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트는 서울시자원봉사센터 블로그 'V세상'에 기고한 내용입니다
내 친구의 집은 반 파탕!!
- 트래블러스맵 어린이-청소년 스터디 투어 [내 생애 가장 특별한 방학: 라오스]
인기 TV 프로그램 때문인지 요즘 부쩍 라오스로 떠나는 한국 여행자들이 늘어났습니다. 멋들어진 자연경관과 여행하기 딱 좋은 날씨, 거기에 맛있는 음식들까지.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라오스의 가장 큰 매력은 순박하고 평화롭게 사는 ‘사람들’이랍니다.
여기, 1월 18일(일)부터 24일(토)까지 5박 7일 동안, 그 라오스 사람들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돌아온 10명의 친구들이 있습니다. 아직도 눈 감으면 라오스 생각이 난다는 친구들!
얼마나 좋았으면 한 달이 지난 지금도 저렇게 좋아하는 것일까요?
이 친구들의 라오스 스터디 투어 여행 이야기!
한번 같이 들어 보실래요?
빼어난 경관, 따뜻한 사람들의 마을 반 파탕
친구들이 라오스에 가게 된 계기는 참 단순했어요. 부산에서 어린이-청소년 인문학 강좌를 함께 들으며 커 온 이 친구들은 방학 마다 다른 문화를 배우러 떠나곤 했는데요, 이번에는 동남아, 그 중에서도 TV에 너무나 예쁘게 나왔던 라오스가 ‘궁금’했던 것이죠.
호텔에서 자고,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면 편하고 쉽게 라오스를 여행할 수 있었겠지만, 이 친구들이 선택한 것은 트래블러스맵의 공정여행 스터디 투어! 바쁜 친구들이 짧은 시간을 내서 여행을 가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기획자로서 친구들이 좀 더 생생한 라오스를 느끼고 오길 바랬어요. 똑 같은 여행을 하는 것은 재미없잖아요?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방 파탕에서의 홈스테이와 문화체험 프로그램이랍니다.
반 파탕 마을은요, 비엔티엔 주 북부의 도시 방비엥에서 1시간 정도 북쪽으로 달리면 나오는 마을입니다.
쏭 강 어귀에 자리잡은 반 파탕은 대부분의 가구가 농업이나 양식업에 종사하는 조용한 곳입니다.
마을 사진을 좀 보세요! 정말 아름답죠! ‘파탕’ 이라는 의미도 사진에 있는 저 절벽을 가리키는 것이랍니다.
우리 친구들은 사흘 동안 이곳에 머물면서 정말 많은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집에 가기 싫어요!
즐거워 보이나요? 사흘 동안 친구들은 반 파탕 초등학교 아이들과 축구도 하고, 얼음땡도 하고, 달리기도 하고, 줄넘기도 하고, 콩 주머니 피구도 하면서 정말 신나게 뛰어 놀았습니다.
매일 매일 있었던 소감 나누기에서 ‘아무도 빨리 무엇을 하라고 채근하지도 무엇을 해야 한다고 재촉하지도 않아서 너무 좋다’ ‘친구들과 오래오래 만나 놀고 싶다’ ‘여기에서 살고 싶다.’ 등등 새로운 친구들과의 만남에 진심으로 즐거워했습니다.
게다가 친구네 집에 초대 받아 가기도 하고, 반 파탕 초등학교 아이들이 라오스 간식을 직접 사서 한국 친구들에게 나눠주기도 하면서 오랜 동네 친구들처럼 같이 놀았지요.
처음에는 서로 말도 안통하고, 막연하게 ‘가난한 나라 친구들’로 생각해서 노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지만 말이 없어도, 눈인사/손짓만으로도 아무 편견 없이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10명의 친구들 모두 배울 수 있는 시간 이었죠. 나중에는 집에 돌아가야 한다고 아무리 얘기해도 노느라 정신이 없어 인솔자인 저를 엄청 애를 먹였답니다.
진짜 라오스를 만나다
친구들은 부녀회장님 댁, 마을 청년회장님 댁, 부녀회장님의 친척 댁에서 나눠 머물며 마을 사람들과 똑같이 생활했습니다.
대나무로 만든 그릇에 찰밥을 해서 간단한 반찬과 함께 먹는 식사. 게다가 손으로 먹으라니! 친구들은 처음에는 한국과 너무 다른 생활 방식에 당황했지만 이내 한그릇 두 그릇 뚝딱뚝딱 맛있게 먹었습니다.
나중에 휴게소에 가서 수저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친구들은 손으로 먹었다지요. ‘삐비, 진짜 라오스 식으로 먹어요! 우리처럼!’ 이러면서요. 지금도 라오스 가정에서 먹었던 그 밥이 너무 그리울 정도라네요.
사흘 동안 아무 걱정 없이 쉬고 놀고 먹고 자고 심심하면 옆집 개와 놀고, 지나가는 소를 따라 달려도 보고 맛있는 밥을 먹고 난 밤이면 밤하늘의 별을 보며 끊임없이 수다를 떠는 여유로운 사흘. 그 어떤 것보다 라오스가 친구들에게 준 선물이었습니다.
다시 돌아와 주렴 : 박시 세레모니
사흘간의 마을 일정을 끝내고 돌아가는 길, 반 파탕 마을에서는 귀한 손님을 떠나보내거나, 결혼 할 때, 새해를 맞이할 때 라오스에서 항상 열리는 박시 세레모니를 해 주셨어요. 떠나기 전 날에는 박시 세레모니에 쓰일 ‘막뱅’을 직접 만들어도 보았습니다. 바나나잎과 꽃으로 장식한 막뱅은 박시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죠.
마을 최고령 어르신께서 남은 여행길의 복을 빌어 주실 때 마다 마을 분들이 액운을 없애는 쌀을 던져 주시고, 마지막에는 모든 마을 분들이 나오셔서 막뱅에 걸려있던 실로 한 사람 한 사람 팔찌를 걸어주셨답니다. 작은 용돈과 과자와 함께 말이죠. 그리고 우리 친구들과 함께했던 홈스테이 가정 어른들께서는 친구들을 하나하나 안아 주시며 ‘어른이 되도 잊지 말고 찾아오너라!’ 하셨어요.
이제 친구들에게 반 파탕마을은 낯선 나라의 낯선 이름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정말로 나의 ‘친구’가 사는 마을이 된 것이죠.
다시 가고 싶은 곳, 라오스
그렇게 마을을 떠나 라오스 방비엥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카약킹도 하고 고대의 모습을 간직한 도시 루앙프라방과 라오스의 심장 비엔티안도 여행했지만 우리 친구들에게 라오스는 ‘반 파탕’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저와 같은 집에서 홈스테이를 한 친구가 잠들기 전에 그러더군요.
‘삐비 있잖아요. 나중에 부산에 돌아가서 공부하다가 너무 짜증나고 화도 날 때 이 마을을 떠 올리면, 친구들하고 우리 홈스테이 집 할머니하고 여기 강이랑 산이랑 별들이랑 막 떠올리면 기분이 막 좋아질 것 같아요. 그래서 진짜 좋아요. 다시 오고 싶어요!’
여행이 좋은 것은 새로운 곳에 가서 새로운 것들을 보고 듣는 것도 크겠지만. 나중에 떠올릴 때 큰 힘이 되기 때문일 겁니다. 10명의 우리 천방지축 친구들은 ‘진짜 라오스’를 만나면서 ‘진짜 여행’을 할 수 있었던 것이죠.
여유와 쉼이 있는 이 여행. 라오스의 맨 얼굴을 마음껏 볼 수 있는 이 여행.
다음에 한 번 더 갈까요? 내 친구의 집이 있는 그 곳, 반 파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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