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끝났지만, 아직 우린 끝이 아닌걸요!
지난 7월 17일, 수원시평생학습관과 트래블러스맵이 진행한 공정여행가 양성과정 2기 수업이 끝났습니다.
몇몇 수강생들은 “고 품격 대학교 수업을 들은 기분이야!” 라고 말했습니다.
선생님 같기도 하고, 조교 언니 같기도 하고, 선배 같기도 했던 맵 식구들과의 수업은 참 즐거웠습니다.
4개월의 수업은 끝이 났지만, 공정여행가 양성과정 수업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한번 더 상품을 기획-홍보-운영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궁금한 것도 많고 쾌활한 빙고,
청아한 목소리와 똑 부러지는 판단력을 가진 MJ,
예리한 시각과 아빠 같은 포근함을 가진 든든한 지원사격 프리맨이 뭉쳤습니다.
우리 세 사람은 즐겁고 진지하게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가을여행상품"을 만들어 보기로 뜻을 모았고, 맵과 함께 여행상품을 기획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출발점으로 네이버 해피빈에 “외국인 근로자에게 가을여행을 선물하세요. 함께 가실래요?” 라는 제목의 모금을 올리게 되었고, 현재 모금액의 63%를 달성했습니다.
네이버 해피빈 보기 → (http://happybean.naver.com/donations/H000000106343?thmIsuNo=447)
트래블러스맵 프로젝트 보기 → [트래블러스맵 해피빈 모금함] 외국인 근로자에게 가을여행을 선물하세요~
우리는 실제 외국인 근로자들이 원하는 여행은 어떠한지 알아보기 위해, 안산에 위치한 '지구인의 정류장' 이라는 단체를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지구인의 정류장은 한국에서 이주 노동 중인 분들께 쉼터를 제공하고, 외국인 근로자들의 노동·인권문제와 권리를 찾아주기 위해 노력하는 단체 입니다)
<지구인의 정류장에서 만난 캄보디아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 분들과 함께>
우리는 혹시나 '우리에게 거리감을 갖진 않으실까?' 하는 약간의 걱정과, 직접 외국인 근로자들을 만나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는 설레임의 마음을 안고 지구인의 정류장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런데 지구인의 정류장의 현관문을 여는 순간, 그간의 걱정들은 싹~ 사라져버렸습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한창 점심 식사를 준비 중이셨는데, 우리가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는데도 지구인의 정류장 분들은 환하게 웃는 얼굴로 어서 들어오라고 청하였습니다.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눈 그들은 사진 속의 미소만큼이나 따뜻했습니다.
<통역을 맡아준 '믓' , 감사합니다! >
우리는 캄보디아 국적을 가진 30명의 외국인 근로자(여자 25명/남자 5명)를 대상으로 짧은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통역은 지구인의 정류장의 인권활동가 ‘뭇’이 맡아주었습니다.
■ 설문 및 인터뷰 진행 날짜: 2014년 09월 04일
■ 장소: 안산시 지구인의 정류장
■ 방식: 질문 후 거수
■ 참여인원: 30명
■ 연령대: 20대 초반 ~ 20대 후반
■ 국적: 캄보디아
■ 종사직종: 농업 24명 / 공업 6명
설문대상 층은 20대 초반에서 20대 후반으로, 대부분 농장에서 일을 하는 근로자였습니다.
그들은 각종 미디어를 통해 알게 된 국내 관광지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으나,
여러 사정상 한국에서 1박 2일 동안 여행을 해본 경험이 전무했습니다.
다섯 분은 단 한 번도 한국을 여행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선호하는 여행지로는 '바다'가 1순위였으나, 가을엔 물이 차 바다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산'도 좋다고 하였습니다.
좋아하는 한국음식으로는 생선구이 종류의 해산물 (단, 회는 제외), 삼겹살, 짬뽕, 갈비탕, 감자탕 등이 있었습니다.
단, 매운 음식은 먹기 힘들다는 의견과 비빔밥은 어떠하냐는 질문에 선호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주었습니다.
우리는 설문을 마무리하며, “한국에서 살만하신가요?” 라는 질문을 건넸습니다.
그러자 대부분 “네.” 라고 대답했습니다.
“행복하시다는 뜻인가요?” 라고 다시 묻자,
“살만은 해요. 그런데 일하러 왔는데 어떻게 행복해요?”라는 답변이 들려왔습니다.
“일하면서 행복하긴 어려워요.” 라는 대답이 덧붙여졌습니다.
그 순간, 인터뷰를 진행하던 우리는 몇 초 간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정류장에 오시는 분들은 안산, 경기 지역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오신 분들로,
그 분들 중 한 여성분은 눈가에 멍이 든 모습이셨습니다.
우리를 보며 환하게 웃어 주던 그 분의 눈 속에서 왠지 모를 서글픔이 느껴져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구인의 정류장을 찾으신 분들 저마다의 이유가 왜 그리도 우리를 씁쓸하게 만드는 건지, 돌아오는 내내 발걸음이 참 무거웠습니다.
우리는 인터뷰와 설문조사 후 그들이 어떤 여행을 원하는지, 그들에게 필요한 여행은 어떠한 여행인지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그들이 함께 어우러져 즐겁게 놀 수 있는 활동적인 여행을 만들기로 의견을 모았고, 여행지와 여행 컨셉을 구체화시키게 되었습니다.
과연, 우리가 만드는 여행은 어떤 모습일까요?
앞으로도 트래블러스맵 블로그에 우리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즐거운 여행이 완성되는 그날까지~ 쭉쭉!
공정여행가 양성과정 교육생과 트래블러스맵, 그리고 수원평생학습관과 지구인의 정류장이 함께 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가을여행 만들기”에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 드립니다!
글쓴이 _ 공정여행가 양성과정 2기 수료생 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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