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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탐구생활] 끝나지 않은 기다림: 여행 중 긴 줄을 피하는 방법


요즘 매주 금요일 밤, 나를 TV 앞에서 쭈그려 앉아 기다리게 만든 프로그램이 있다. 그 주범은 케이블 방송의 '꽃보다 할배!' 여행이라는 주제도 재미있지만 너무나도 귀여운 4명의 중견배우 할배들과 늘 툴툴거려도 매력적인 짐꾼 서genie의 콤비에 푹 빠져있다. 본방사수를 외치며 프로그램을 시청하던 어느 금요일, 너무나도 안타까운 장면들이 등장했다. 할배들이 즐겁게 사진을 찍고 과자를 나눠먹는 동안 이서진은 한시간 넘게 다른 관광객들 사이에서 줄을 서 루브르 박물관 티켓을 사는 모습. 이런 이서진의 생고생은 다음주 할배들이 베르사유 궁전에 가서도 또한번 replay 됬다.

사실 난 끈기가 없다. 그래서 줄서서 기다리는 것도 싫어한다. 30분 이상 대기해야하는 맛집은 아무리 맛있다고 소문나도 '패쓰, 다음 기회에'를 외치곤 하는데, 여행지에 가면 막상 그러기 쉽지 않다. 어느 여행지를 가든지 줄과 기다림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잘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지, 사람들이 몰리는 휴가철일수록 더욱 그렇다. 제한된 여행시간을 줄서서 기다리느라 낭비하는 시간은 아깝기만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뽀족한 수가 있는게 아니니 여행자들은 몇시간이고 막막히 자기의 차례를 기다린다. 만약, 아예 줄을 피할 순 없지만 '긴 줄'을 피해 불필요하게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이 있다면? 한두시간씩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을 새치기가 아닌 지극히 합법적이고 스마트한 방법으로 추월해버릴 수 있다면? 제대로 된 여행이 시작되기도 전 기나긴 기다림에 지쳐버리는걸 방지하기 위해 여행 중 여기저기서 줄을 피해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공항에서

올 여름 휴가를 해외에서 보낸 사람들은 보았을 것이다. 인천공항에 집합한 어마어마한 인파를. 그 많은 사람들은 고스란히 체크인 카운터와 출국심사대의 줄이 된다. 여행 시작부터 줄서기로 시간을 보내기엔 억울하지 않은가?  우선 어행의 첫걸음, 체크인 수속에서부터 어떻게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지 살펴보자.

체크인 줄 피하기 - 셀프체크인 수속하기

인천공항엔 이렇게 하늘색 현금인출기 같이 생긴 키오스크들이 있다. 전자항공권을 발급받은 사람들이 스스로 체크인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인데 일반 탑승수속 카운터보다 훨씬 빨리 탑승수속이 가능하다. 이용절차는 간단한데, 우선 체크인 기계에서 항공사를 선택한다. 다음, 예약번호를 입력하고 여권인식을 하면 좌석을 배정할 수 있고, 이어서 탑승권이 발권된다. (일행이 있을 경우, 모두의 여권을 스캔해야 좌석을 지정받을 수 있다.) 탑승권을 받으면, 셀프체크인 전용 수하물위탁 카운터에서 편하게 짐을 부치면 끝. 

대상항공사들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델타항공, 케세이퍼시픽항공, KLM네덜란드항공, 중국국제항공과 아메리칸 항공이고, 비자가 필요없는 나라로 출국시에 사용가능하다. 

공항이용객들이 많은 성수기엔 일반 카운터에서 20분에서 40분까지 대기할 수 있지만 스스로 체크인을 할 경우, 일행이 있어도 체크인 수속이 총 1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 앞으로는 다리 아프게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 줄에서 서있지 말자.

여권과 지문인식으로 출입국심사 줄 피하기 - 자동출입국 심사서비스

기존의 보딩 방식은 체크인 후 소지품 검사, 엑스레이 통과, 출입국 심사대에서 심사관에 여권과 보딩패스 제시, 출입국 가능여부 심사, 그리고 보딩이란 절차를 거친다. 이중 시간을 많이 차지하는 부분이 체크인과 소지품 검사, 그리고 출입국 심사대이다. 소지품 검사는 2001년 911테러 이후 꼼꼼한 확인이 필수화되어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지만 출입국 심사대에선 보다 신속히 줄을 지나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자동출입국심사라는 서비스 덕분인데, 자동출입국심사란 최첨단 생체정보 인증 기술을 출입국 심사에 접목시켜 출입국 심사관을 거치지 않고 자동화된 무인 출입국 심사가 가능하도록 구현된 서비스이다. 17세 이상의 출국이 제한되지 않은 한국 국민은 이 서비스를 통해 빠르고 편리한 출입국심사를 제공받을 수 있는데, 일반 여권이나 전자여권 모두 이용가능하고 사전에 등록센터에서 등록해야만 한다.

등록절차는 간단하다. 여권을 가지고 인천국제공항 3층의 체크인카운터 F구역 옆에 위치한 등록센터를 방문하면 바로 신청하고 심사를 받을 수 있다. 그 자리에서 지문을 등록하고 사진을 촬영하면 5분이내 등록을 완료할 수 있고, 바로 당일 자동출입국심사대를 이용할 수 있다. 

   

위와 같이 생긴 자동출입국 심사대엔 심사관이 따로 배치되지 않는다. 심사대에 다가서 여권의 인적사항면을 펼쳐 기계에 인식시키고 등록여부를 확인하고, 자동 심사대 내부에 있는 지문 인식기에 양손 검지지문으로 본인인증을 마치고 얼굴 사진이 찍히면 바로 출구로 나갈 수 있다. 인천공항에 의하면 자동출입국심사대를 이용할 경우 기존 출입국 심사에 비해 약 20분~30분 정도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인천공항 내 자동출입국심사대는 C, D, E, F 입국장과 1, 2, 3, 4 출국장에 설치되어 있고 한번 등록하면 여권 만기일 하루 전까지 출국이나 입국을 할 때 모든 인천공항 심사장에서 이용 가능하다.

여행지에서

'꽃보다 할배'를 보며 몇시간씩 많은 인파 속에서 줄을 섰던 이서진이 안쓰러웠던건 구지 그렇게 오랜 시간동안 줄을 설 필요가 없다는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파리나 로마 같은 유명 관광도시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관광지들을 사람들이 보다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이번엔 여행지에서 제 2의 서genie가 되지 않는 방법 몇가지를 소개한다.


돈도 절약하고 시간도 절약하는 파리 뮤지엄 패스

여행에서 항공권, 숙소에 드는 비용을 제외하고 현지에서 지출하게 되는 비용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입장료이다. 예로 들자면, 주로 사람들은 파리에서 루브르 박물관, 개선문, 오르세 미술관, 베르사유 궁전까지 많은 관광지를 들리게 되는데 그 관광지마다 제각각 들어가는 입장료에 들어가는 비용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돈도 절약하고 시간도 절약하는 방법이 있으니 파리 뮤지엄 패스가 그 주인공. 

파리 뮤지엄 패스는 파리 시내 60여 곳의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횟수에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고, 또 줄서는 시간 없이 바로 입장이 가능한 이용권이다. 2일, 4일, 6일 패스로 나눠져 있는데 뒷면에 이용자가 직접 기재하는 시작일부터 이틀, 4일, 6일 연속 무제한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뮤지엄 패스를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패스 사용 첫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날짜를 기입하고 될 수 있으면 입장료 가격이 높은 주요관광지들을 일정에 기간내에 몰아서 가는 것이 좋다. 2일권을 구매할 경우 하루는 베르사유 궁전, 다음날은 루브르, 오랑쥬리, 개선문을 가는 식으로 말이다. 너무 일정을 빡빡히 잡으면 오히려 체력이 남아나지 않아 본전도 제대로 뽑지 못하니 넉넉하게 4일권이나 6일권을 이용해보길 추천한다. 

시티패스를 구매하면 시티패스 이용자만을 위한 줄을 이용할 수 있어 루브르 박물관이나 베르사유 궁전같은 관광지에서도 오래 줄을 서지 않아도 된다, 

홈페이지 http://parismuseumpass.co.kr/

로마의 휴일, 줄을 피하는 방법!

리만큼 사람들이 많이 찾는 여행지, 로마. 파리에 뮤지엄 패스가 있다면 로마에는 로마패스가 있다. 로마 패스는 3일간 로마 시내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고 2개의 박물관이나 관광명소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2개의 관광명소에 무료입장을 하고 나면 로마에 있는 40개가 넘는 박물관이나 행사, 또는 관광명소에서 입장료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이용방법은 파리의 뮤지엄 패스와 비슷하게 뒷면에 이름과 개시일을 작성하면 무료로 방문하는 첫 박물관 2곳에서 스탬프를 받는 형식이다. 로마패스를 소지하고 있으면 일반 줄이 아닌 로마 패스 전용 줄을 사용할 수 있는데, 다른 사람들이 한두시간씩 줄서서 기다리는 곳에서도 10여분 이내에 입장할 수 있다. 

로마패스는 온라인으로 미리 구매하거나 로마 공항, 기차역, 또는 도시 곳곳에 설치된 투어리즘 키오스트에서 쉽게 살 수 있으며, 가격은 25유로로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고 관광명소 입장, 그리고 그 다음에 적용되는 할인가를 포함해 저렴한 편이다. 

홈페이지 http://www.romapass.it/?l=en

로마패스 같은 시티패스는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관광도시들이 갖추고 있는 시스템이다. 이런 좋은 서비스를 잘 이용해 긴 줄을 피하고 시간을 절약하려면 미리 여행지에 대해서 공부하고 어느 정도 일정을 잡아놓아야 본전은 뽑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것. 그럼 앞으로 여행지에서 줄 때문에 짜증과 피곤이 가득한 제 2의 짐꾼 이서진이 되지말고, 우아하고 스마트한, 추억에 오래 남을 특별한 시간들을 많이 만들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