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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탐구생활] 끝나지 않은 설레임: 터키 제대로 즐기기


여행에는 중독성이 있다. 한번 집을 떠났다 돌아오면 집의 편안함과 안락함보다 지난 여행 때 느꼈던 희열을 그리워하고, 그 여운에서 헤어나오기 힘들다. 여행 중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다 보면 집으로 돌아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도 다시 돌아가고 싶고, 그러다 보면 나도 모르게 지도를 펼쳐 다음 여행 땐 어디를 갈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가을의 문턱에 다다른 지금, 이미 8월에도 휴가를 다녀왔지만 아직 여행에 대한 갈증은 해소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벌써 다음 여행을 계획하고 있고, 그래서 아직도 설레인다. 이번 가을의 목적지는 매번 다른 모습으로 나를 맞이하는 터키. 여행 TV 프로그램에서 기암괴석인 카파도키아의 풍경을 보고 처음 터키를 접했다. 이국적인 풍경에 마음을 빼았긴 난 낙타모양의 바위, 버섯모양의 바위가 있는 그 곳, TV 안으로 빨려들어가고 있었다.




터키의 아침식사


터키를 여행하다 보면 아침식사 메뉴가 동일하다는 것을 알아차릴 것이다. 터키의 국민식사라고 불리울만큼 아침메뉴는 늘 똑같다. 터키 음식은 세계 3대 음식이라는데,  한국의 7배나 넓은 영토를 가진 나라에 온 국민이 똑같은 음식을 먹는게 신기하고 이상하다.


터키의 아침은 주로 바게뜨류 빵인 에크맥과 계란, 치즈, 올리브, 토마토, 오이와 햄으로 이루어져 있다. 밀 생산이 엄청나서 남아도는게 밀가루인 터키의 에크맥은 파리의 바게뜨와 비교도 안되게 맛있다.
















터키의 차, 그리고 커피


여행자라도 터키에 가면 적어도 5잔 이상의 짜이 (CAY)를 마시게 될 것이다. 터키의 국민들은 아침, 점심 가리지 않고 하루에 10장이상 짜이를 마신다. 코카콜라 병 못지 않은 예쁜 몸매를 자랑하는 차이 잔은 열이 쉽게 전도되어 뜨거운데 터키인들은 잘도 홀짝홀짝 하신다. 옛날 우리 선조들이 만나면 ‘식사 하셨어요?’라고 문안인사를 나눴듯 터키인들은 ‘차 5잔 드셨어요?’라며 인사를 나누지 않았을까 상상해본다.


           

 

터키에선 차 외에도 커피가 유명하다. 전세계에서 처음 커피로 음료를 만들어 마신 나라는 바로 터키이란거, 알고 있는가? 지금은 아무도 모르겠지만 ‘커피는 지옥처럼 검고, 죽음처럼 강하며, 사랑처럼 달콤하다’는 오랜 터키의 속담이 있을 정도로 커피는 오랜 시간동안 터키인들의 삶 속에 존재해왔다.


Türk kahvesi (튀르크 카흐베시)라고 불리우는 터키 커피의 조리법은 여타 커피와 다르다고 알려져있다. 일반적인 드립방식이 볶은 원두를 갈아 드립퍼에 넣고, 그 위로 뜨거운 물을 흘려 아랫쪽으로 우리는 것이다. 터키의 커피는 조그만 냄비에 커피가루와 설탕, 물을 넣고 숯불위에서 끓여낸다. 역사상 가장 오래된 커피 추출 방법으로 알려진 이 드립방식엔 커피 가루의 양과, 설탕의 양, 물의 양, 숯불의 세기나 끓이는 시간 등 수많은 변수가 작용하는데, 이로 인해 터키 커피의 맛은 무척이나 다양하고 어렵다. 그래서 커피를 잘 끓이는 사람은 장인의 대접을 받는다고 할 정도이다!



터키와 이슬람교


터키의 사원들을 가려면 머리와 다리를 가려야하는데 친절하게도 사원에서는 무료로 덮개를 빌려준다.  터키의 이슬람교는 캐쥬얼한 편이라 모든 사람이 차도르를 쓰고 있지는 않지만 차도르는 지역별로 다르게 하기 때문에 차도르를 보고 어느 지방에서 왔는지 알 수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 사투리를 보고 사람의 출신지를 알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달까.


터키는 이슬람 국가일까? 아니다. 물론 설문을 해보면 국민의 99%가 이슬람교를 믿는다고 동그라미를 치겠지만, 국교가 이슬람이 아니라는 언바란스한 이야기. 국민의 3분의 2가 모스크 (이슬람 사원)을 가본적이 없다고 한다. 이스탄불에는 2000개의 이슬람 사원이 있고, 서울에는 1만개의 교회가 있으니 한국을 기독교 국가로 보지 않는 것처럼 터키도 이슬람 국가로 보기 어려운 것이다.

 


터키의 귀요미들


사원을 가든, 유적지를 가든, 카페에 앉아있던 터키의 고양이는 인도의 소만큼 쉽게 볼 수 있다. 옛날에 페스트가 급격히 퍼졌을 때 쥐를 잡기위해 고양이를 마구 풀어놔서 아직까지 길고양이들이 많다고 한다. 일반 한국 길고양이들와 다르게 매우 애교스럽다. 모르는 사람한테 와서 애교를 부리는데 너무나도 귀엽다. 터키에선 고양이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터키엔 또다른 귀요미가 있으니 바로 아가들. 터키의 아가들은 인형같이 너무나도 예쁘다. 얼굴의 90%가 눈코입이 차지하는 것처럼 눈은 커다랗고 맑으며 코는 오똑하다. 










외계의 모습, 카파도키아


카파도키아는 아주 먼옛날 엄청난 용암폭발로 이루어진 기암도시인데 스머프 집의 모델이고 스타워즈의 촬영지이다. 이 지역에선 씨없는 청포도 (땅포도)와 호박, 커다란 감자와 멜론이 유명하다.



기암괴석에 지어진 동굴호텔들이 많은데 한여름에도 시원하게 잠을 잘 수 있어 좋다. 또 카파도키아에서 할 수 있는 특별한 체험에 열기구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 성수기인 4월-9월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도착하자마자 예약하는 것이 좋다. 열기구의 바구니 크기별로 10명에서 20명 정도가 탑승하며 소요시간은 1시간정도이다. 내가 보고 있는 풍경이 현실인가 싶을 정도로 독특하고 기묘한 모습을 갖춘 카파도키아는 여행자들을 사로잡는다.



일년내내 새하얀 파묵칼레


파묵칼레 석회층은 꼭 눈이 내린 것 같다. 터키어로 파묵은 목화, 칼레는 성이라는 뜻이다. 꼭 하얀 목화로 지어진 성 같다고 지어진 이름인 것이다. 파묵칼레는 미네랄이 가득한 온천수가 나와 천여년 전부터 온천으로 잘 알려진 지역이다. 



계단논처럼 층층이 쌓여진 코발트 빛 물과 새하얀 석회층이 어우러진 그 곳. 사실 흔히 관광서적에 나오는 파묵칼레 사진같은 모습을 보려면 계절과 요일을 잘 맞추어 가야한다. 파묵칼레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온천물을 내려보내기 때문이다. 시기를 잘 맞추지 못했다간 온천수 없는 석회암만 보게될테니 꼭 유의할 것!



형제의 나라, 터키와 한국


터키 중학교 교과서에는 한국과 터키는 한민족으로 나와있다고 해서 어린 아이들도 한국을 알고 있다고 한다. 돌궐민족으로 우리 민족과는 같은 나라를 이루고 있던 부족연맹이었다고 하는데, 이런 인연을 기본으로 본격적인 두 나라의 관계는 6.25 한국전쟁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한국전쟁 당시 터키는 NATO에 들어가는 조건으로 터키군사 15,000명을 파병시켰다. 한국전쟁 중 미국, 영국, 캐나다 다음으로 4번째로 많은 군인을 파견시킨 나라인 것이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15,000명의 군인은 차출과 순수지원에 의해 정해졌고, 그  중 1,000명의 사망자, 2,000명의 사상자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50년이 넘도록 공식적으로 터키에 고마움을 표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전쟁 후 50년이 넘도록 한국 대통령이 터키를 방문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고, 2005년에야 노무현 대통령이 처음으로 방문했다고 한다. 터키의 수도 앙카라에 있는 한국 공원에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1,000명의 터키인들을 기리는 기념탑이 있는데, 이도 이전엔 초라한 모습으로 방치되고 있다가 노무현 대통령의 방문을 뒤로 깨끗하게 정리되었다고 한다. 


한국전쟁에 참여했던 터키 군인들은 지금은 할아버지가 되었다. 그들은 본인들을 ‘코렐리’ (한국인)이라고 스스로 부르고 있다. 50년이 넘도록 한국을 짝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터키엔 한국에 깊은 애정을 느끼고 있는 터키인들이 있다.


동양과 서양을 동시에 품은 이스탄불, 기암괴석의 스타워즈같은 도시 카파도키아,

온천수의 휴양지 파묵칼레, 몇 천년전의 고대도시 에페소등 볼거리가 많은 터키,

한국과 형제의 나라인 터키. 오늘도 터키여행을 준비하며 난 설렌다.


[글, 사진제공: 트래블러스맵 해외팀 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