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ust Do It Day :::
하고 싶은 일 하면서 먹고 살기
하고 싶은 일 하면서 먹고 살기
경영을 하는 것은 사무실을 돌아다니면서 직원들이 일을 하고 있는 지 체크하는 것과는 다른 일이다.
창의적 그룹을 위한 궁극적인 자유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험할 수 있는 자유다. 몇몇 회의주의자들은 혁신이 비싸다고 말하지만 길게 보았을 때 혁신이 더 싸다.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은 혁신을 위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 <Drive>, Daniel H. Pink
사람들은 왜 열심히 일을 할까? 혹은 사람들은 왜 열심히 일을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사람들이 열심히 일을 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른바 ‘경영’을 한다는 것의 절반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는 일이다. 경영학의 주요 이론들은 이 문제들에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의 차원에서 접근한다. “사무실을 돌아다니면서 직원들이 일을 하고 있는 지 체크”하고 그 결과에 따라 “급여로 보상” 하는 것. 20세기를 통틀어, 그리고 21세기에 들어선 지금까지도 ‘당근과 채찍’이 가장 유효한 방법이라고 사람들은, 특히 고리타분한 기업가들은 더 열심히, 믿고 있다.
그러나 <드라이브>의 저자 다니엘 헤니는 그 반대의 사례를 무수히 열거한다. 돈으로 보상을 했을 때 오히려 능률이 떨어지고, 창의력은 고갈되고, 사람들의 흥미도 떨어지게 되는 기현상들을 숱한 실험들을 통해서 입증해서 보여주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다섯살 정도 아이들을 지켜본 일이 있는가? 아이들은 아무런 보상 없이도 끊임없이 움직이고 호기심을 보이고 물어보고 무언가를 찾는다. 그들이 나중에 사무실에서 그토록 따분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어른들이 된다는 것을 믿을 수 있는가?” 그는 계속해서 ‘당근과 채찍’ 방식의 동기화가 전혀 동기를 생산하고 있지 않은 현실을 지적한다.
우리는 왜 일을 하는가. 먹고 살기 위해서? 그렇다면 먹고 살 만큼의 임금을 이미 받고 있는 사람들은 더 열심히 일을 하려고 할까? 돈을 더 주면 더 열심히 일을 할까? 수억대 연봉자들이 가득한 회사가 점점 뒤쳐지다 결국 망하는 이유는 뭘까? 우리는 질문을 아주 다른 방식으로, 다른 각도에서 해야 한다.
10년전 하자센터가 생길 때 사람들을 가장 미혹시켰던 문구는 “하고 싶은 일 하면서 먹고 살기”였었다. 그래서 그 말은 거꾸로, “한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하고 싶은 일과 먹고 사는 일은 일치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러나 얼마나 매력적인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먹고 살 수 있다는 것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고, 그것이 나의 ‘일’이라면 사람들은 정말 열심히 일을 하지 않을까? 트래블러스맵에서 하고 싶은 것도 그와 다르지 않다.
트래블러스맵에서는 올해부터 조금 새로운 일들을 몇 가지 시작하고 있는 데 그 중 하나가 “Just Do It" Day 이다. 말 그대로,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막 해보는 날이다. 일주일 중 금요일이 그 날이다. 하는 일과 관련하여 자신이 하고 싶었으나 눈치가 보여, 업무에 쫓겨, 다른 부서의 일이어서 못했던 것, 자기 계발을 위한 투자, 문화적 자극을 통해 창조적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일 등 어떤 것이든 할 수 있는 날이다. 그 날 소요되는 비용은 일정액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회사에서 지원을 하기도 한다. 책을 사도 되고, 학원을 다녀도 되고, 영화나 연극을 봐도 된다. 그 에너지를 바탕으로 새로운 일들이 트래블러스맵 안에 넘치면 된다.
트래블러스맵이 이런 일을 처음 하는 것은 아니다. 직원 200명, 매출 400억의 Atlassian이라는 소프트웨어 개발회사가 유사한 날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고, 구글 역시 업무 시간의 20%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시간을 통해 구글은 그 해 출시되는 새로운 서비스의 절반이 만들어지고 있고, 그 결과가 G-mail, Google News, Google Sky(우주 지도 서비스), Google Translate(구글 번역기)와 같은 혁신적인 서비스들이다. 구글의 개발자 알렉 프라우드풋은 이를 두고 “구글의 모든 좋은 아이디어들은 20%의 시간동안 터져나왔다.”고 했다. 우리 거의 모두가 사용하고 있는 Post-It 역시 3M에서 진행한 그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창조되었다. 코넬대학의 연구자들은 이 방식에 대한 객관적 데이터를 만들어내기도 했는데, 320개의 작은 회사들을 리서치한 결과 자율성을 부여하여 일을 풀어가는 그룹의 성장 속도가 탑다운 방식의 회사보다 4배 이상 빨랐다고 한다.
일단 석 달만 해보기로 했다. 무슨 일이 벌어질 지 우리도 아직 모르고 있다. 2주가 지났는데, 아직 맵의 직원들은 각종의 회의와 닥친 일들 때문에 금요일을 고스란히 일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렇지만 트래블러스맵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가슴 한편에서 꿈꾸고 있다. 불행히 아직은 꿈만 꾸고 있지만, 그것이 혁신적인 새로운 에너지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먹고사는 행복한 그림으로 다가올 날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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