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트래블러스맵 소식/공지사항

[여행탐구생활] 한국에서 만난 위기의 동물들

:: 소개해줘요! 제로C ::



 안녕? 난 제로C야. 
 혹시 우리나라에도 멸종위기종들이 많이 살고 있다는 사실, 알고있니?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족들의 숫자는 적지만 그럭저럭 먹고 살 형편은 되었던것 같은데, 요즘들어 4대강 정비사업이다, 관광경제 육성이다, 뭐다 하면서 얼마 남지 않은 서식지마저 위협을 받는 이들! 이 제로C가 한번 만나보았어!
(동물이랑 인터뷰를 어떻게 했냐고? 나는 대단한 동물애호가라서 대화정도는 가능하다고!)


case1: 멍때리는 산양

제로: 여보세요?
산양: .......
제로: 여보세요? 주무시는거 아니죠?
산양: 아이고 메~~~! 깜짝이야! 당신 누구요?
 제로: 얼마 전에 인터뷰를 요청했던 제로C라고 합니다.
산양: 제로C? 요상한 이름이구만.......
제로: 실례지만....... 혹시 염소이신건 아니죠?
산양: 메~~~~!
제로: 아, 예....... 그럼 인터뷰에 앞서 우선 성함부터 말씀 해 주시겠어요?
산양: '메메메~~~~르 메르메르 멤멤메 아메 아메' 라고 한단다.(인간의 언어로는 이정도로 표현하는것이 한계였습니다.)
제로: '아메'씨라고 부르겠습니다.
아메: 남의 이름을 그리 줄이면 어떡하나?
제로: 첫번째 질문 드리겠습니다. 사는 곳의 주소가 어떻게 되세요?
아메: 음...................... 산?
제로: 산?
아메: (단호한 목소리로)산.
제로: 아....... 그럼 첫번째 질문은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혹시 요즘 사는것에 불편은 없으세요? 숲이 줄어든다던가 사람들이 시끄럽다던가.......
아메: 배고프다 메~~~
제로: 아, 먹이가 부족하다는 말씀이신가요?
아메: 밥먹으러 간다 메~~~
(절벽 아래로 가버렸다)

case2: 시끄러운 붉은박쥐

제로: 우와~ 털이 진짜 황금빛이네요! 우선 사진 한번만 찍어도 괜찮을까요?
붉은박쥐: 제가 눈이 작으니까 눈을 좀 확대해 주세요.
제로: 넵! 김치하시고~ 하나, 둘.......ㅅㅔ!
붉은박쥐: 아저씨! 거긴 콧구멍이야! 눈이 아니고!
제로: 앗, 죄송합니다!
붉은박쥐: 뭐, 괜찮아! 나도 아침에 일어나서 거울볼때마다 눈이 어딨는지 못찾고 해맨다고. 히히히!
사실 아침에 일어나지도 않고 거울도 못보지만 말야! 히히히히히히히!
제로: 아하하.......
붉은박쥐: 근데, 당신! 나 궁금한게 있는데!
제로: 네? 어떤게 궁금하세요?
붉은박쥐: 나 09년생인데, 당신 몇살이야? 보아하니 동생같은데, 위아래는 확실히 가려야지!
제로: 나 86년생인데.......
붉은박쥐: ............찍-찍?
제로: 야............
(동굴 깊숙한 곳으로 황급히 날아가버렸다)

case3: 겨울잠 모자란 반달가슴곰

반달곰: 당신 뭐야?
제로: 인터뷰 하러 왔는데요.......
반달곰: 인터뷰....... 하암~....... 해봐......
제로: 네?
반달곰: 인터뷰 해보라고.......
제로: 어, 그럼 우선 성함먼저.......
반달곰: 드르렁.
제로: 그르렁?
반달곰: 드르렁.
제로: 예, 그르렁씨. 그럼 먼저 질문하나드릴게요. 요세 환경ㅇ...
반달곰: 드르렁-
제로: 그르렁씨?
반달곰: 드르렁-드르렁-
(겨울잠이 모자랐는지 인터뷰 도중에 잠들어 버렸다) 

case4: 의심하는 수달

제로: 한밤중의 강은 정말 위험하죠. 이렇게......(푸욱!) 물 웅덩이를 밟고 넘어지기라도 한다면 큰일납니다......
수달: 정지! 라이트 꺼! 시동 꺼! 암구어 대!
제로: ....... 인터뷰 요청 했던 제로라고 하는데요.
수달: 화랑!
제로: .......담배?
수달: 좋아, 들어와도 좋다.
제로: 사진 한장 찍어도 괜찮을까요?
수달: 아앗! 촬영하지마! 카메라는 압수다!
제로: 으악! 달려들지마! 비싼카메라란 말이야!
수달: 이리 내!
(콰직!)
제로: .......
수달: .......
제로: 카메라.......
수달: .......내 경고조치를 무시한 까닭이다. 난 미안할게 없다고 생각할지도모르고 아닐지도 모르고.......
 미안.......
제로: 피곤하다.........


동물들과의 인터뷰는 역시 힘들었어.
다들 인터뷰에 비협조적인데다가...... 아악! 내 카메라!

취재에 협조해준 동물친구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올릴까 해.
참고로 친구들의 주소지와 간단한 설명은 아래와 같아.

산양-
태백산, 대관령, 오대산, 설악산 등 기암괴석이 많은곳에 살고있어. 뿔이 동그랗게 휘어있는 서양의 산양과는 전혀 다른 종이고 오히려 염소랑 많이 닮아있지. 그렇다고 염소랑 착각하면 곤란해!

붉은박쥐-
충청북도 진천군 진천읍 에서 만났어. 동굴뿐만이 아니라 오래된 고목의 둥치나. 대나무숲에서도 살고있다는데....... 생긴게 정말 귀엽게 생기긴했어.

반달가슴곰-
지리산에 살고있어. 이미 우리나라에선 한번 멸종했지만 외국에서 기증받은 친구들을 풀어놓은거지.
곰치고는 덩치가 작아서 사람에게 위협이 되지는 않지만 주변 농가를 습격해서 벌통을 초토화시킨다던지 밭을 엎어버리는 등 의외로 민폐투성이의 곰들이라고.

수달-
낙동강, 양산천 일대에 살고있어. 밤에만 움직이고 생긴것과는 다르게 큰 물새도 잘 잡아먹는 포식자야. 강 근처 먹이사슬의 정점에 군림하는 녀석이지. 경계심이 많고 몸놀림이 빨라서 총소리를 듣고 총알을 피하기도 하는 녀석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