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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처음 만난 그 곳, 청산도.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6. 1. 17:44
아름답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진부하다.
호도협처럼 산등성과 다랭이논들이 웅장하지 않다.
청산도 그 곳 안에 폭 안겨 버리면 그저 좋다.
뜨거운 햇발을 받아도
우직스럽게 내리는 비가 와도, 살랑거리는 비가 와도
천하장사를 쓰러 뜨릴만한 바람이 온 몸에 감겨도
그저, 청산도가 좋다.
4월이면 청보리, 맥주보리, 마늘, 파 밭들로 인해서 섬 자체가 연두와 초록이다.
진정한 연두의 의미를 알 수 있는 기분이다. 누군가 진정한 연두란? 이라고 물어봤다.
뚜렷하게 정의할 수는 없지만, 가벼워 보이지 않고,
고집스러워 보이지는 않는 초록 계열의 색을 띄고 있는 연두의 자태를 느낄 수 있다는 의미이다.
바다에서 물안개가 피어 오르고
산들이 흐릿한 구름들을 안고 있는
청산도 이른 아침, 길을 걸으며
5월의 청산도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