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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아시아

트레킹 다섯째날: 고라파니-푼힐(3210M)-힐레(1960M) _네팔 트레킹 (6)


새벽 다섯시 일어나 어두운 눈길을 후레쉬 하나에 의지해 산길을 오른다.

일출을 보려고 서두르는 사람들 사이에 끼어 내 속도를 지키지 못하다보니 금방 숨이 헉헉 차 오른다.

자꾸 처지는 발걸음, 너무 힘들다.

기타에게 물어보니 이제 반쯤 왔단다.

근데 벌써 산이 밝아온다.

여기까지 와서 푼힐 일출을 못보는게 아닌가.. 걱정되기도, 뭐 할 수 없지.. 하는 체념도..

못가는 것보다는 꾸준히 가자 싶어서 그냥 천천히 올라갔다.

먼저 올라간 일행들이 반겨준다. 아직 해는 안떴단다.



 

 

내 인생 최고의 높이에 서 있다. 여기까지 무사히 올라온 것만해도 감지덕지다.


 

 

산 너머에서 해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그 붉은 빛이 너무 황홀하다.

 

 

내 인생에서 히말라야의 일출을 볼 줄이야.

마지막 고비가 있었지만 그래서 더 감격적인 순간이다.

 

일출을 보고 하산하는 길은 몸도 마음도 가볍다.

어디서나 가장 밝고 신나는 우리 포터들은 즐겁게 눈놀이 중^^

 

 

본격적으로 하산 하는 길, 아쉬움도 있지만 이제서야 즐길 수 있는 여유도 생긴다.

놀며, 쉬며, 즐기며.. 진짜 소풍같은 트레킹을 했다.

 

 

쉬는 시간엔 풍류도 빠질 수 없지.

늘 해피한 비수누 아저씨에게 네팔춤 배우기.

 

내려가는 길에는 푼힐트레킹 코스에서 악명높은 공포의 3,400 계단이 있다.

끝없는 계단, 우리는 3,400이 아니라 아마도 3만 4천일거라고 우기며, 이 길을 내려가서 다행이지 올라갔더라면 어쩔뻔했나..

하며 오늘의 숙소 힐레에 도착했다.

 

 

오늘의 숙소는 계단식 논이 넓게 펼쳐진 작은 마을이었다.

 

공정여행을 온몸으로 실천하고자 하는 우리..^^

오늘의 미션은 달밧 손으로 먹기

기타에게 방법을 알려달라고 해서 손으로 먹는데 음.. 손 맛이 괜찮은데.

마지막에 약간 비위가 상하긴 했으나 우리를 보고 깔깔대고 웃는 네팔친구들을 보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 저녁엔 네팔친구들과의 마지막 밤, 쫑파티를 하기로 했다.

밑에서 '랫섬 피리리'를 연습하는 것 같아 우리도 공연을 준비했다.

'개구리 송'과 율동을..ㅎㅎ

 

저녁을 먹고 식당옆 작은 공간에서 쫑파티가 시작되었다.

우린 그냥 인사나 하고 이야기나누는 자리라 생각했는데 정말 '댄스 파티'다.

'심시메 빠니'라는 네팔 전통 노래에 맞춰 네팔 포크댄스가 시작되었다.

아무도 안빼고, 얌전했던 수수마, 숨니마까지 신나게 노는것 보니 이들이 원래 풍류를 즐기는 민족인가보다.

심지어는 식당 주인 아줌마와 딸도 댄스에 합류했다.

 

한국에서라면 절대 이렇게 못논다.

중년의 아줌마, 나름 사회적 지위도 있고 ㅎㅎ, 또 별로 노는걸 좋아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너무 신나는 시간을 보냈다.

헤어지는 것이 아쉬어 결국은 눈물을 보였지만..

                                                         <힐레에서의 댄스파티 동영상 보러가기>

아쉬움 속에 산속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