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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킹 둘째날: 톨카-간드룽(1951M) -네팔 트레킹 (4)

트래블러스맵 2010. 9. 6. 16:14
지난 겨울, 트래블러스 맵과 함께 네팔 트레킹에 다녀오신 토마토님의 여행기를 싣습니다.
마흔의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 네팔 트레킹을 선택하신 토마토님의 여행이야기를 들어보세요~ ^-^



히말라야의 설봉이 붉어지면서 아침이 시작되었다.

따뜻한 커피와 빵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길을 나섰다.

 

이른 아침부터 양떼를 몰고 나온 양치기 아저씨, 양들에게 길을 비켜주며 우리도 한 템포 쉬어간다.

토요일을 휴일로 쉬는 네팔에서는 일요일부터 한 주가 시작된다.

마침 등교시간과 겹쳐 학교에 가는 아이들, 학생들을 많이 만났다.

깨끗한 차림으로 머리를 단정히 빗고 자주색의 교복을 입고 삼삼오오 학교에 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내가 괜히 뿌듯하다.

이런 깊은 산속에도 학교가 있고 공부할 수 있다니 참 다행이다. 보수하고 있는 학교를 위해 약간의 기부를 했다.

 

끝없이 이어지는 내리막.. 그 후 끝없이 이어지는 오르막..

대한민국 안가본 산이 없다는 민아도 혀를 찬다. 이런 심한 브이(V) 자의 코스는 난생 처음이라고.

힘들다..

길을 걷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나마스떼'라고 인사를 건낼 여력도, 인사에 대답할 기운도 없다.

그래도 기운차려야한다고 건네주는 초콜렛 하나를 넘길 수 조차 없다.

 

이럴 땐 위를 쳐다보면 더 힘들어진다.

그냥 내가 걷고있는 계단 하나하나에만 집중해야 오를 수 있다.

이렇게 나는 또 다시 산에서 인생을 배운다.

 

교육을 막 끝내고 처음으로 유니폼을 받고 산행을 시작한다는 숨니마는 많이 힘들어하는 눈치다.

이곳에 오기 전, 포터들은 그냥 '산 사람'인줄 알았다. 그냥 산에서도 평지처럼 날아다니는 특수한 사람들일 줄 알았다.

그런데 그들도 그냥 평범한 사람들일 뿐이다. 게다가 우리일행은 그저 열여덟, 스물의 아가씨들.

몸집보다 더 커보이는 짐이 안스러워보인다.

스틱을 나누고, 물을 건네고, 초콜렛을 건네고, 그치만 거기까지.. 그래도 그들의 직업을 존중해야했다.

 

예전엔 정신력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는거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내 체력을 인정하면서, 잘 보둠으면서 가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속도 울렁거리고 힘들지만 그저 한계단 한계단에 집중할 뿐이다.

그래서 사진은 없다..^^

 

 

 

오늘의 숙소는 너무 예쁜 정원이 있는 곳이다.

너무 힘들었던 오늘의 일정을 잘 견디고 무사히 마친 우리모두를 격려하는 차원에서 특식을 제공하기로 했다.

식사를 주문하는 대신 Kiechen Charge를 내고 '오징어 짬뽕'을 끓여먹었다. 기타랑 포터들도 맛있다고 난리다.

과일이 먹고 싶어 숙소 입구에 있는 '나무 토마토'를 따 달라해서 먹었는데 모양만 토마토지 윽...

 

식사를 마치고 마을 산책에 나섰다.

간두룽은 1951M, 그러니까 한라산 꼭대기와 같은 높이에 있는데 꽤 큰 마을이었다.

박물관도 있고, 학교도 있고, 병원도 있고, 사원도 있고..

구룽족이 많이 사는 마을이라 박물관에서 구룽족의 전통생활을 볼 수 있었는데 사실 우리에게는 마을에서 보는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우리의 가이드 기타도 구룽족이라고..

 

 

안나푸루나 보존 프로젝트를 하는 곳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건물 지붕을 올리고 있었고 그 옆에는 헬기장이 있다.

고산병으로 간혹 헬기를 부르는 경우가 있는데 가격이 어마어마하단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큰 소리 땅땅치고 히말라야까지 왔는데 그런 사태는 피해야할텐데.. 농담같지않은 농담을 나눈다.

 

 

내일은 또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오늘처럼 힘들지는 않아야할텐데..하며 산속에서의 또 다른 하루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