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탐구생활] 눈으로 떠나는 세계 에코숙소

에코 ECO + 롯지 LODGE = 에코롯지 

에코롯지란 환경을 뜻하는 '에코'와 숙소를 뜻하는 '롯지'가 합쳐진 말로 환경친화적인 숙박시설을 말한다. 에코롯지와 연계된 에코투어는 현지의 자원을 절약하고 지역환경을 보호에 동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 지역사회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지역 주민에게는 일자리 제공이 되고 여행자의 숙박비용은 현지 경제의 중요한 수입원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에코롯지라는 단어를 포털사이트에 입력하면 외딴 곳 대자연에 둘러싸인 부담스럽도록 럭셔리하고 무섭게 비싼 고급리조트가 검색결과로 나오기 십상이다. 해외에서 '에코'숙소라고 불리우는 몇몇곳은 열대우림을 베어내거나 히말라야 산자락을 깍는 등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지어 놓은 다국적 기업의 리조트일 때도 있다. 이따금 특급 호텔이나 에고롯지들이 각종 관광기관이나 환경기관에서 선정하는 '친환경 숙소' 인증을 받았다고 주장하지만, 고작 욕실엔 '물과 전기를 아끼기 위해 수건을 다시 쓰시려면 랙에 걸어주세요'라는 싸인을 걸어놓곤 그 옆엔 일회용 샴푸와 비누들이 가지런히 놓여져 있고, 여름엔 춥고 겨울엔 더도록 냉난방을 펑펑 쓰는 식이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의미에서의 에코롯지는 대개 사용되는 에너지의 종류와 에너지 소비 형태 및 관리, 친환경적인 장소 선정과 건축재료의 사용, 쓰레기 발생의 최소화와 배출관리, 지속적인 환경수칙 및 법규의 존재여부와 실행, 친환경적인 음식 재료 선정과 구매활동, 이용객이 체험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프로그램의 여부 등의 조건이 요구된다. 에코롯지라는 수식어가 무분별하게 붙여지는 요즘, 네셔널 지오그래픽이 직접 에코롯지를 찾아나섰다. 네셔널 지오그래픽 팀이 직접 엄선한 세계의 에코롯지, 지금 만나러 가보자.

코스타 리카의 라파 리오스 (Lapa Rios) 에코롯지

왠지 친환경 숙소라고 하면 허름하고 검소해야 한다는 선입견이 있다. 하지만 코스타 리카의 라파 리오스 리조트는 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럭셔리 리조트 중 하나이고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에코롯지이다. 인피니티 수영장과 마사지 허트, 정글이 한눈에 보이는 데크까지 갖춘 이런 화려한 시설은 도데체 어떤 면에서 친환경적인 것일까? 약 4,050,000 평방미터의 열대우림 속에 지어진 라파 리오스 리조트의 16개의 초가지붕 방갈로는 건축단계에서부터 잡초하나도 손상시키지 않으려 지리적으로 심사숙고해서 지어진 곳이다. 또한 방갈로를 장식한 가구들은 모두 지역민들이 만든 대나무 가구이고, 리조트 내에 새용되는 전기는 태양열 발전기를 통해 제공한다. 

호텔에선 각종 열대과일과 해산물들이 식사로 준비되는데, 이를 위한 식재료료 또한 현지 로컬들과 거래하며 구입된다. 원한다면 지역의 동식물 전문가와 함께 오염되지 않은 자연을 즐기는 워킹투어를 요청 수 있다. 'Pigs, Twigs, and Garbage'라고 불리는 무료로 진행되는 친환경 투어도 있는데, 돼지들이 생산하는 생분해적 건축재와 바이오가스에 관한 교육도 놓치면 안될 요소이다. 홈페이지: www.laparios.com

인도네시아의 수카우 열대우림 롯지 (Sukau Rainforest Lodge)

동물과 모험을 좋아하는 여행가들에겐 보르네오에 위치한 수카우 열대우림 롯지를 추천한다. 키나바탕간 강에 위치한 수카우 열대우림 롯지는 이 지역에 처음으로 지어진 에코롯지이다. 우기와 건기에 따라 강의 수량의 차이가 커 이 지역은 차이가 뚜렷한 5가지 동물 서식지들과 밀접해있다. 롯지 주변을 산책하거나 녹색 배를 타고 쿠르즈 투어를 하다 보면 멸종위기에 처한 오랑우탄이나 프로보시스 원숭이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운이 좋으면 단체로 이동하는 코끼리떼를 지켜볼 수도 있다. 수카우 열대우림 롯지는 1995년부터 자체적인 에너지를 생산해왔다. 하루 중 12시간은 정부에서 제공하는 전기를 사용하고, 나머지 12시간은 인하우스 발전기를 사용한다. 저녁에 사용되는 나이트 램프들은 요리에 사용되고 남은 기름을 재활용하고 샤워를 위한 물은 태양열 히터로 가열된다. 롯지에서 사용되는 모든 물 또한 빗물을 정화시킨 물로 100% 자체생산 되고 있다. 80%의 직원들은 지역민인데, 대부분 처음엔 영어를 사용하지 못해 영어 교육에서부터 지속가능한 관광이나 환경보호에 관한 교육을 꾸준히 진행하며 관광인원을 발굴해 내고 있다. 홈페이지: www.sukau.com

스위스의 화이트포드 (Whitepod)

국제환경성과지수에서 늘 1, 2위를 다투는 스위스에는 어떤 에코 롯지가 있을까? 마치 제임스 본드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화이트포드의 이글루형 돔은 해발 1700m 높이의 스위스 알프스에 위치해있다. 화이트 포드에선 계절에 따라 무료로 하이킹과 마운틴 바이킹, 스노우 슈잉 같은 야외 활동을 즐길 수 있고 수업료를 지불하면 교육적 트렉킹, 알프스에서 나는 신선한 식재료로 만드는 트레일 쿠킹, 친환경 코스메틱스 클래스를 수강할 수 있다. 화이트포드에서 제공되는 음료와 식사는 로컬푸드로만 만들어지며, 제철 재료만을 사용해 식재료 생산과 운송에서 발생하는 탄소발생을 최소화한다. 주방과 청소를 위한 세제는 친환경적 생분해성 세제를 사용하고, 화장실에 배치된 아메니티들도 일회용이 아닌 재사용될 수 있는 오가닉 샴푸와 비누들을 쓴다. 또 주방과 화장실의 수도꼭지엔 물절약 장치가 설치되어 있고 롯지에서 사용되는 물은 현지지하수나 청정 알프스 눈을 녹여 사용한다. 사용된 물과 쓰레기는 모아져 가까운 현지 관리소로 따로 운반되 자연에 가해지는 홰손을 최소화한다. 홈페이지: www.whitepod.com

케냐의 일 뉴웨시 롯지 (Il Ngwesi Lodge)

케냐 지역사회의 현지 마사이 족이 운영하는 일 뉴웨시 놋지는 전세계적으로 Community Based Tourism의 모범사례로 사용되며, 영국의 윌리엄 왕자가 벌써 8번이나 찾은 에코롯지로 유명하다. 원래 사냥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부족민들은 밀렵이 불법화되자 관광업으로 전환하여 야생동물 투어와 전통문화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그들만의 문화를 이어가고 있다. 낮에는 빨간 슈카를 입은 마사이 족과 아프리카의 붉은 땅을 걸으며 자연에서 나는 약초를 배우며 그들의 의식과 풍습을 익힐 수 있고, 밤이 되면 데크 위서 쏟아질듯 빛나는 별들을 보며 잠들 수 있다.

일 뉴웨시 롯지를 운영하는 마사이족은 부족 사유의 부지 중 80%를 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따로 떼어놓고 건기에만 사용한다. 덕분에 우기엔 야생동물들이 마사이족의 땅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이동한다. 일 뉴웨시 롯지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학교를 짓고, 야생동물 보호를 위한 관리자 교육과 기계 구입, 그리고 마사이 문화보존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홈페이지: ilngwesi.com

그리스의 밀리아 마운틴 리트릿 (Milia Mountain Retreat)

 

그리스 크레타 섬의 밀리아 마운틴 리트릿 산 속 깊숙히 지어진 쓰러져가는 버려진17세기 시골집들을 이아코보스 초우로우나키스가 크리트의 지역활성화와 환경개조를 위한 친환경 숙박시설 겸 레스토랑으로 만들면서 문을 열었다. 롯지의 건물은 이미 있던 시골집들의 모습을 최대한 살려 주위 환경에 거의 손상을 주지않고 개조했다. 롯지의 준비 단계부터 환경보호를 우선사항으로 지정해 사냥을 법으로 금지시키고, 목양에도 규제를 늘려 식사에 사용되는 오가닉 식재료를 직접 재배할 수 있는 땅을 마련했다. 지금은 양, 닭, 돼지와 소를 키우는 작은 농장도 운영되고 있다. 롯지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는 오로지 그린 에너지 기술 (태양열 에너지와 신재생에너지)을 이용하는데, 덕분에 롯지 주변엔 전기 전선이나 워터 파이프를 찾아볼 수 없다. 롯지와 식당에서 발생하는 하수는 정수되어 주변 숲에 물과 유기비료로 재재사용된다. 현지인들이 직접 안내하는 워킹투어와 드라이빙 투어, 와인 시음과 요리 클래스를 들으며 그리스의 매력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