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레이디경향 9월호 <원문보기>
트래블러스맵이 야심차게 매달 진행하고 있는 굴업도 에코여행에 다녀오신 홍현경 님의 여행후기네요.
홍현경씨 “자연과 소통한 진정한 의미의 공정여행 다녀왔어요” |
|||||||||
자연과 호흡하며 느린 걸음으로 만끽한 생태 체험 | |||||||||
왜 초호화 리조트가 있는 동남아 휴양지의 현지인들은 가난할까? 자연을 소비하는 것이 아닌 자연에 도움이 되는 여행은 없을까?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공정여행은 관광객들이 소비하는 이득을 현지인들에게 돌려주고 에너지 소비를 줄인다는 의미에서 착한여행 혹은 책임여행이라고도 불린다. 공정여행을 통해 올 여름 특별한 추억을 남긴 홍현경씨 가족을 만나봤다. 홍현경씨는 지난 7월 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 동우, 2학년인 딸 은우와 함께 1박 2일 동안 굴업도로 여행을 다녀왔다. 인천시 옹진군에 속하는 작은 섬 굴업도를 알게 된 건 공정여행에 관심을 가지면서부터다. “지난 5월에 중국으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어요. 전형적인 여행사 패키지 상품이었는데 정해진 일정대로 그냥 따라다니기만 하다 돌아왔죠. 아이들과 함께한 여행인데 허무하더라고요. 그래서 뭔가 더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게 없을까 고민하다가 여행협동조합이라는 곳을 알게 됐어요. 친환경적 의미의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여행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더라고요.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설계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경기만의 가장 서쪽에 위치한 굴업도는 화산 폭발로 형성된 섬이다. 깊은 수심과 기상의 일변화로 특이한 자연 생태환경을 이루고 있고 변화무쌍한 날씨에 다양한 동식물종이 서식하고 있어 아이들 생태 체험에도 좋은 곳이다. 아직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그만큼 생생한 자연을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곳이어서 가족 모두에게 좋은 경험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준비물은 물통과 개인 컵 외에 특별한 건 없었다. 쓰레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회용품 등 가져가서 버리고 올 만한 것은 챙기지 않았다. 1박 2일 짧은 기간이라도 아이들과 여행할 때면 이런저런 준비물들로 언제나 가방이 무거웠는데 필요한 건 현지에서 구하거나 빌려 쓸 수 있었기에 몸도 마음도 가볍게 떠났다. 비용은 어른 1인당 15만원, 아이는 13만원. 뱃삯과 숙식을 따져보니 실비가 9만원 정도 되는 듯했다. 그리 비싸지 않은 비용이었다. “인천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으로 덕적도까지 1시간 정도 가요. 덕적도에서 굴업도까지 작은 배로 1시간 정도 더 가고요. 아이들이 작은 배를 처음 타봤는데 신기해하며 좋아하더라고요. 그렇게 2시간 정도 배를 타고 도착했는데 풍경이 무척 아름다웠어요. 1박 2일 동안 우리의 숙식과 안내를 맡아주실 그곳 전 이장님께서 마중을 나와주셨어요.” 공정여행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가 현지인과의 교류다. 현지 주민의 안내를 받고 숙식을 함께하며 여행지를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현지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호텔이나 다른 숙박업소가 아닌 현지 주민의 집에서 민박을 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다. “마을 이장님 댁에서 숙식을 했어요. 굴업도 토박이이신 사모님께서 직접 체취한 산나물과 갯음식들로 음식을 만들어주셨는데 정말 맛있더라고요. 특히 아이들은 서울에 살며 바닷가 음식을 많이 먹어보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신선한 바닷가 음식들도 맛보고, 여러모로 새로운 경험이었죠.” 아이들에게도 커다란 의미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것은 공정여행의 중요한 수칙 중 하나. 가능하면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자동차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여행을 한다. 굴업도에서는 섬에 도착해 마을에 들어갈 때 트럭을 이용한 것을 빼고는 걸어 다녔다. “첫날 도착해서 점심을 먹고 목기미 해안으로 안내를 해주셨어요. 트레킹도 하고 큰머리 해수욕장에서 해수욕도 하고, 다음날엔 개머리언덕에 갔는데 초원이 그림처럼 펼쳐진 곳이에요. 정말 멋지더라고요. 특히 꽃사슴과 흑염소가 방목 상태에서 야생화(化)가 됐대요. 멀리서 보고 아이들만큼 저도 신기했어요. 서울에서는 볼 수 없는 야생화와 나무, 곤충도 많아서 아이들이 굉장히 좋아했죠.” 특히 곤충에 관심이 많은 동우에게 굴업도는 ‘천국’이었다고. 인터뷰 중 동우가 “손바닥만 한 메뚜기도 봤다”며 자랑을 한다. 호기심 많은 아이들은 굴업도의 지형과 동식물에 대한 생태 설명을 해주신 전 이장님과 대화를 나누며 금세 친해졌다. 아이들은 현지 주민들과 나눴던 친밀감에 요즘도 다시 굴업도에 가자고 조르는 중이다. 사실 처음 공정여행을 가기로 마음먹었을 때 부담스러운 면도 없지 않았다. 지켜야 할 몇 가지 수칙도 있었고 평소 익숙한 생활습관대로 하게 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다녀와보니 그러한 걱정은 기우였다. 자연과 현지 주민과 함께 호흡하며 나 혼자 편하고자 하는 이기심을 버리니 더 많은 것을 얻어올 수 있었다. “자동차도 못 타고 현지 민박을 한다고 하니 공정여행이라고 하면 불편할 거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저도 걱정을 했는데 오히려 굉장히 자유로웠어요. 가져간 게 많지 않으니까 쓰레기 발생할 일도 별로 없었고 그곳에 사는 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여행지에 대한 생생한 정보도 얻을 수 있었고요. 느리면 느린 대로 내 걸음에 맞춰 움직이다 보니 아이들도 맘껏 보고 즐길 수 있었어요. 단순히 소비하고 즐기는 일방적인 여행이 아닌 자연과 소통한 진정한 의미의 여행이었어요.” 홍현경씨 가족은 다시 한번 공정여행을 계획 중이다. 좋은 건 함께 나누어야 한다는 생각에 이번에는 친정식구들도 함께 갈 예정이다. 여행자의 책임을 생각하고 현지인들과의 관계를 고민하는 새로운 여행자의 탄생. 떠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즐겁다. 공정여행에서 기억해야 할 몇 가지 하나, 현지인이 운영하는 숙소나 홈스테이, 현지 가이드, 현지 음식 등을 이용해 여행 경비가 현지인과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한다. 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다. 가능하면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셋, 가급적 일회용품은 사용하지 않고 자연환경을 훼손하는 행위는 하지 않는다. 넷, 아동 노동이나 성매매, 동물 쇼, 코끼리 투어 등 현지인을 착취하거나 동물을 학대하는 행위는 일절 하지 않는다. 다섯, 지역의 산물을 직접 구매하거나 공정무역 제품을 구매한다. 여섯, 현지인과 여행자의 교류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출처/트래블러스맵(www.travelersmap.co.kr) ■글 / 이유진, 노정연 기자 ■사진 / 이성원, 강은호, 홍현경, 경향신문 포토뱅크 ■도움말 /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서울시청, 광주광역시청, 과천시청, 안산시청, 서울 강남구청 |
'여행정보 > 국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묵호항-울릉도-독도. 청춘의 섬, 울릉도 2박3일 여행기(1) (0) | 2010.11.03 |
---|---|
[테마가 있는 여행] 서울에서 여행자되기 (서울도보여행 삼종세트) (0) | 2010.09.20 |
[테마가 있는 여행] 지리산 둘레길을 걷는 세 가지 방법 (0) | 2010.09.06 |
굴업도의 8월 (1) | 2010.08.26 |
8월 방태산 휴양림과 곰배령 (0) | 2010.08.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