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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해외여행, 이젠 책임여행을 해야 한다


해외여행, 이젠 책임여행을 해야 한다  (인천신문 2010.10.4)
이돈재 용인대학교 관광학과 교수


최장 9일간의 추석 연휴를 이용하여 해외 여행을 떠난 자가 약 30만명이 된다한다. 이 숫자는 일년 중 해외여행의 최대 성수기인 8월에 해외여행을 떠난 자의 일별 합계와 엇비슷하다. 명절과 연휴를 이용하여 해외로 떠나는 국민들이 많아 졌다는 의미만큼 관광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바뀌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불과 몇해전까지 여행의 성수기인 7,8월이 돌아오면 인천국제공항이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으로 붐벼 무질서한 장소로 변해간다고 하거나 경상수지 적자의 주범이 해외여행지출이라는 식으로 언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과연 부정적인 면만 있을까하고 생각해 왔다. 우리나라 해외여행객의 최고치는 지난 2007년의 1,332만명이였고 일본은 2000년의 1,782만명이였다. 일본은 우리나라 보다 2.5배 많은 인구를 갖고 있으며 1인당 GDP(2009년 기준)도 우리나라의 $17,074의 2.3배에 달한다. 일본의 기준으로 본다면 우리나라의 해외여행경험율이 높아 언뜻 생각하면 우리 처지에 불필요한 소비를 지나치게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해외여행을 통해 국민들의 정신적인 만족감과 자부심 그리고 삶의 활력을 찾아 각자 맡은 생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긍정의 효과도 있다. 더군다나 여행중에 보고 듣는 문화를 통해 다문화를 이해하게되고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한다. 지구촌시대에서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의 문화를 이해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에게는 더없이 중요한 덕목이다. 과거 해외여행이 자유화된 이후 우리나라 국민에게 따라다녔던 소위 어글리 코리안의 행태는 반드시 겪여야할 과정이였다. 만약 해외여행이 2000년이후에 이루어 졌다면 우리는 지금 어글리 코리안의 함정에 빠져있을 것이다. 해외여행이 시행된지 12년 동안 우리국민이 얼마나 많이 변했는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 변화를 조목조목 열거하기란 쉽지 않지만 자의식의 발전적 변화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기 정체성에 대한 자부심은 지금의 대한민국을 이루는 초석이 됐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국민 개개인의 해외생활의 경험은 향후 상당한 폭발력으로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나아가게 하는 핵심동력이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해외여행에 대한 국민들의 태도부터가 변해야 한다.

그 변화는 여행하는 방법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된다. 여행전 방문국가의 문화적인 배경과 역사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은 대한민국인을 더 이상 어글리 코리안이라고 부르지 않게 할 것이다. 상대방의 언어로 인사하는 것부터 현지 주민이 운영하는 음식점을 이용하고 법과 질서를 존중하는 일부터 시작해 보자. 이런 점은 기본적인 여행매너라 생각할 수 있다. 우리와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이상한 것이 아니라 다르기 때문에 존중하여야 한다는 것으로 생각할 때 진정성이 생긴다. 관광객의 소비가 현지주민의 수입으로 직결될 수 있도록 하고 현지 지역의 생명과 자연환경을 존중하자. 일회용품을 최대한 아껴 사용하고 전기와 물의 사용을 절제하고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으며 퇴폐 및 동식물을 이용하는 관광객에게 돈 버는 장소의 출입을 삼가는 것을 실천해 보자.

현지인과 소통하려고 애쓰고 고마움과 미안함을 표현하는 것 또한 실천하기 쉬운 여행하는 방법이다. 현지의 문화와 환경을 존중하고 인간적인 소통노력이야 말로 관광객이 지켜야할 상식적인 덕목이다. 이제부터라도 기본에 충실한 해외여행객이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이 천만명이상이 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 나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관광에 있어서도 상호주의는 존재한다. 문제는 상호주의의 내용에 있다. 여행하는 방법, 관광하는 방법의 변화를 통해 현지문화와 현지인과의 진정한 이해와 대화를 추구한다면 저절로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은 증가할 것이며 그들에게 진정한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전파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의 내용은 요즈음 관광업계에서 떠오르고 있는 책임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설명한 것이다. 그러나 굳이 책임여행이라는 용어를 생각하기 보다는 의당 지켜야 할 당연한 행동규범이라 생각하고 ‘착한여행’을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