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트래블러스맵 소식/공지사항

[여행탐구생활] 한해의 마무리, 꼼지락여행을 기다리며

  



지난 5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에서 새롭게 여행과 놀토 프로그램이 접목된 주말문화여행 꼼지락을 트래블러스맵이 수행기관으로 하여 시작하게 되었다. 꼼지락 주말문화여행은 매월 첫째 주 토요일 부터 넷째주 토요일까지, 매주 토요일 3번의 실내 프로그램과 1번의 여행으로 구성되어있다. 참여대상도 다양하다. 초등학생과 그 보호자, 중학생과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틈틈이란, 각각의 문화예술과 여행을 접목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담당자를 의미한다. 시간과 시간, 사람과 사람 사이의 틈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오는 12월 마지막 주말, 그동안의 여행을 마무리 하는 1박 2일 캠프를 떠난다. 초등학생과 그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연극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연극 틈틈이 니모의 인터뷰를 통해, 그녀가 기다리는 것을 알아보자.
 


니모, 3가지 키워드로 자기소개 해주세요.
음… 예술가, 여행자, 지구인…?


니모에게 연극이란?
처음엔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었는데, 지금은 타인과 소통하는 매개체가 되었어요.


지금 하고 계신 일을 소개해주세요~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모니터를 바라보고 자판을 두드리며 이 글을 읽을 독자 분들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
직업으로 하는 일은 유아, 아동, 청소년 그리고 노인까지 다양한 분들을 만나서 연극놀이를 해오고 있어요. 이야기를 만들어서 공연을 하기도하고, 이야기를 듣고 공연을 하기도 하고, 이야기를 통해서 관객 혹은 참여자들을 만나고 있어요.
가장 좋아하는 일은 이야기를 만드는 창작 활동 이예요. 1인 극을 만들어서 카페나 극장에서 공연을 하기도 하고요. 엉뚱한 상상을 하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지 길을 걷다 보면 사물들이, 동물들이 이야기를 들려줘요. 귀만 기울이면 다 들리는 그런 이야기?


꼼지락에서 하고 계신 일을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연극으로 초등학년 고학년과 부모님을 만나서 함께 놀고 있어요.

틈틈이는 어떻게 하게 되셨나요?
 우주의 에너지로 인연이 닿아서 하게 되었어요. :)
연극놀이로 아이들을 많이 만나왔는데 부모님과 함께하고, 여행을 테마로 한다하니 완전 땡겼죠!

 


꼼지락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은? 혹은 재미있던 일은?
꼼지락에서 다양한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그 중 별명으로 짱구를 쓰는 친구가 있었는데  ADHD 때문에 약을 먹어야 하고, 약을 안 먹고 학교에 보내면 선생님이 싫어하신대요. 그런데 짱구는 약먹기 싫어해서 짱구 어머님인 쭈엔샤가 걱정하며 말씀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저희 수업 때는 약 먹이고 오셔도 됩니다. 즐겁게 노는 거니까요.’라고 말씀 드렸죠.
 그런 친구들을 많이 만나봐서 그 에너지를 누르려고 하면 더 힘들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하며 놀 수 있게 해주고 싶었어요. 그리고 아무리 아이가 산만하게 돌아다니고 행동하는 것 같아도 분명 그 아이 안에는 그 행동의 흐름이 있거든요. 그 흐름을 읽어주고 그 흐름으로 놀 수 있게 해주면 되겠다 싶었어요.
 그리고 두 번째 만남 때 쭈엔샤는 짱구에게 약을 먹이지 않고 왔어요. 쭈엔샤가 원래 짱구가 맨날 ‘싫어, 몰라’만 반복하고 적극적이지 않는데 이날 아침에는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안 간다는 말없이 잘 따라왔다는 거예요. 그것만으로도 쭈엔샤는 무척 기특해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그날 연극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어요. 조금 더 짱구의 말과 행동에 관심을 갖고 제가 반응을 했죠. “무궁화 꽃이 000합니다”라는 놀이가 있어요. 술래가 000의 동사를 말하면 그 동사를 몸으로 표현하는 거죠. 규칙을 지킬 생각을 안하고 자기 멋대로 행동하던 짱구였는데 기다려줬어요. 그랬더니 표현을 하는 거예요. 그런데 물론 짱구만의 방식대로요. 그 방식을 무시하지 않고 짱구는 이렇게 표현을 했다라고 행동을 읽어주었더니 더 열심히 더 재미나게 하더라구요. 평소에는 얌전히 있어라라고 지적받던 행동들이 존중을 받으니 짱구도 신이 났나봐요. 그 이후의 활동들에서도 마찬가지였어요. 언뜻 보면 방해하는 행동을 하거나 엉뚱한 행동을 하는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짱구의 안에서는 흐름이 있고 그 흐름을 충실히 타고 있었던 거죠. 그래서 상상과 변형 활동에서도 상상초월의 모습들을 보여주었어요. 물론 팀 작업에서 협동도 잘하였구요.
아주 사소한 거지만, 저에게는 이런 짱구의 모습들이 감동이었어요. 잘못된 행동으로 규정짓고 어떠한 틀에 들어오지 않으면 혼나던 아이가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존중받았을 때 변하는 모습들이 놀라웠거든요. 몇 번 만나지 않았는데도 짱구의 변하는 모습이 보이니깐 예뻐하지 않을 수가 없죠.

 


그럼 프로그램은 직접 기획하시는 건가요? 많은 참여자들이 즐거워하는 몸 여행을 기획하는 원동력은 뭐에요?
네.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죠. 하지만 참여자들을 만나면 많이 바뀌어요. 참여자 그룹마다 특색이 있거든요. 자기 표현하는데 적극적인 그룹에게는 도전거리를 더 주기도하고 부끄럼이 많고 소극적인 그룹과 수업을 하게 되면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프로그램을 추가하게 되죠. 특히 저학년까지 섞이면 현장에서 프로그램을 많이 수정하게 되요.
원동력은.....소통인 것 같아요. 참여자들이 즐거워하면 저도 같이 즐겁거든요. 서로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는 거죠. 참여자들이 평소에 안 쓰던 몸과 감각들을 써서 스스로 만들어내는 발견들을 보면 좋아요. 내가 이렇게 움직일 수도 있구나, 내가 이런 표현을 할 수도 있구나, 내가 이런 상상을 하다니! 이런 표정들이 보이거든요. 그럼 저도 같이 기뻐요. 특히 어머니, 아버지! 몸으로 사람을 만나고 몸을 쓴다는 건 참 행복한 일 같아요.

12월에 진행될 1박 2일 캠프에 진행될 프로그램의 독특성(?) 혹은 개성을 자랑 해주세요.
역시나 온 감각으로 만난다는 게 특징이겠죠. 부담 없이 자기를 표현하기도 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도 하는 거죠. 몸이 상상과 놀이를 만났을 때?
아, 그리고 또 하나! 정답이 없다는 것. 느끼는 대로!


니모에게 여행이란?
- 쉼.
- 발견.
- 위안.
- 기꺼이 하는 고생.


 이곳저곳 다녀본 곳 중에 가장 추천하는 혹은 가장 좋았던 여행지는?
 너무 많아요! 그 중 제일은 제 방 침대? ^-^
 국내에서는 장성에 있는 방울샘 마을이요. 제가 시골을 쫌 많이 다녔는데 이곳은 정말 동화책으로 들어간 듯한. 아담하고 조용한 마을 이예요. 바닥에서 방울방울 물이 솟아나서 천을 이루거든요. 그래서 마을에 흐르는 천을 보면 방울방울 계속 물방울이 올라와서 동심원을 만들어내요. 그리고 그 천이 집 앞을 흐르기 때문에 집집마다 집 앞에 예쁜 아담한 돌다리가 있어요. 전 그 돌다리들이 참 맘에 들더라고요. 그리고 300년이 넘은 보호수가 여러 그루가 있어요. 왠지 재미난 이야기가 숨어 있을 것 같은 그런 마을?
 국외에서는 프랑스에 있는 떼제 공동체를 추천합니다. 너무 좋아서 3번이나 다녀왔다는! 여름이면 6000명이 넘는 청소년, 청년들이 모여서 지내요. 겨울에는 300명? 일주일 단위로 머물 수 있는 이곳엔 직원이 없어요. 그런데도 6000명이 먹고 자고 기도하고 모든 게 해결되는 놀라운 공간이죠. 이곳에 머무시는 수사님들은 외부에서 기부금도 받지 않고 유산으로 받게 되는 재산들은 모두 사회에 환원하신대요. 수사님들이 만들어서 파는 포도주와 그릇들이 수입원의 전부이죠. 그러니 참 소박하겠죠? 가톨릭 수사님들의 작은 공동체에서 시작된 떼제 공동체는 지금은 화해와 평화의 장으로 종교와 상관없이 많은 분들이 쉬어가고 자기 안에 머물기 위해 찾는답니다. 주로 유럽 젊은이들이 많아요. 젊은이들을 위한 공간이여서 만 30세 이하에게는 정말 정말 싸답니다. 거의 식재료값 정도? 재미난 건 나라마다 내는 돈이 달라요. 우리나라는 두 번째 카테고리에 들어가기 때문에 숙식으로 하루에 5유로에서 8유로 사이에서 자기가 내고 싶은 만큼 내면 된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가장 힘들고 더러운 쓰레기장 청소를 담당하는 사람의 호칭은 President이구요. 화장실 청소 담당은 Queen이예요. 그리고 백인들은 소위 더러운 일을 많이 맡게 되고요. 아프리카나 남미에서 초청된 친구들은 사무일 같은 것을 보게 되죠. 우리가 사는 세상과 거꾸로 돌아가는 공동체라고나 할까요?

 


니모의 앞으로의 계획?
 내년 1년간은 저 스스로에게 안식년을 주고 싶어서요. 떠날 겁니다. 우하하하.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할지는 초등학생 장례희망처럼 일주일마다 바뀌고 있어요. 아프리카서 기린을 보며 멍때리고 있을지, 이탈리아에서 그림책을 그리고 있을지, 남미에서 춤을 추고 있을지, 스페인에서 길을 걷고 있을지, 제주도에서 놀멍 쉬멍 하고 있을지 저도 모르겠네요. 그래서 기대됩니다, 내년!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한마디~
- 비밀 하나 알려드릴게요. 저는 미래에서 왔어요. 지금이 너무 행복해서 한 번 더 느껴보려고 비싼 돈 주고 타임머신 타고 미래에서 왔어요. 다행인건 제가 미래에서 왔다는 것만 알뿐 제가 살아온 미래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거죠. 알 수 없는 미래인데, 다시 온걸 보면 분명 다시 살만하다는, 재미있다는 거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