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 음식- 교통 - 교육 네 가지 이야기
-증도 갯벌 센터 교육팀장 현욱이 [디디]
-미소가 아름다운 요리사, 느린새 [뻘]
-증도섬을 돌다. 김연수 버스기사님 [신우]
-슬로시티 증도 주민여행사, 길벗 [리본]
이야기 하나. - 길벗
-증도 청년혁신활동가 리본 편-
여기, 특별한 여행사가 있다.
2007년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로 지정된 남도의 작은 섬 증도에는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운영되고 있는 사회적기업 주민여행사 길벗이 있다. 슬로시티 선정과 더불어 증도대교가 놓이게 되면서 증도는 1년에 약 8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곳이 되었다. 섬과 섬을 잇는 다리 연결은 관광객의 수를 순식간에 불어나게 했지만 당일치기로 증도를 즐기고 섬을 빠져나가 버리는 사람들의 수 또한 함께 늘어나게 했다. 이렇게 섬을 단시간에, 겉만 보고 나가는 관광은 관광객에게도 지역경제에도 좋지 않다고 판단한 사람들은 주민들과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머물 수 있는 증도를 고민하기 시작한다.
고민의 과정에서 증도를 몸으로 느껴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나왔고 지역에 흩어져있는 관광자원들과 체험 프로그램을 연계할 여행사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마침 시기적절하게도 도에서 사회적기업을 권장하던 시기와 맞물려 길벗은 주민 23분을 모시고 양성교육을 시작했고 2010년 12월에 길벗을 결성해 약 2년간의 운영을 현재까지 지속해오고 있다. 현재 길벗은 상근 주민 2분과 인근 대학인 목포대 대학생 3명, 이렇게 5명이 주축으로 운영되고 있다.
1004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신안군의 작은 섬 증도, 그곳의 '1004 길벗 주민여행사' 김지수(31세) 사무국장님과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수많은 여행사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길벗만의 차별점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A. 아무래도 지역에 기반을 내리고, 지역주민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여행사라는 점이 아닐까요? 주민들이 운영하고 있는 민박이나 식당,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들을 홍보하고 연결시키는 것이 저희의 역할입니다. 그만큼 저희 여행사는 지역주민들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증도 토박이 주민 2분이 직접 상근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이 다른 여행사와 차별되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지역주민과의 관계를 강조하셨는데, 실제로 길벗을 대하시는 지역주민들의 반응은 어떤 편인가요?
A. 대부분은 반겨주십니다. 그렇지만 모든 식당을 골고루 이용하기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어서 이해관계로 인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진 곳들도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젊은 사람들이 섬에 들어와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에 대해 좋게 봐주시고 격려해 주십니다.
Q.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갯벌생태체험 이외에 기획하고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있으신가요?
A. 정확히 말하자면 갯벌생태체험은 갯벌센터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입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갯벌생태체험은 교육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데요. 갯벌생물들을 증도만의 언어로 설명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체험프로그램은 주민들이 체험을 주도하고 수익금 또한 대부분을 가져갑니다. 길벗도 5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회사이기 때문에 새로운 체험 프로그램과 다른 수익모델들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게 제일 큰 고민이죠! 어려운 고민이기도 하구요.
Q. 이야기가 좀 무거워졌는데요, 김지수 사무국장님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좀 들어보고 싶습니다. 원래 증도분이신가요? 아니라면 어떤 계기로 증도에 오셨나요?
A. 저는 신안군의 도초라는 곳이 고향입니다. 증도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섬이죠. 길벗에 합류하기 전 저는 서울에 있는 한 DMB 방송국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고향에 잠시 쉬러 내려왔는데, 마침 길벗양성교육을 준비하고 있던 현 갯벌센터 관장님과의 개인적인 친분으로 이곳에서 일하게 되고 증도에 머무르게 되었습니다.
Q. DMB 방송국에서 여행사라는 완전 다른 영역의 직종으로 오셨는데요. 여행에는 원래 관심이 많으셨나요?
A. 원래 여행을 좋아했습니다. 그렇지만 여러 가지 제약 때문에 여행을 많이 다녔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길벗 직원들 중 단 한명도 전문적으로 여행업을 경험하지 못해 사실 시행착오도 많았습니다.
Q. 여러 단체들과 다양한 사람들을 인솔하며 증도를 돌아다니시는 모습을 종종 봤었는데요. 이제까지의 인솔과정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어떤 일일까요!
A. 증도를 찾는 관광객 중 90%는 갯벌을 보러 오시는 분들입니다. 그렇기에 생태보존을 앞세워 무조건 갯벌에 사람들을 못 들어가게 막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생태계도 지속가능하게 보존하면서 동시에 증도를 찾는 관광객도 만족시키는 방안을 찾는 것이 저희의 과제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관광객 분들께도 갯벌의 생태적 가치와 주민들의 구체적인 생활터전으로써의 갯벌을 많이 강조합니다. 예전에 한 아이들과 그 부모님들을 데리고 인솔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아이들이 저의 말을 기억하고 먼저 갯벌에 마구잡이로 들어가면 안된다고 먼저 이야기를 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약간의 뿌듯함도 느꼈구요.
Q. 처음부터 갯벌의 생태적 가치를 목표로 시작하셨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저희가 가장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지역주민들에 의해 지속가능한 증도여행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민박과 식당 관광이 원활하게 연계되어 이익이 지역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보자고 시작한 일이 결과적으로는 생태여행이 되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생태여행이나 공정여행이라는 개념에 고정된 틀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Q. 길벗에게 지금 현재 가장 어려운 문제는 무엇인가요?
A. 아무래도 수익구조면이겠죠! 2년 안에 당장 사회적기업 지원이 끊기는 상황이라 새로운 수익구조가 제일 큰 고민입니다. 지역주민과의 상생과 수익성을 동시에 충족시키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면이 많습니다. 가격책정에 있어서도 다른 이해관계나 인식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구요. 실제로 프로그램의 금액 산정의 어려움을 매번 겪고 있습니다. 현재는 인건비와 기획비 10%이외에는 수익이 없습니다. 직원이 5명이니 한 달에 최소 500만원은 수익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인데 쉽지 않습니다.
Q. 고민을 극복할 새로운 계획은 어떤 걸 생각하고 계세요?
A. 첫째는 증도에서 나는 농, 특산물을 가공해 판매하는 사업을 개척해보려고 합니다. 좋은 물건을 좀 더 값어치 있게 팔리게끔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둘째로는 바로 옆에 위치한 엘도라도 리조트의 숙박객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보려 하고 있습니다. 연간 20만 명 이상이 꾸준히 오는 리조트라 사업성이 충분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Q. 어려운 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증도에서 사업을 지속하는 이유를 들을 수 있을까요?
A. 일종의 사명감일 수도 있습니다. 신안군은 전국에서 재정자립도가 가장 낮은 편에 속합니다. 현재 증도는 도의 다양한 지원을 받고 있는데요. 증도면이 모범사업이 되어야 다른 신안군의 작은 섬들에도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길벗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Q. 이제 슬슬 마무리 질문을 할 시간인데요. 증도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어디신가요?
A. 사실 이제까지 일이 바빠서 증도를 온전히 느껴볼 여유가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수영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을 정도입니다. 일이 너무 많아요! 그렇지만 한 장소를 말해보자면 약간 바람이 부는 날의 저녁 무렵 짱뚱어다리에 앉아 맥주 한 잔을 할 때가 저에게 가장 좋은 장소이자 순간입니다.
Q. 길벗 직원 5명의 나이대가 매우 차이가 많이 나는데요.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A. 나이가 많은 선생님들이 잘 따라주셔서 큰 문제없이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물론 의사소통이나 업무지시에서 어려운 점이 있지만 의중을 잘 파악하면서 말씀드리면 그 이상으로 더 잘해주시기 때문에 문제가 없습니다.
우보천리. 길벗 사무실의 정면에 붙어있는 이 말처럼 길벗도 증도 지역주민과 함께 느리더라도 즐겁게 천리 길을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야기 둘. - 미소가 아름다운 요리사, 느린새
증도 청년혁신활동가 뻘 편
느린새는 청년활동가들과 함께 증도에 내려와 며칠 간 솔트 레스토랑 주방에서 일하다가 정식적으로 솔트 레스토랑의 요리사가 된 분이에요. 청년활동가들은 느린새의 조용하지만 진심이 담겨있는 미소에 반해 지도(차로 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증도와 가까이 있는 섬)로 밥 먹으러 나갈 때마다 항상 함께 했답니다ㅎㅎ 재일교포 2세 요리사 느린새, 그의 요리이야기 시작합니다!
1. 느린새, 요리의 맛을 보다!
느린새가 요리를 시작하시게 된 이유가 있나요?
처음에는 그야말로 먹고 살 수단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일본에서 대학을 다니던 4년 동안 식당에서 일을 했어요. 가끔 프리마켓에서 김치찌개와 야채전을 친구랑 같이 팔거나, 친구가 기획하는 작은 라이브 공연의 뒤풀이 요리를 만들거나 했었어요. 그런 경험을 통해 요리하는 즐거움을 느꼈어요.
그렇다면 요리를 직업으로 삼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신 계기가 있다면요?
저는 오랫동안 방황했었어요. 조직이나 집단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성격이라서 여러 직업을 전전하면서 내가 있을 곳을 찾아 헤맸지만 결국은 스스로 만들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제 생각엔 제가 생활과 밀착한 일, 손으로 직접 만드는 일이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요리를 직업으로 삼게 됐어요.
굳이 한국에서 요리를 하게 되신 이유는요?
한국에서 자전거여행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생긴 것도 있지만 저는 원래부터 한국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어요.
2. 자전거 여행의 추억
자전거 여행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뭐에요?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는 그때그때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또 음식이 기억에 많이 남는데, 부산에서 먹었던 돼지국밥과 목포에서 먹었던 가마솥백반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특히 가마솥백반은 반찬이 40가지나 나와서 신기했어요.
3. 그의 증도 이야기
증도에 처음 내려오셨다가 다시 서울로 잠깐 가셔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셨잖아요, 그때 증도에서 내려가서 일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처음엔 많은 갈등과 고민이 있었어요. 하지만 2년 동안 서울에서 바쁘게 일했고, 요리를 가르쳐주신 선생님이 전라도 출신이시라 전라도 음식에 대한 관심이 있었어요. 그리고 지방과의 인연을 쌓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증도에 내려오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어요.
증도에 진짜 내려오시게 되니까 느낌이 어떠세요?
섬이라 그런지 갇혀 있다는 느낌이 있어요. 그래서 자전거로 증도를 돌아보면서 조금 더 탐방할 계획이에요.
솔트 레스토랑의 특색은 무엇일까요?
일단 꼬시래기와 함초 같은 것은 도시에서는 잘 들어보지 못했고 생소한 식재료인데, 솔트 레스토랑에서는 이런 식재료를 사용해 요리를 하고 있어요.
솔트 레스토랑 현재와, 미래는?
지금은 광주에서 식재료를 받고 있어요. 현실적으로는 어렵겠지만 조금 더 지역의 식재료를 사용했으면 좋겠어요. 또 지역요리교실 같은 프로그램도 생겼으면 좋겠어요.
4. 느린새의 꿈
느린새의 미래는 어떨까요?
저는 작은 가게를 하고 싶어요. 손님들과 조금 더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단골손님이 많은 그런 정감 가는 식당을 하고 싶습니다.
이야기 셋. - 증도 갯벌센터의 홍일점, 현욱이
증도 청년혁신활동가 디디 편
증도에는 청년이 별로 없다. 섬에 단 하나뿐인 증도 중학교는 전교생이 23명. 아이들도 별로 없지만 20대의 청년들은 더욱이 찾기 힘들다. 여느 시골 마을처럼 증도를 고향으로 둔 청년들 모두 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기 때문이다. 증도에서 우리가 만난 우리 또래의 청년은 한 손에 꼽히는데, 한 명은 짱뚱어 해수욕장 옆 '은비네' 식당의 지훈이. 어머니가 하시는 식당에 쉬러 왔을 때 만난 지훈이는 광주에서 일을 한다고 했다. 그 외에 다른 한 명이 바로 갯벌센터의 현욱이다. 활동가 중 디디, 리본과 동갑내기 25살의 꽃다운 나이의 아가씨가 우리가 만난 거의 유일한 청년이었다. 게다가 증도가 고향이 아니라니!! 목포에서 자라 대학을 나오고 증도에 들어와 일하고 있는 현욱이. 항상 만나면 술만 먹던 그녀를 찾아가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현욱이를 볼 때 가장 궁금했던 건 역시 어떻게 여기서 일하게 됐냐는 거야. 증도가 고향이 아니라고 알고 있는데.
하하하(현욱이는 항상 웃는다.) 맞아. 고향은 목포고 계속 목포에서만 자랐어. 대학교 2학년 때 여기서 자원봉사 겸 아르바이트를 하게되서 처음 왔지. 그러다가 알게 된 센터 분들이 졸업하고 같이 일하지 않겠냐고 해서 일하게 됐어.
증도에 오기로 결정했을 때 어떤 느낌이었어?
너무 좋았지만 역시...
...갈수록 시골로 가는구나......하는 느낌이었어ㅠㅠ
서울도 아니고 오히려 섬이라니......
말이 나온 김에 말인데, 섬 생활은 어때?
솔직히 말하자면, 고립감이 들 때가 많아. 특히 아직 젊어서 더 그런 것 같아. 일이 끝나고 버스도 끊기고 나서 혼자 센터에 남아있으면 가끔 갇혀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 그럴 땐 가끔 옆에 해수욕장이나 리조트 주변으로 산책을 나가기도 하는데, 그래도 역시 차가 없으면 불편하니까..
그리고! 겨울에 갯벌센터는 허버~~~~ 추워!!!!
(공감100%) 맞아. 증도는 차가 없으면 다니기 좀 불편하지? 그럼 쉬는 날은 어떻게 보내?
아무래도 일할 때는 계속 섬에서 지내다 보니까 쉬는 날에는 서울에도 종종 놀러 가고 그래. 남.자.친.구.랑 호호호^^* (실제로 이렇게 말하진 않았지만 대부분이 솔로인 활동가들에게는 이렇게 들렸다.....)
나는 이 섬이 일터이다 보니까 가끔 쉬는 날에는 아예 섬에서 나가야 제대로 놀 수 있고 마음도 편해.
네가 센터에서 하는 일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줘.
처음에 자원활동으로 왔을 때는 데스크 안내 일부터 시작했어. 그 때가 22살이었지. 사실 나는 사람들이랑 대화를 잘 하는 편인데 그 때는 무서운 점들도 많았어. 불만이 있는 사람들을 대하기가 힘들었거든.
맞아, 어딜 가나 불만이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참 대처하기가 어렵지.
응, 그래서 당황스러운 경우들이 반복되다 보니까 나중에는 사람들 눈 마주치고 얘기하기가 힘들어지더라고. 자신감도 없어지는 것 같고.
많이 힘들었겠다... 그래서 어떻게 했어?
사실 많이 힘들었어. 예를 들어 센터 전시관에 대해 불만이 있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는데, 그건 내가 당장 어떻게 해줄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나는 데스크 담당이니까 불만을 받아내야 하는 그런 것들.
그런데 오히려 관광객들이 느끼는 문제점들을 알게 되니까 센터에 어떤게 더 필요하고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되더라구.
어떤 것들?
예를 들면 아직은 전시관에 컨텐츠가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해. 전시물을 조금 더 교체하고 새로운 컨텐츠들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어. 실제로 지금 그런 일들을 해나가고 있고.
지난 여름에는 센터에서 갯벌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었어. 전기차로 짱뚱어 다리까지 이동해서 필드스코프로 갯벌과 갯벌의 생물들을 관찰하는 프로그램이야.
나는 개인적으로 사람들을 안내하고 교육하는 일을 굉장히 좋아해. 그래서 관광객들과 함께 하는 이런 프로그램들이 정말 재밌어.
이제 성수기가 끝나가는데 비수기에는 어떤 일들을 하게 되?
지금은 다음 성수기까지 센터 프로그램에 필요한 교육자료들을 만들고 있어.
증도에 있어보니까 여기 자연환경이 참 좋아. 특히 갯벌은 정말 소중한 자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갯벌센터에서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면 많은 걸 느낄 것 같은데, 어때?
맞아. 증도 갯벌은 굉장히 중요한 자원이야. 그리고 그만큼 좋은 상태를 유지하기 힘들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런 것들을 잘 모르기 때문에 와서 갯벌에 마구잡이로 들어가서 갯벌이 손상되기가 쉬워. 우리가 갯벌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사람들에게 갯벌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어. 하지만 이것도 마냥 쉬운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도 들어.
예를 들자면 원래 갯벌체험 프로그램은 만원이었어. 그런데 5천원으로 내렸거든. 그 때 담당자분께 소중한 갯벌에 들어가는 프로그램인데 가격이 너무 낮은게 아니냐고 여쭈어봤는데, 그 분이 이 갯벌이 우리들 것은 아니잖니 라고 되물으셨어. 그 때까지 나는 그저 갯벌이 중요하니까 사람들이 쉽게 못 들어가게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 하지만 갯벌이 우리 모두의 자원인 것도 사실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어. 지금은 조금 더디더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갯벌에 대해 더 많이 알리고 싶어.
그럼 현욱이의 미래 계획은 뭐야? 우리랑 같은 나이지만 먼저 사회생활을 이곳에서 시작했는데 미래에 대한 고민은 없니?
사실 나도 너희들처럼 고민이 많아. 지금 이곳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느끼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 젊으니까! 혹시 내가 어떤 더 큰 세상을 못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바깥에 더 많은 기회가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들을 많이 해. 그래서 고민도 많이 되고.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이곳으로 와서 일하고 있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 나는 누구인지, 내 다른 가능성들이 무엇이 있을지 계속해서 고민하는 중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
다른 해보고 싶은 일이 있어?
우선은 내 열정을 바칠만한 일을 해보고 싶어. 완전히 어떤 일에 매몰되고 싶고 그런 것들에 대한 동경이 있어. 그리고 내 또래에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관심을 공유할 만한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보고 싶어.
아, 그리고! 나중에 꼭 일본에 가보고 싶어!!!
일본?
응!!! 옛날부터 아라시를 좋아해서......ㅎㅎㅎㅎ
꼭 일본에 가볼거야!
마지막으로, 현욱이의 포부를 말해줘.
앞으로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던 간에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을 찾고 싶어. 그게 내 꿈이야!
이야기 넷. - 증도 곳곳을 누비는 대체 불가능한 사나이 bus아저씨!
증도 청년혁신활동가 신우 편
경적소리를 듣기 힘든 증도에서 “빵!”하고 한번 크게 경적이 울리면
주민들은 자연스럽고 무심하게 한손을 올리고 인사를 한다.
하루에 네 번 증도 곳곳을 돌아다니는 그가 지나갔기 때문이다.
섬 구석구석 그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이 있을까?
청년활동가가 만난 그의 이야기
episode 1
이른 아침, 사람들이 일터로 나가기도 전에 한 활동가가 어딘가로 전화를 건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오늘 소금박물관에서 지도 나가는 버스 있어요? 저는 지금 나갈 수 있어요. 그럼 아홉시 반에 박물관 앞에 있을게요.~” 전화가 끝나자 한명은 분주해지고, 한명은 귀여운 문화라 칭하며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섬에 북적북적 어디서 왔는지, 뭘 하는지 모르는 여자들이 여러날 돌아다니니 활동가들을 보게 된 증도 주민들은 퍽 궁금했을 것이다.
택시를 타면 택시 기사님이, 바다에 가면 마실나온 할머니가 ‘어디서 왔는가~?’ 물어보던 7월 초. 우체국에 갔다가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 시간이 맞아 버스를 타게 되었을 때 처음 기사님을 만나게 되었다. 나는 분명 처음이었는데 어디서 내리는지 물어보시더니 “서울에서 왔다는 애들 중 하나구나...”하고 알아보시고, “숙소는 태평사무실이라면서 왜 박물관에서 내리나 그 앞에서 내려~”라며 숙소는 물론 우리가 무슨 활동을 하는지도 알고 계셨다.
기사님의 정보력에 놀라고 있을 때, 면에 나올때는 뭘 타고 왔는지 물어보셔서 택시를 타고 나왔노라 이야기 드리니 학생이 돈도 없는데 무슨 택시냐며 버스시간을 모르면 전화를 하라며 핸드폰 번호를 알려주셨다. 그 뒤로 우리는 어색하지만 귀여운 전화를 걸고 섬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episode 2
멀리서 외국인 친구 ‘마갈리’가 증도까지 친구를 찾아왔다. 멀리서 온 친구를 환영하기위해 활동가 막내는 서툴지만 수줍은 인사를 연습하고, 아직 증도 곳곳을 돌아다녀보지 못했던 친구는 막막해 하고 있었다.
일단 버스를 타고 바다에 가기로 결정한 여자들! 버스를 탔다. 그날도 어김없이 어디가는지 물어보시고 증도 어디어디 가봤느냐고 물어보시던 아저씨. 다음버스 운행까지 시간이 남는다며 노선따라 한 바퀴를 돌고나서 버스로 노선 밖 섬 곳곳을 구경시켜 주시기 시작하셨다. 구불구불 산길을 버스로 달려 가보지 못했던 섬 반대편 바다도 보고, 마을들도 보며 감사하고 있을 때, “화도는 가봤어요?” “아뇨. 자전거 타고 가기도 애매하고, 걸어가기도 애매해서 아직 못 가봤어요.” “그럼 화도 한번 갈까요?” “진짜요? 저희는 좋아요!” 우리의 목적지인 짱뚱어 해변을 조금 지나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는 아저씨! 엥? 버스를 타고 화도에 가는 줄 알았는데 왜 버스를 세우지?
아저씨를 따라 버스에서 내리자 귀엽게 꾸며진 경차 한 대가 서있었다. “우와, 귀엽다!!” “이 차타고 갈 거에요.” “네?” 알고 보니 그 귀여운 차는 아저씨의 차였다! 귀여운 차에 처자 셋과 아저씨, 이렇게 네 명이 타고서 화도로 출발~
화도로 들어가는 노두길은 누가 봐도 아름답다고 감탄하는 길이다. 노두길 옆의 갯벌에서 뛰어다니는 짱뚱어와 수많은 게들을 구경하며 우리는 화도로 들어갔다. 화도에서 봐야할 것은 바로 드라마 ‘고맙습니다’의 촬영지가 된 집! 우리는 그 집으로 향했다. 아이스크림 하나씩 물고 집 옆에 세워져있는 사진을 따라 마루에 앉아 사진도 찍어보고 집 뒤 편에 펼쳐져 있는 바다도 구경했다. 감동한 우리들은 “커피 한 잔, 아님 밥 한 끼 하실래요?”라고 물었지만 아저씨는 수줍게 거절하셨다ㅎㅎ
돌아가는 길, 아저씨의 한 마디 “한국 남자가 친절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하하하 정말 귀여우셔!!
수줍은 아저씨와 우리는 그렇게 증도 곳곳을 돌아다녔다. 자동차 없이는 갈 수 없는 길들을 우리에게 선물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고 우리는 헤어졌다. 증도를 조금이라도 더 알려주시려는 아저씨의 고마운 마음씨에 감동한 우리들, 훈훈한 마음을 한 가득 안고 우리는 다음 목적지로 이동했다.
episode 3
“하이고- 저 할아버지 또 어디가시네...”
버스를 타고 증도를 돌다보면 이제 나이가 드셔서 기억이 가물가물하신 어르신들이 어딘가 가시는 모습을 기사님은 매일 보게 된다고 한다. 저기 A네 할머니, B씨네 할아버지... 점점 많아져 걱정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자식들에게 전화를 거신다.
“너희 아버지 지금 어디가셨다. 알고 있어라”
치매걸린 아버지를 태우고 왜 읍에 면에 나가게 뒀냐고 한소리 들으실 때도 있지만 그래서 알려주지 않느냐며 어르신이 가신다는데 그럼 나 몰라라 하겠느냐는 아저씨의 모습을 보면서 아저씨가 없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증도 어디에 누가 살고 있는지, 누가 아픈지, 올해 농사는 비가안와 녹두와 깨가 괜찮게 되었더라 하는 이야기들을 다 알고 있는 우리의 뻐스아저씨.
주민들 나이도 다 알고계시기에 버스요금을 안내시는 분들이 없다고... “날 속이면 안되지~그럼 안 태워브러~” 하시며 웃으시는 모습이 밉지 않고 좋아 보이는 이유는 증도와 증도사람들을 아끼는 마음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증도를 방문해 증도의 이야기가 듣고 싶다면 꼭 버스를 타고 넉살좋게 아저씨께 인사를 드리자. 분명 환한 웃음으로 화답해 주실 것이다.
* 증도버스는 2대가 하루 각각4번씩 운행하며, 위의 에피소드는 청년활동가들이 1번,2번 버스아저씨와 있었던 일을 적은 이야기입니다. 인터뷰에 협조해 주신기사님 두 분 모두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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