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마리 토끼잡기, 금단재 쿠킹앤힐링 :::
글 : 로드스꼴라 미아
난 원래 한 가지만 집중해서 못 하는 성격이다. 밥을 먹으면서 꼭 신문을 읽거나 책을 읽고 화장실에 들어갈 때도 (외우지도 않으면서) 꼭 영단어 책 들고 들어간다. 여행을 갈 때고 기어이 (하지도 않을) 학원 숙제를 들고 가고 친구를 만나면 (평소에는 읽지도 않는) 만화책을 보면서 얘기한다. 학교 다닐 때는 영어 시간에 괜히 혼자 수학 공식 외우고 수학 시간에 일본어 공부하는, ‘꼭 공부 못하는 것들이 하는 짓’도 많이 했다. 그건 내가 쓸데없는 욕심이 많기 때문이다.
이번 금단재 쿠킹앤힐링 여행의 부제는 ‘요리, 여행을 만나다’이다. 여행만 하는 게 아니라 덤으로 요리까지 배운다. 난 요리하는 걸 싫어하지만, 금단재로 여행을 떠났다. 나의 버릴 수 없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대한 집착 때문에.
금단재는 괴산 속리산 자락에 위치해 있는데, 면소재지에서도 차로 20분을 더 달려야 나온다. 그래서 인적이 드물다. 꽉꽉 막히던 차가 차츰차츰 줄어들다가 앞뒤로 자동차가 하나도 보이지 않을 때 정도가 되면 아, 금단재에 다 와 가구나, 생각하면 된다.
금단재 여행엔 캡틴이 있다. 혜각 스님이다. 음식 솜씨는 물론이요 반짝반짝 창의성까지 겸비하신 분이라 옆에 붙어만 있어도 얻어듣는 것도 얻어 먹는 것도 많다. 2박 3일 참가자를 위해서 특식으로 애호박 쌈쌈 만두와 닭가슴살고추물김치 레시피도 직접 전수해 주셨다. 그 행운을 누린 자매님은 노련한 솜씨로 금방 스님의 손짓을 따라잡았다.
이번 여행의 메인 요리는 만두와 조청이었다. 조청은 눌어붙지 않게 가마솥을 지키고 서서 저어주는 게 생명이라 조금은 고독한 작업이었다. 하지만 만두는, 그 옛날 외갓집 풍경처럼, 사랑방에 둘러앉아 하하호호 웃음꽃 피우며 만드는라 힘든지도 몰랐다.
“시댁 가서 만두 빚으라 하면 입 쭉 나와서 할 텐데, 여기선 내 돈 내고 해도 즐겁네.”
만두를 빚던 사람들이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미리 준비해둔 천 개의 만두피가 동났다. 금단재 마당에는 천 개의 만두가 찬 바람을 맞으며 말랐다. 만두를 40개씩 포장하고 어제 열심히 저어 만든 조청도 병에 담아 하나씩 이름을 썼다. 점심을 먹고 짐을 싸서 사랑방으로 모였다. 이름이 쓰인 만두와 조청과 4색 떡을 챙겨드는데 눈이 나렸다. 조금 더 금단재를 떠나는 발길들이 빨라졌다. 가장 마지막으로 금단재를 떠나면서 이은희씨가 말했다.
“꼭 친정 집 온 거 같네. 양 손에 이리 바리바리 싸들고 가니, 호호.”
금단재에서 참가자분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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