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정여행/공정여행교육

[수료생 이야기]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가을여행 만들기 - 양평 당일 답사 후기

 

교육은 끝났지만, 아직 우린 끝이 아닌걸요!

 

지난 94일, 지구인의 정류장과의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그들을 위한 여행지를 모색하기 위해 근처 까페에서 바로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전철에서도 우리의 회의는 계속 진행되었습니다. 그만큼 이 여행을 만드는데 있어 우리가 무한한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어떤 여행이 좋을까?’ 부터 시작해서, ‘그들에게는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한국여행인데 어떤 장소를 소개해주어야 할까? 어떤 체험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까?’, ‘어떤 숙소가 좋을까?’, ‘어떤 음식이 좋을까?’, ‘우리가 하고 있는 공정여행에 대해 어떻게 설명을 하면 좋을까?’ 등등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돌아다녔습니다.

오랜 시간, 우리는 각자의 생각을 나누고 공유하고 고민했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할 당시, 외국인 근로자들은 바다에서 즐기는 액티비티한 여행을 선호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여행을 가게 될 10월이 가을로 접어들 시기라 바다에 들어가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다고 말씀드리자,

단풍구경을 가는 것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셨습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우리는 "양평"과 "가평"을 여행지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단풍을 느낄 수 있는 곳, 우리끼리 대학교 엠티 온 것처럼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장소를 고민해보니,

자연보존이 잘 되어져 있는 캠핑의 도시 가평과 천년 은행나무가 있는 용문산이 떠올랐습니다.

또한 가평과 양평은 대학교 엠티나 기업연수, 워크숍이 많이 진행되는 도시라, 많은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지요.

시즌별로 방문객의 격차가 크기 때문에 비수기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좋은 숙소를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점을 잘 활용해서 이번 여행을 조금씩 구체화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여행지에 대한 사전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우리는 919일 양평으로 1차 답사를 떠났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떠나는 답사투어 였지요.

경전철로 바뀐 후, 처음 올라타는 용문행 전철에 괜스레 설레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다른 역에서 같은 전철을 탑승하기로 했던 MJ언니와 저는 몇 번 칸에서 만나요!”라며 미리 문자로 탑승 칸을 공유하며 007작전처럼 스릴 있게 만났습니다.

자동차를 타고 빠르게 슝~ 가는 것도 좋지만, 대중교통을 타고 찾아서 떠나는 여행도 참 매력적이죠? 하트3

 

[양평 당일치기 답사 일정]

세미원 - 두물머리 - 점심식사 - 용문사 - 양평레일바이크 - 귀가 

 

<세미원>

상류에서 떠내려 온 부유물로 쓰레기장이나 다름없는 곳에 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가 쓰레기를 수거한 뒤 수질 정화능력이 뛰어난 연을 가져다 심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 세미원. 비록 연꽃이 다 저버렸다는 것은 알지만, 수많은 연꽃잎들이 가득한 이곳에 궁금증 반 기대 반을 가지고 들어섰습니다.

평일 오전이라 그런지 사람도 없고 MJ언니와 둘이서 세미원을 돌아다녔습니다.

그런데 그날 따라 날씨는 너무도 쨍쨍! 9월인데 분명 쌀쌀해진다고 했는데....여름으로 돌아온 느낌....

푹푹 찌는 더위 속에 우리는 살짝 기운이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답사를 다니기에도 여행을 다니기에도 약간 구름 낀 날씨가 참 선선하고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가을은 시원한 바람과 높디높은 하늘과 있기에 여행 다니기에 제격인 계절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바로 이 청명한 가을에 ㅎㅎㅎ 외국인 근로자분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될 것이고요. 일단 계절 운은 참 좋은 듯 합니다. 날씨만 좋으면 백배천배 좋을 것 같은데... 날씨는 좋겠지요? 좋을 겁니다..^^)

어쨌든, 기운이 빠지려는 그 순간!!!

우리는 연꽃을 만났습니다. 넓고 넓은 세미원에서 약 1/4정도 남은 연꽃, 그래서 더 소중했고 더 예뻤습니다.

연꽃잎들과 어우러진 연꽃을 보니 다시 기운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세미원엔 연꽃이 꼭 있어야겠구나. 과연 우리가 여행 올 10월 말에도 연꽃이 있을까? 있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는 세미원에 계시는 관리인 아저씨께 그때까지도 연꽃이 있을까요? 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그런데 아저씨는 단호하게 없어요. 절대 없어요.”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때 연꽃을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을 가득 안고 우리는 두물머리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두물머리>

세미원에서 다리를 건너 두물머리로 걸어가는 길, 아름다운 두물머리의 풍경은 더위도 잊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우리를 반겨주는 사백년 된 느티나무의 늠름한 자태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두물머리에도 아름다운 연꽃들이 있었는데요. 10월 말 세미원에서 연꽃을 볼 수 없다면 세미원을 여행 일정에 넣어야할까? 두물머리는?

답사를 돌아다니면서 우리는 그때그때 드는 생각을 서로 공유하고 나누며 조금씩 여행상품을 다듬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용문사>

우리는 용문사까지 택시를 이용해 움직였습니다.

그렇게 먼 거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우리가 가야할 목적지까지의 거리가 꽤 되어 택시 요금이 예상보다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심장이 두근두근~~ 택시를 타면 미터기가 올라가는 것에 집중하지 않으면 참 좋은데 주변 풍경보다는 자꾸만 미터기에 눈이 가더라고요 ㅠㅠ

하지만 지금은 답사중이니!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미터기를 보며^^; 택시아저씨께 지역의 맛집이나 가볼만한 곳을 추천해주실 수 있냐고 여쭤보았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모든 게 다 나와 있다고 하지만,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만큼 그 지역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없는 것 아니겠어요?오케이

 

우리가 용문사에 도착했을 때, 바로 마주하게 된 풍경은 안타깝게도 공사 중인 모습이었습니다.

주차장에서 용문사로 올라가는 길이 공사 중이였는데요. 부산스럽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지나 용문사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나오자, 참새소리, 물소리, 그리고 꽃 냄새, 나무냄새가 느껴졌습니다.

 

 

 

천천히 느리게 주변을 돌아보며 35분쯤 걸었을까? 거대한 은행나무가 보였습니다. 

 

 

 

참 크고 웅장했습니다. 아직은 연두색 나무이지만 우리가 올 때쯤엔 무슨 색 옷을 입을까? 궁금해졌습니다.

 

 

산 아래에 거의 다 내려오자 가을에 만나는 코스모스가 우리를 반겨주었습니다.

그곳에서 역시 한참동안이나 코스모스 구경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더불어 내려오면서 만난 용문사 관계자께 이 공사가 언제까지 진행되는지 조심스레 물어보았습니다.

다행히도 우리가 올 10월전에는 완공을 한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용문사도 가을 손님 맞을 준비를 하나봅니다 ^^

 

 

<양평레일바이크>

 

완전 강력추천^^ 레일바이크!

오후 6, 레일바이크 맨 앞자리에 우리는 몸을 실었습니다.

날이 조금씩 저물고 쌀쌀해졌고,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했습니다.

해질녘 레일바이크는 참 시원했고, 또 두발로 움직여 철로를 달린다는 것은 참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나도 모르게 와우! ! 너무 좋다는 말이 계속 터져 나왔습니다.

땡볕에 레일바이크에 탑승했다면 이런 기분을 느끼지 못했겠죠?

 

늦은 밤, 집으로 돌아오는 길.

MJ언니와 여행 기획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돌아오니 시간이 어찌 갔는지 몰랐습니다. 참 즐겁고 유쾌했던 당일 답사여행.

당일 답사여행을 바탕으로, 우리의 여행이 조금씩 조금씩 다듬어지고 있습니다.

 

과연 외국인 근로자분들은 어떤 여행을 만나게 될까요?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앞으로도 우리의 좌충우돌 여행 만들기는 계속됩니다 쭈욱^^

 

 

 

공정여행가 양성과정 교육생과 트래블러스맵, 그리고 수원평생학습관과 지구인의 정류장이 함께 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가을여행 만들기에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 드립니다!


글쓴이 _ 공정여행가 양성과정 2기 수료생 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