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다. 추워도 너무 춥다. 태어나서 이런 추위는 처음이다. 나이가 들어서일까? 잠시 의문을 품어보다 고개를 젓는다. 마음까지 썰렁해지지 말자는 생각에.. 추우니 온갖 보온 상식들을 끄집어낸다. 따뜻한 차를 수시로 마시되 녹차는 몸을 차게 한다 했으니 패스. 수면양말을 신고 내복 꺼내 입기. 샤워도 패스. 고열량 고단백 음식 섭취(그래봤자 초콜렛인 현실에 슬퍼하며..).
좀 글로벌하게 보온 할 수 없을까? 해서 실천 가능한 보온용 의식주를 글로벌하게 뽑아봤다. 러시아의 털모자, 유럽에서 마시는 따뜻한 와인, 일본의 겨울철 효자, 코타츠.
사진출처 : wikipedia
의衣_러시아의 우샹카
러시아 사람들이 쓰는 털모자, 우리나라에선 군밤장수 모자와 디자인이 유사한 이것은 ‘우샹카’라고 부른다. 은하철도999에서 메텔이 썼던 모자는 '샤프카'라고 하고 우샹카는 위로 묶을 수도 있는 귀덮개(턱까지 내려오는)가 있는 모자를 말한다.
이런 형태의 모자는 러시아 뿐 아니라 독일, 스칸디나비아의 나라들에서도 사용되었고, 중앙아시아의 유목민과 북극지역의 사람들도 사용했다. 그러나 윗면이 둥근 현재의 형태는 20세기에 러시아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러시아 내전 당시 시베리아를 지배하고 있던 알렉산더 콜챠크는 군인을 위한 겨울유니폼을 새로 만들었는데 그때 귀덮개가 있는 우샹카 모자도 포함되었다. 하지만 내전에서 콜챠크가 패한 후 소비에트 연맹에서는 우샹카가 거의 사용될 기회가 없었다. 그러다가 핀란드와의 겨울전쟁 때 러시아 사람들이 추위에 많이 사망하게 되자 적색군대는 새로운 겨울 유니폼을 만들게 되고 이때 다시 우샹카가 유니폼에 포함되었다.
소재는 양가죽이나 토끼털, 사향쥐의 털이 전통적으로 사용되었으나 요즘은 밍크나 여우털로 만든 고가의 제품도 나온다. 인조털로 만든 우샹카도 물론!
사진출처 : grabbingthegusto.wordpress.com
식食_유럽의 뱅쇼 또는 글루바인
독일어로는 글루바인(Gluhwein)이라 불리고, 프랑스에서는 뱅쇼(Vin Chaud)라 불리는 이 와인은 섞은 와인, 뜨거운 와인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유럽에서 겨울에만 마신다는 뱅쇼는 어느 지역에서는 크리스마스 와인이라 불리기도 하고, 또 어느 나라에서는 목이 잘록하게 들어간 항아리 모양의 특정한 컵에 담아 마시기도 하는 와인이다. 그럼 한 번 만들어볼까?
<레시피>
재료 : 레드와인, 정향, 시나몬가루, 레몬, 오렌지, 브랜디, 꿀 혹은 설탕
레드와인에 적당하게 썬 오렌지(오렌지 껍질에 묻은 왁스가 괜찮다면 껍질째 넣어도 좋다. 향이 진해지는 효과!)와 레몬, 정향을 넣고 끓인 후 시나몬 가루 혹은 스틱을 넣으면 끝.
꿀이나 설탕, 브랜디는 끓일 때 기호대로 넣는다. 생강을 첨가해도 좋다. 재료의 양은 취향에 따라 넣으면 되는 그야말로 집집마다 사람마다 만들 때마다 맛이 달라지는 와인 되겠다.
끓이는 와중에 알콜 성분이 날아가니 술에 약한 사람이 마시기에도 부담 없어 좋고, 맛도 좋다. 상콤달콤한 따뜻한 와인을 마시다보면 기분 좋게 알딸딸해진다. 프랑스에서는 감기약 대신 마시기도 한단다. 과일과 꿀이 들어가 비타민C가 많고 당분이 피로회복을 돕기 때문!
사진출처 : tomopop.com
주_일본의 코타츠
‘일본의 겨울은 코타츠로 시작하고 코타츠로 끝난다’, ‘고양이는 코타츠에서 둥글게 된다’ 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가옥구조가 다다미로 되어 있는 일본은 온돌 난방구조를 할 수가 없어 겨울이면 보조난방기구가 절실하다. 귤바구니가 올려져 있고 고양이가 꾸벅꾸벅 졸고 있는 코타츠는 일본을 대표하는 이미지이기도 하다. 적외선을 열원으로 하는 전기 코타츠는 1950년대 처음 등장했다고 한다. 처음엔 열원 부분이 흰색이어서 따뜻할까에 대한 의문 때문에 매상이 그다지 오르지 않자, 판매업체가 일부러 열원 부분을 붉게 만들었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몇 년 전 한국에서도 인기 많았던 일본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에는 코타츠와 함께 자취방으로 침입한 아이들이 코타츠를 중심으로 일어나지도 움직이지도 않고 주변에 쓰레기만 가득 쌓여가자 집주인인 치아키 선배가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그렇다, 이제 겨우 알았다. 모든 악의 근원은 바로 이 코타츠다"
한국에서도 코타츠를 구입할 수 있지만 가격이 만만치가 않다. 그렇다면, 워머로워라는 개인용 발열기를 활용, 코타츠를 만들 수도 있다. 원래 용도는 스탠드형으로 전기난로처럼 사용하거나, 책상 밑에 붙여 다리를 따뜻하게 하는 용도이다. 상을 뒤집어 워머로워를 장착하고 상에 이불을 씌우고 상 위에 귤 바구니를 올려놓으면 코타츠 만들기 완성!
주의할 것은.. 겨울잠을 자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
'트래블러스맵 소식 > 공지사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행탐구생활] 에코투어 1번지, 코스타리카 에코 스케치 (사진 by 변) (2) | 2011.01.24 |
---|---|
[여행탐구생활] 새로운 스탭, 운(雲)의 "안녕하세요?" (0) | 2011.01.24 |
[여행탐구생활] 환경을 고민하는 숙소에 붙여지는 이름, 에코롯지 (0) | 2011.01.24 |
보내주신 마음과 정성, 고맙습니다. 아프리카에 잘 전달하고 오겠습니다. (0) | 2011.01.11 |
[여행탐구생활] 2011 지속가능한 여행 트렌드 전망 (1) | 2011.0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