리학교를 좀 더 예뻐할 수 있도록 자원봉사자들은 땀 흘리며 페인트 칠을 하고 창틀과 의자를 수리하며 학교를 좀 더 보기 좋고 안전하게 만들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반띠아이츠마 마을은?
캄보디아를 대표하는 앙코르 와트를 뒤로하고, 포장도로 2시간 + 비포장도로 2시간을 달리면 닿을 수 있는 마을입니다. 같은 이름의 12세기 사원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으로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습니다. 연세가 좀 있으신 분들에게는 어릴 때의 고향 마을을 떠올리게 하고, 청소년 여행자에게는 흙을 밟으며 마음껏 뛰어놀고 간혹가다 반딧불이를 만날 수 있게 하는 곳이지요. 주민들의 대부분은 농사를 짓거나 가까운 태국과 캄보디아 사이에서 물건을 사고 파는 일에 종사하고 있고요. 현재 트래블러스맵은 반띠아이츠마의 마을을 방문하여 홈스테이도 하고 캄보디아식 경운기인 코윤도 타며 마을 사람들과 삶을 만나러 가는 여행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반띠아이츠마 마을을 방문한 광주북구자원봉사센터의 활동가들은 아이들을 보자마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어울리기 시작합니다. 축구공 하나를 꺼내 운동장에 던져놓자 금세 선수단이 꾸려집니다. 활동가들을 마을까지 데려다준 기사님들도 고된 4시간 동안의 운전을 싹 잊어버린 듯 땀을 흘리며 운동장을 누빕니다. 한 켠에선 아이들의 환한 얼굴에 포인트가 될 가지각색, 다양한 그림의 페이스페인팅이 그려지고 활동가와 아이들은 서로의 얼굴을 보며 웃느라 바쁩니다.
이번 반띠아이츠마 마을 방문을 위해 트래블러스맵과 자원활동가들은 지난 1년동안 많은 준비를 했습니다. 광주 지역의 활동가들은 바자르를 열어 화장실 건립기금을 마련했고, 트래블러스맵은 꾸준히 여행자들을 반띠아이츠마 마을로 데려와 공정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여행자들이 지불한 경비 중 일부를 차곡차곡 적립해 왔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에는 약 140명의 여행자가 반띠아이츠마 마을을 방문했지요. 여기에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 2028명이나 되는 소액기부자들이 따뜻한 콩 나눔을 해주셨고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보탬에 드디어 반띠아이츠마 초등학교에 화장실이 지어지게 된 것입니다.
2028분이 콩을 기부해 주신 해피빈 모금함 내용 참조
▼ 함께하신 분들과 교복을 차려입은 반띠아이츠마 아이들.
자원봉사자 뿐만 아니라 동참한 마을 주민들도 모두 환한 미소가 등에 그려진 남색 티셔츠를 갖춰 입었습니다. ^-^
▼ 캄보디아 반띠아이츠마 마을 공동 화장실 건립은 조심스럽게 땅을 다지는 일부터 시작됩니다.
현장의 열정이 날씨와 맞물려 이마에는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합니다.
▼ 자원봉사자 분들은 화장실 기초공사부터 현지분들과 함께했습니다. 화장실터의 땅을 다지는 것부터 철골기둥 만들기 까지.
어찌나 신명나게 공사에 동참하시는지, 더운 날씨에도 깔깔깔~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은 현장이었습니다.
▼ 일하는 현지분들과 자원봉사자분들. 그리고 이 광경이 신기한지.. 넋 놓고 쳐다보는 반띠아이츠마의 귀여운 아이들.
▼ 화장실은 총 8칸으로 지어질 예정입니다. 4칸은 여아용, 나머지 4칸은 남아용으로 최종 완성될 예정입니다.
다만 초기에 계획했던 공사비용보다 모아진 금액이 조금 부족하기에 70% 완공률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 자갈과 시멘트 가루, 물을 섞고 개어 만든 시멘트를 나란히 서서 나르고 있습니다.
사람들 손에 손을 타고 이동되는 시멘트가 양동이에서 출렁출렁입니다~
▼ MAP-Cambodia(트래블러스맵이 캄보디아에서 현지 분과 함께 설립한 공정여행사)의 운전기사인 테오(오른쪽)도 바지 걷어붙이고 공사에 동참합니다.
쉬는 시간을 맞은 아이들은 자원활동가들 곁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알록달록한 풍선도 있고, 얼굴에 페이스 페인팅도 그려주고, 재미난 것들이 가득하니까요. 사실 아무런 도구 없이도 아이들은 놀잇거리를 참 잘 만들어냅니다. 자원활동가가 만들어준 풍선아트를 다시 이리 꼬고 저리 꼬아 다른 모양을 만들기도 하고, 어느새 맨팔 줄다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기도 합니다. 자원활동가가 벽돌을 옮기다가 수레에서 벽돌이 하나라도 톡 떨어질라치면 그것마저 즐거움으로 변환시키는 것이 아이들의 발랄함입니다.
화장실 건립공사에 지친 활동가들은 몇몇 아이들을 모아서 한국식 자치기를 알려줍니다. 떨어져 깨진 벽돌 조각이 자치기에 훌륭한 재료로 변신! 호기심 가득한 눈빛을 보이며 온 몸을 다해 설명해주는 활동가들을 지켜보더니 이내 알았다는듯 고개를 끄덕이고 훌륭한 자치기 선수가 됩니다. 겨우 운반한 벽돌조각이 떨어지기라도 하면 아쉬움의 탄성이 여기저기 터져나옵니다.
▼ 페이스페인팅 물감을 가져간 다른 활동가들은 쉬는 시간에 운동장으로 나온 학생들에게 재미난 그림을 그려줍니다.
사자 얼굴이 마음이 들지 않았던 한 학생의 울먹이는 얼굴 ^-^;
트래블러스맵만이었다면, 활동가와 여행자만이었다면, 지역민뿐이었다면 이루지 못했을 일이었습니다. 여행자와 지역민이 만나 마을에 정말 필요한 것을 찾아내고, 해결할 방법을 고민했기에 또 벽돌 나르고 씨멘트를 나르는 노동력을 보탰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화장실의 총 건립기간은 한달 반 정도 예상됩니다. 이번 방문에서 여행자들은 한달 반 정도의 여정에 탄탄한 기초가 될 땅을 다지고, 씨멘트를 붓고, 철골기둥을 세우고 돌아왔고요.
떠나는 날. 언제 다시 만날지 알 수 없어 더 커진 아쉬운 마음이 여행자들과 주민들 사이에 퍼집니다. 한 마디씩 배운 서로의 언어로 인사를 나눕니다. 다음에 찾아갈 때엔 깨끗한 화장실을 이용하고 있는 아이들의 환한 웃음을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P.S 저번 여행에 이어 열심히 멋진 사진을 찍어주신 차현동쌤. 감사드립니다!! 쉬는 시간에도 마을 시장을 누비며 가족사진을 찍고, 준비해간 프린터기로 인화해주던 현동 쌤의 열정은 오래도록 남을 거예요~!
[화장실 프로젝트 모금액]
1,070,200원(해피빈기부금) + 4,000,000원(광주북구자원봉사센터) + 1,364,800원(트래블러스맵 여행자 적립금) = 총 6,435,000원 1
트래블러스맵 여행자 적립금은 2012년 03월부터 2013년 02월까지 캄보디아 반띠아이츠마 마을을 다녀오신 여행자분들의 여행상품 적립금입니다.
[화장실 건립 사용내역]
1. 화장실 건축 및 내부시설비 - 시멘트, 페인팅, 물탱크, 철근, 변기, 지붕재료, 벽면시공 재료 등 = 총 7,442,138원
2. 화장실 건축 인건비 = 총 1,110,000원
[제안사항]
현재, 화장실 시공은 많은 분들의 도움 속에 공사를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완공을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금액이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부족한 금액을 모으기 위해 다시 한번 모금함을 오픈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완공을 위해 필요한 시공비용 = 총 사업비 8,552,138원 - 3개 단체 기부금 총액 6,435,000원 = 2,107,138원
- 트래블러스맵 여행자 적립금은 2012년 03월부터 2013년 02월까지 캄보디아 반띠아이츠마 마을을 다녀오신 여행자분들의 여행상품 적립금입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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