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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아시아

'신들의 도시, 앙코르' 캄보디아 공정여행 3일차_100920


트래블러스맵의 캄보디아 여행상품의 핵심, 반띠아이 츠마 가는 날, 마을 아이들에게 줄 빵은 번이 미리 사왔고, 음료수와 물건 등을 사기 위해 도매상으로 갔다.(1회성 지원이 의미가 있을까? 고민 되었다. 하지만 한번의 기회도 없는 아이들에게 최소의 기회라도 주는게 어디냐는 어떤 분의 충고를 따르기로 했다) 코이가 주문을 하며 음료수와 과자, 풍선 등을 샀다. 과자는 뭔 용도냐고 물었더니 씨익 웃으며 나중에 안단다. 6월 출장 때 마을 청년 sopheng(행복)과 ponlock(작은 잎)에게 “I'll be back"하겠다 했는데, 8월 여행이 참가자 미달로 무산되면서 그들과 연락시 뭐라 말하기 어려웠다. 씨엠립에서 시소폰까지는 태국으로 넘어가는 포장도로 1시간 반, 시소폰에서 반띠아이 츠마는 비포장길로 1시간 반을 달린다. 시소폰에서 출발하며 코이가 우기라 길 상태가 안좋다, 보트 타는 느낌이라며, 익스트림하단다. 비포장길에 접어들었지만 그렇게 길상태가 나쁘지 않아서 이정도 가지고 호들갑이지 싶었는데, 오호호~ 배가 풍랑을 제대로 만나 너울댄다. 1시간 반이 아니라 무려 4시간이 걸려 도착한 반띠아이 츠마, 지난번에 왔던 곳이라 눈에 익은데다 sopheng과 ponlock을 만나니 반가움을 더한다. 남들이 보면 오랜 기간 만나온 사이인 줄 알 정도로. ㅎㅎ

 

CBT(Community-Based Ecotourism, 공정여행사 트래블러스맵이 캄보디아 여행상품을 개발하며 중점을 둔 부분으로 여행이 마을 전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실행하고 있는 캄보디아 관광네트워크) 사무소 옆 식당에서 점심식사. 개별 여행자, 유적보전과 마을 지원을 위해 파견나온 백인들 외에 10명의 외지인이 마을에 들어온 경우가 거의 없단다. 지난번 출장때 sopheng에게 우리 먹는 동안 주변에 서있으면 불편하니 같이 먹자고 얘기했는데도, 손님맞이는 그런게 아닌지 밥 먹는 내내 우리 주변에 대기하며 필요한 게 뭔지 챙겨준다. 맛난 점심을 먹고 준비해온 구충약과 빵, 음료수 그리고 참가자들이 가져온 물건 등을 나눠줄 초등학교로 갔다. 큰 나무 밑에 학생들이 줄 서있다.(앗! 이런 걸 원한 게 아닌데), 외부손님이 왔다고 나름 준비한 것 같은데 가져온 물품도 빈약한데다, 우리 정서와 맞진 않지만 현장에서 더 이상 머뭇거릴 순 없다.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코이가 준비한 2인 1조로 풍선 터트리기, 풍선 터지는 소리에 다들 어찌나 놀라고 좋아하는지,(아~ 이거였구나. 도매상에서 산 풍선과 과자의 용도!) 달라서 불편하지만 참 맑고, 따뜻하다. 아이들에게 구충약 먹으면 빵과 음료수를 준다고 설명하고, 차례로 아이들에게 구충약을 씹어 먹게 하는데, 온갖 인상을 구기며 씹는 아이들, 정말 건강하자!


    마을 초등학교 아이들과 함께 


뒤이어 온갖 빛깔의 가는 실로 실크천을 짜고 있는 실크센터, 자야바르만 7세 때 만든 반띠아이 츠마 사원 방문 후 우리가 묵게 될 홈스테이로 이동. 마을의 홈스테이 가구는 6집으로 자원봉사로 참가하는데, 이번엔 3집이 가능했고, 작은 마을 여럿이 모여있는 지역이라 홈스테이 집과 집 사이가 제법 떨어져있다. 갖자 짐을 풀고 휴식을 취한 후 사원 야외에서 크메르 전통음악 연주를 감상하며 저녁식사를 먹기로 했다. ponlock이 먹구름이 낀 하늘을 가르키며 우기라 비가 올 것 같다며, CBT사무소에서 해야겠단다. 아쉽지만 천재지변을 어쩌겠는가? 다행히 비가 내리지 않는다. 여기서도 아치는 럭키 가이! 관솔불처럼 그을음을 내뿜는 희미한 불빛 외에 달빛만 있는 완전 캄캄한 사원에는 풀벌레 소리만 한가득 들리고, 하늘엔 달무리가 졌는데, 처음 들어보는 크메르 전통음악 연주와 맛난 저녁, 참 기분 좋은 밤이다. 돌아오는 길에 만난 반딧불, 혼자 빛을 내다 스르르 사라진다. 어디로 갔을까?



홈스테이에 도착하니 가족 전원이 1층 평상과 해먹에서 밧데리 전원을 이용한 TV로 한국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다. 고등학교 교사인 30 중반의 큰아들이 유창한 영어로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 이름이 뭐냐? 캄보디아에서 유명한데 한국에서도 유명하냐고 묻는데 내가 알아본 사람은 선우용녀 한 명 뿐이다. 앞으로 일일드라마도 간간이 봐야겠다. 짧은 영어로 우리가 홈스테이하면 마을에 도움이 되냐? 반띠아이 츠마 지역 1일평균 수입이 1달러 정도이니 도움은 된다는데 조금 탐탁치 않아 하는 것 같다. 천 년 전 당신들이 만든 엄청난 문명과 관개수로시설을 봤다. 현재는 왜 이렇냐? 프랑스 식민지, 미국의 경제 제재와 폭격, 길고 아팠던 내전, 현재의 정치상황 등 이정도인 것도 그나마 다행이고, 앞으로 나아질꺼란다. 1950년대 우리에게 식량원조를 해줬던 캄보디아, 이 비옥한 땅에서 무엇인들 못할까? 시간이 걸릴 뿐!



얼핏보면 공주님 침대처럼 레이스 장식이 내려진 것 같은 더블침대 전체에 드리워진 모기장, 쇠창살 바깥으로 보이는 컴컴한 하늘, 늑대 울음소리를 내는 개 짖는 소리에 뒤척이다 얼핏 잠이 들었는데, 함석지붕을 때리는 소리에 눈을 번쩍 떴다. 아~ 요란한 빗소리, 우기에는 하루에도 몇 번 순간적으로 쏟아지는구나. 그리곤 다시 까무룩~


    이층 창문은 유리는 없는 나무 덧문인데 쇠창살이다.

    화장실에는 촛불이 타탁타탁 소리를 내며 어둑한 실내를 비춘다.

    홈스테이 가정의 전경(2층에 방이 2개인줄 알았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4개의 방이 있었다)

    물이 흔하지만 물이 귀한 캄보디아, 빗물을 모아 식수로, 씻고, 화장실용으로사용한다.



글. 아치 @yangac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