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촌으로 가는 공정여행
[브랜드뉴스] 입력 2010.11.15 02:41대중교통 이용은 기본
지식보다 느낌을 담아가세요
서울 도심 한복판에 공정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생겼다. 한옥마을로 유명한 북촌이 그 곳이다. 공정여행은 현지 주민의 삶과 문화를 존중하고, 여행지의 경제 발전에 보탬이 되도록 비용을 지불하는 여행 방식이다. 배상원(서울 잠동초 4)군 가족과 함께 공정여행을 떠났다.
6일 오후 서울 안국역 2번 출구. 나들이 차림의 배군 가족은 “간만에 지하철을 탔다”며 들뜬 표정이다.
북촌 공정여행(cafe.naver.com/riceterrace)을 진행하는 공감만세 고두환 대표는 “편하게 여행하기 위해 자가용을 타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늘어난다”며 “발이 아프고 몸이 불편한 경험을 통해 배려와 존중을 배우는 것이 공정여행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안국역에서 가회동 31번지까지는 걸어서 약 20분 정도가 걸린다. 꼬불꼬불한 오르막이 계속돼 숨이 차지만 주변 경치가 신기하기만 한 배군은 질문공세를 펼치느라 힘든 줄도 모른다. “엄마, 이 한옥에 사람들이 진짜 살아요?” “아빠! 여기 1박 2일에 나왔던 곳이죠?” 1일 가이드를 맡은 고 대표가 답을 해줬다. “북촌이 TV에 소개된 후 여기 사는 사람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어요. 관광객들이 시끄럽게 떠들고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려서죠. 여기 사는 분들에게는 일상 공간이니 관광객이 조심해야 해요.”
공정여행의 첫 번째 키워드가 ‘불편’이라면 두 번째 키워드는 ‘소통’이다. 고 대표는 “유명한 건축물 앞에서 사진만 찍고 오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며 배군 가족을 동양문화박물관으로 안내했다. 권영두 관장이 북촌의 모습이 지금에 이르기까지 어떤 역사를 거쳤는지 알려줬다. 그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북촌은 현재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라며 “진정한 글로벌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의 뿌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물관의 예술 공방과 한옥 서당에서는 누구나 ‘붓글씨로 좌우명 쓰기’ ‘티셔츠 또는 부채에 민화 그리기’를 할 수 있다. 권 관장은 배드민턴 선수가 꿈인 배군에게 ‘ 非敵也 敵乃亂焉(건비적야 적내란언)’이란 좌우명을 지어줬다. “곤경은 적이 아니다. 진짜 적은 어지러운 내 마음이다.” 뜻풀이를 들은 배군은 “액자에 넣어 책상 위에 걸어둘 것”이라며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내려오는 길에는 별궁 길을 걸으며 윤보선 전(前)대통령의 가옥을 둘러봤다. 고 대표가 현대사를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배군은 길가에서 파는 ‘뻥튀기’에 눈이 팔려 있다. 그래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공정여행에선 지식보다 느낌을 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정도 느슨하게 짠다. 자녀의 관심사와 컨디션에 따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사전공부를 너무 철저하게 하고 올 필요도 없다.
단, 현장의 살아있는 지식을 받아들일 열린 마음가짐은 필수다. 평소에 먹어보지 않았던 음식을 먹고 집에선 하지 않았던 일을 직접 체험하면 새로운 방향을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 대표는 “여행지에서 발견한 연구주제를 확장시켜 보고서를 써보거나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을 인터뷰해 여행신문을 작성해보는 사후활동을 병행하라”고 주문했다.
[사진설명] 동양문화박물관 권영두 관장이 배상원군에게 좌우명을 적어서 건네주고 있다.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사진=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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