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딱 80명! 그들만의 혜택.
울진 금강소나무숲길은 아무나 방문할 수 없다. 미리 인터넷이나 여행사를 통해 입산을 예약한 사람 80명만을 허락한다. 일반적인 등산이나 트레킹처럼 홀로 돌아다닐 수도 없다. 어릴 적부터 숲에서 뛰어 놀며 숲과 함께 자라 숲을 가장 잘 아는 숲 해설가의 해설을 들으며 함께 걷는다. 숲 해설가인 지역주민들은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로부터 직접 들은 이야기와 직접 경험하고 본 것들, 그리고 전문적인 교육을 통해 얻은 지식으로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훌룡한 설명을 한다.
또한 숲을 걸으면서 길의 흔적을 만들어낸 보부상과 화전민들의 이야기.. 그리고 몇 천년을 흘러내려온 숲의 이야기까지도 고스란히 전해들을 수 있다.
지역의, 지역에 의한 지역을 위한!
금강 소나무 숲길은 옛날 십이령고개로 불리던 금강소나무 군락지를 산림청과 (사)울진숲길이 함께 조성하고. 지역 주민들에 의해 운영하고 있다.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애지중지하며 지켜온 자연이라는 것이다.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고 지역주민과 탐방객이 상생하는 길.
현재 두천 1리에서 출발해 소광 2리까지 가는 1구간 13.5km과 소광 2리에서 광회1리까지의 2구간 16.7km, 소광2리에서 출발해 금강소나무 군락지까지 다녀오는 3구간 18.3km이 오픈되어 있다. 소광2리에서 통고산자연휴양림까지 가는 4구간과 휴양림에서 다시 박달재까지 오르는 5구간은 계획 중이다. 각 구간은 대체적으로 6-7시간쯤 걸려 하루 걷기로 적당한 거리이다.
금강소나무 숲길로 보약 먹으러 간다
1구간의 출발점인 두천 1리. 입산객들은 앞으로 시작될 일정에 대한 안내와 주의 사항을 듣고 나서 트레킹이 시작된다. 화장실도 없고, 다시 되돌아 올 수도 없다는 주의 사항에 대부분의 입산객들은 긴장한다. 왜냐하면, 금강 소나무 숲길은 다른 등산로와는 달리 입구와 출구가 다르기 때문이다. 6시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해설사와 함께 설명을 들으며 걷다 보면 어느새 자연과 어우러져 완주할 수 있을 것이다.
쭉쭉 뻗은 소나무 숲길에서 도시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여유와 힐링을 느껴본다면, 그것이야말로 보약이 아닐까?
아침엔 지역 민박집에서, 점심에는 지역 주민이 만든 도시락으로~
오전 9시부터 시작된 트레킹은 중간지점인 찬물내기쉼터에서 점심시간을 맞이한다. 산에 남기고 돌아가는 것은 오직 그림자뿐이라는 신념처럼, 쓰레기 한 조각 조차 산에 남기고 돌아오지 않도록 중간지점까지 트럭으로 점심이 배달되어 온다. 지역 주민들이 직접 채취한 산채비빕밥을 숲길 중간지점에서 맛 볼 수 있다. 갓 지은 따끈따끈한 밥과 제철 나물들의 환상적인 산채비빔밥을 먹으면 그간 걸었던 피로가 잊혀지고 다시 힘이 솟아 난다.
4000여그루의 검증 받은 소나무 이야기
화장실도 없고, 입산자도 하루에 80명 밖에 안 받는 까탈스러움의 이유가 있다. 바로 울진 금강소나무 숲길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자연의 모습 때문이다. 울진 금강소나무숲길에는 국내 최대의 금강소나무 군락지다. 험준한 산지에서 자란 만큼 더 곧고 견고하게, 붉은 나무둥치와 새파란 잎사귀가 하늘을 향해 올곧게 뻗어 있는 금강 소나무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입산을 하는 동시에 번호가 쓰여진 소나무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숲을 걸으며 살아서도 천년 죽어서도 천년인, 조선시대 왕도 그 견고함을 인정한 금강소나무의 당당함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다.
숲에서 볼 수 있는 것은 금강소나무 뿐만이 아니다. 트레킹을 하며 흘린 땀을 식힐 시원한 계곡과 산양 또한 볼 수 있다. 고대부터 모습이 변하지 않아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리는 산양의 서식지를 지나면서 운이 좋으면 산양과 마주칠 수 도 있다.
자연을 철저히 보호하는 울진 금강소나무숲길은 5월부터 11월까지만 입산객을 받고 있다. 과거 보부상들이 만들어 놓은 12령옛길을 따라 걸으며, 사람들의 이야기, 자연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철저히 자연과 나만의 시간. 그 한가운데서 도심에서의 스트레스, 당신의 생각 또한 한방에 정리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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