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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러스맵 소식/공지사항

[여행탐구생활] MAP의 워크샵 후기-졸지 않으면 다행이리


춘곤증의 계절이라 그런 걸까, 파르르 떨리는 눈꺼풀을 간신히 잡으며 집중하려 무진 애를 써도 잠이란 녀석은 능글맞은 구렁이처럼 정신을 조여 온다. 눈 한번 깜빡했을 뿐인데 짧게 감긴 눈이 다시는 올라오지 않는다면 그때는 이미 game over.

좌우 결렬한 헤드뱅잉은 락스타들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맨 뒤에 의자 차려놓고 느긋하게 꾸벅꾸벅 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장님 바로 옆에서 당당하게 취침. 돌아보면 잠과의 치열한 싸움, 졸지 않기 위한 우리들의 소리 없는 비명이 워크숍 내내 울려 퍼졌다.

이렇듯 인턴 및 직원들의 능률향상을 위해 기획됐던 워크숍들은 인턴에게는 졸지 않는 훈련의 의미가 더 강했던 것 같다(적어도 나에게는). 우리가 전현 모르는 이야기라고 해도 강사님이 재미있는 분이라면 눈과 귀가 번쩍 뜨이지만, 중후한 목소리로 회계같이 5~60t을 상회하는 내용을 강의하신다면 눈꺼풀은 그의 제곱으로 무거워진다. 250t정도 된다고나 할까. 만일 이 무게를 순전히 정신력하나로 버틸 수 있다면 가히 ‘인간 각성제’라고 불려도 이상할 것이 없겠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생기는 하나의 의문. 과연 어떻게 MAP 직원들은 250t의 눈꺼풀을 버틸 수 있는 것일까. 역시 20년 정도는 살아야 저 내용들이 어렴풋이 들리는 걸까(그렇다면 20년을 산 삐삐는 왜 조는 걸까).

하지만 이렇게 열심히 졸다가도 역시 느끼는 것은 있다. 언젠가 이런 강의들을 들으면서도 졸지 않을 수 있다면 나도 월급 80만원을 받는 정직원이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뭐 그런 생각이다. 하지만 나에게 워크숍은 아직까진 잠과의 치열한 공방전일 뿐이다. 도저히 돌파할 만한 구심점이 보이지 않는 안개와의 싸움.

나를 비롯해 강의시간에 쏟아지는 잠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든 사람들의 생활에서 안개가 걷히는 날을 기대하며 이만 글을 끝낸다.


한당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