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미래] 공정여행의 현주소
[말로만 '착한여행' 외치는 대형여행사… 지역공동체 배려해야]
대형건물 들어서자 지역내 상권 무너져 현지인 수익 3% 안팎
현지마을에 30% 지불 진정한 공정여행에 지역공동체 살아나고 여행자도 변화돼
“관광지를 둘러보던 여행자들이 그 지역 원주민들에게 빵을 던지고 돌아가는 모습을 봤다. 한 여행사의 패키지 프로그램에 참여한 여행객이었다.”
최근 동남아시아 여행지에서 만난 현지 지역주민의 이야기다. 그는 “마을을 한 번 둘러보는 것으로 과연 지역 주민과의 충분한 교류가 가능할까. 빵 하나 건네는 것으로 과연 지역 주민에게 정당한 이익이 돌아갔을까”라며 국내 여행사가 내건 ‘착한 여행’에 의문을 제기했다. ‘착한 여행’이 국내에 도입된 건 5년 전. 관광산업의 그늘을 마주한 여행사들이 ‘공정여행’을 대안으로 제시하면서부터다. ‘공정여행(Fair Travel)’은 ‘공정무역(Fair Trade; 공정한 가격에 거래해 적정한 수익을 농가에 돌려주는 착한 소비)’에서 파생된 개념이다. 현지의 올바른 문화를 소비하고 그 이익이 정당하게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가도록 하자는 것. 오는 5월 12일, ‘세계 공정무역의 날’을 맞아 국내 공정여행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 모계사회 전통을 유지하고 있는 중국 차마고지 루구후 마을. 공정여행을 통해 사라졌던 지역 전통 축제가 되살아났다. / 국제민주연대 공정여행사업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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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 마을에 정당한 대가 지불해야
개발도상국 마을에 나무를 심거나, 주먹밥을 나눠주는 봉사활동도 현지 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뜻깊은 활동이다. 그러나 이는 봉사자의 자기 만족에 그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공정여행가들은 "관광 프로그램으로 여행 온 봉사자들이 많아질수록 현지 지역 주민들은 빈곤해지는, 아이러니한 광경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현지 주민이 운영하는 숙소와 식당을 이용하고, 이들에게 공정한 이익을 나누려는 작은 노력이 공정여행의 시작"이라고 조언했다.
여행자도 즐겁고, 지역 공동체도 살리는 공정여행을 기획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국내 공정여행 사회적기업 '트래블러스맵'은 아예 사회적기업과 연계해 공정여행을 진행하고 있다. 네팔 출신 여성들이 운영하는 트레킹 여행 전문 사회적기업 '스리 시스터즈(Three Sisters)'와 협력해, 히말라야 공정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것. 여행자들은 '스리 시스터즈'가 개발한 네팔 서부 트레킹을 이용하면서 현지인이 운영하는 식당과 숙소를 이용하고, 현지 소수부족에게 최소 30% 이상의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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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도 변화되는 공정여행
공정여행의 실천은 루구후 마을뿐 아니라 여행자도 변화시켰다. 이곳을 다녀간 여행자들이 자신들이 사는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공부해 자발적으로 공정여행을 실천하고 있는 것. (..중략..) 공정여행을 다녀온 이귀정(47)씨는 "이러한 국내 공정여행 모임이 벌써 울진, 경기도 등에서 10번 넘게 진행됐다"면서 "공정여행을 다녀온 뒤 대형마트보다는 작은 가게에서 물건을 사는 등 생활에 직접적인 변화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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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5/07/201205070151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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