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트래블러스 맵과 함께 네팔 트레킹에 다녀오신 토마토님의 여행기를 싣습니다.
마흔의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 네팔 트레킹을 선택하신 토마토님의 여행이야기를 들어보세요~ ^-^
서른 여덟, 십이월 쯤에 곧 스물 아홉이 되는 한 동생이 내게 '아홉 수' 파티를 열자고 했다.
그때는 사실 서른 아홉에 대한 별 감흥이 없었다.
스물 아홉에 결혼을 하고, 정신 없이, 별 탈 없이 서른에 진입하였기에 마흔도 뭐 그러려니 했다.
근데 서른 아홉, 가을이 되자 내게 많은 변화가 왔다.
우선은 몸이 힘들어졌다.
정신력만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다, 는 그 동안의 내 생각은 이제 오만이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렇지만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껏 앞만 보고 달려왔던 내 인생을 한번쯤은 정돈하고 매듭짓고 싶었다.
그래서 히말라야를 가겠다 결심했다.
물론, 결심은 했지만 나는 여느때처럼 여행을 안 갈 핑계를 수십, 수백가지 찾고 있었다.
늘 투덜대지만 나를 붙잡고 주저앉히는 것은 외부에 있지 않고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을 깨달은 순간, 이 여행은 나의 '경계'를 넘어서는, 꼭 가야하는 미션이 되어버렸다.
구정에 떠난 여행, 나는 대한민국 여성으로서 '명절'의 경계를 넘고 싶었다.
겨울에 떠난 여행, 그것도 혹한의 히말라야, 추위를 많이 타는 나는 그 경계도 넘고 싶었다.
3200m 고산으로의 여행, 운동이라고는 숨쉬기 운동밖에 해본적 없는 나는 체력의 경계도 넘고 싶었다.
일주일이나 병원을 비우고 떠나는 여행, 하루라도 빠지면 큰일 날 것 같았던, 내 일터의 경계를 넘고 싶었다.
그렇게 떠났다.
마흔의 나에게 주는 선물
2010년 2월 12일-20일 히말라야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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