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풀 썸네일형 리스트형 [곰배령 이야기] 내 이름은 ‘개망초(開望草)’입니다. 당신은 나의 이름을 알고 있나요? 길 모퉁이 척박한 땅, 하늘 아래 너른 들판 가리지 않고 피어나니 아마도 한번쯤은 마주하였을테지요. 사람들은 나를 계란꽃이라고 부르지만, 나의 원래 이름은 ‘개망초’에요. 차라리 내 이름이 ‘계란꽃’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어요. 고운 내 모습과 ‘개망초’라는 이름은 별로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거든요. 나는 한국의 토종 아이처럼 생겼지만 북아메리카, 먼 곳에서 왔답니다. 내가 한국에 퍼지기 시작한 때가 조선 말 을사조약 무렵이었어요. 아마 그 시기에 내가 많이 퍼지자 사람들은 나라를 망하게 하는 풀이란 뜻으로 ‘망초(亡草)’라 부른 모양이에요. 게다가 나는 워낙에 번식력도 좋은 아이거든요. 그런데 ‘개’란 접두사는 일반적으로 ‘보다 못함’ 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