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안식처라는 의미의 항구도시이자
탄자니아의 실질적인 수도 '다르에살람'에 도착했다.
바닷가의 캠핑장은 탁 트인 바다가 시야를 채우고
멀리서 불어오는 바람에 가슴이 벅차다
항구도시 다르에살람에 도착하다
비릿한 냄새가 난다. 코끝에 남아있는 세렝게티의 흙냄새를 밀어내는 바다 냄새. 탄자니아의 실질적인 수도이자 항구도시인 다르에살람 도착이다. 여느 대도시의 높은 빌딩을 가로로 뉜 듯 넓게 퍼진 상업지역, 그 안이 사람들로 가득하다. 넓은 초원과 띄엄띄엄 만나는 동물들에 그새 익숙해졌는지 그 모습이 꽤 번잡스러워 보인다. 시선을 조금 더 먼 곳으로 옮기니 건물들 틈사이로 바다가 보인다.
다르에살람(dar es salam)은 ‘평화로운 안식처’라는 의미의 아랍어 ‘다르살람’에서 나온 이름인데, 그 이름처럼 도시의 곳곳에서 아랍의 문화를 느낄 수 있다. 사원들도 있고, 히잡을 착용한 여성들도 볼 수 있다. 아랍풍의 식당도 제법 보였다. 그새 트럭은 바닷가를 달린다. 창밖으로 갓 잡은 고기를 판매하는 어시장이 활기있어 보인다. 잠시 후 우리가 도착한 곳은 바닷가의 캠핑장. 탁 트인 바다가 시야를 채우고, 멀리서 불어오는 바람에 가슴이 벅차다. 모래위에 텐트를 급하게 친다. 바다로 뛰어들기 위한 탈의실이 필요하니까. 배낭 바닥에 갈려있는 수영복 찾으려 꺼내놓은 소지품들로 텐트 안에 어지럽다. 빠르게 수영복을 입고, 허리끈은 내달리면서 맨다. 팍팍팍. 맨발이 모래사장에 파묻히는 느낌이 부드럽고 신난다.
다르에살람 바닷가에서의 물놀이
파도가 엄청났다. 바람이 쌨던 것도, 날이 빨리 어둑해 진 것도 같은 이유에서겠다. 그 높은 파도에 몸을 던졌다. 파도와 내 몸이 부딪힐 때의 파열음과 저항감에 마음이 정말 후련했다. 두 번의 기습적인 비로 인한 마음의 얼룩을 그 바다에 지워버리려 따지듯이 바다에 덤벼든 것인지도 모르겠다. 가장 큰 발성으로 소리 지르며 몸을 던졌고, 몸이 고꾸라져 물속에서 방향감각을 잃고 잠시 헤매기도 했다. 그럴 때 짠 바닷물이 코로 들어와서 잠시 멈추려하지만 다음 파도가 또 나를 덮친다. 질세라 나도 다시 한 번 몸을 던진다. 그 때, 바람소리에 섞여 귀에 어떤 멜로디가 들렸다. 잊지 말아야지, 잊지 말아야지 하며 몸을 던지고, 그 음들에 내 함성소리를 덧입혔다.
얼마쯤 놀았을까. 해는 점점 어두워지고, 바다에 몸을 담그고 있던 사람들도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 피부에 닿을 때 미끄럽기만 하던 바닷물이 조금 차게 느껴졌다. 바다도 쉴 때가 된 것 같았다. 잠들기 전 바다 속에서 만들었던 멜로디를 다시 한 번 떠올린다. 짐을 너무 어질러놔서 녹음기를 찾지 못하겠다. 잊으면 안 되는데, 잊지 말아야지 하며 잠에 든다.
파도타기
몰아치는 저 하얀 포말이 표류하는 날 집어 삼키네
허나 그런 난 굴하지 않고 짙은 파도에 몸을 던지네
떠올라.
나는 악보를 볼 줄 모르고, 작곡을 따로 배운 적이 없다. 그냥 내가 느끼는 기분에 맞는 배경음악이 귓가에 맴돌고 그것들이 더해져서 노래로 만들어진다. 아프리카를 여행하면서 계속 물과의 인연이 이어진다. 트럭여행의 손 씻기와 식기세척이 준 교훈, 갑작스런 비로 인한 마음의 상처, 높은 파도에 대들 듯 뛰어들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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