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탐구생활] 까도녀 지속씨의 공정발랄 여행일기 (1) 여행의 절반은 짐싸기에서 시작된다

아... 어제부로 드디어 서른 줄에 접어들었다 ㅠㅠ
어렸을 적엔 서른이 되면 뭔가 대단하게 멋진 어른이 되어있을 줄 알았는데 어째 어제와 별반 다른 게 없다.
사려깊은 노인이 되는 것이 꿈인데... 이러다가는 그냥 꼬부랑 노인이 되버리고 말 것 같다.

서른이 된 나에게 ‘수고했다 앞으로도 잘해보자’ 선물을 주기위해 그간 꿈꿔왔던 여행을 가기로 했다.
네이버에서 여행 준비를 위해 이것저것 검색을 하던 중 재밌는 문구를 발견해 클릭해봤다.
‘당신의 여행은 안녕하십니까?’
혼자는 위험하니 조심하라는 건가해서 들어가 봤는데 읽으면서 솔직히 조금 불편했다.
불편했던 이유는 아마 그간의 내 여행의 모습이 보여서일테지.

친구에게 글을 보여주고 나의 입장을 막 열변하였으나 결국 통하지 않았고 나는 열만 받았다.
친구가 넌 죽어도 이런 여행 못간다고 실실 약올리는 바람에 홧김에 나도 ‘공정여행’을 가보겠다고 선언해버렸다.
아... 왜그랬을까.
자고로 여행은 돌돌돌 캐리어를 끌고 최고급 호텔에서 느긋한 만찬을 즐기며
푹신한 침대와 매일 갈아주는 깨끗한 시트에서 뒹구는 것이 최고이거늘ㅠㅠ

이미 트위터에도 나 ‘착한여행’ 가겠다 선언을 해놓았으니 더 이상 물릴수도 없는 일.
‘착한여행’에 대해서 잘은 모르겠지만 친구놈이 도와준다고 하니 일단 짐부터 싸보기로 한다.

원래 나의 여행 가방은 이러한 물품들로 가득했다.

1. 1년간 헌신적인 적금으로 마련한, 여행의 추억을 담아줄 DSLR
2. 언제 어디서든 나의 자신감을 높여줄 마법의 뾰족구두
3. 고향의 그리움을 달래줄 한쿡인의 필수품, 킴치
4. 니리끼리 식빵에 발라먹어도 좋은 짜요짜요 고추장
5. 나의 고운 손과 아리따운 얼굴을 지켜줄 보드라운 물티슈
6. 찰랑거리는 머릿결을 유지시켜 줄 한국산 샴푸와 린스
7. 장기여행에 빠질 수 없는, 찌든 때 빡빡 빼줄 슈퍼세제
8. 휴양지로 놀러 갈 때엔 빨래따위 필요없다. 장롱의 옷들 총집합!
9. 파뤼에 빠질 수 없는 나의 완소 모피코트
10. 여행자의 마지막 자존심 돌돌돌 최고급 트렁크

그치만...
공정여행자가 되보겠다 큰소리 뻥뻥 친 이상 더이상 이런 짐들로 채울수는 없는 법ㅠ
눈물을 머금고 친구의 도움을 받아 짐을 챙겨본다.

1. 여행가서 페트병 쓰레기만 남기고 돌아올 순 없다. 여행동반자 물통씨
2. 나무젓가락 사용은 이제 그만, 타지에서 먹는 밥도 맛나게 만들어 줄 수저친구들
3. 한 장씩 뽑아쓰는 휴지를 만들기 위해 베어지는 나무를 지켜 줄 친환경 손수건
4. 먹이찾아 헤매는 북극곰에게 조금이나마 덜 미안할 수 있는 방법이 담긴 친환경여행백서
5. 아직 공정여행을 모르는 내게 빛과 소금이 되어 줄 트래블러스 맵표 공정여행 가이드북
6. 여행가서 패션쇼가 웬말이냐. 여러 벌의 옷보다는 잘 마르고 편한 옷이 최고
7. 나만 가지고 가는 추억이 아닌 ‘함께’나눌 수 있는 추억을 만들어주는 폴라로이드
8. 지구를 사랑하는 또 하나의 방법, 친환경 세제
9. 여행자의 간지는 배낭에서부터 시작된다

막상 챙기고 보니, 한결 간편해지고 돈 드는 것도 별로 없다.
과연 내가 ‘공정여행’자로 거듭날 수 있을지, 챙겨간 것들은 잘 쓸 수 있을지...
출발 이틀 전, 이런저런 생각에 쉽사리 잠이 오질 않는다. 아, 배고파ㅋㅋ

해오름달의 열번째날에, 방랑 지속씨.

+까도녀의 즐거움, 쇼핑을 빼먹을 순 없지! 

친환경 여행을 떠나기 위한 친환경물건 쇼핑기 

http://www.dure.coop/ 에서 찾은 친환경 여행물건 

1. 풀빛고운 여행용 샴푸,린스,바디클린저 세트

계면활성제? 이름은 어렵지만 여튼, 석유화학계가 아닌 아미노산계가 친환경적이고 인체에 안전하단다. 

그 정도만 알아둬야지. 

2. EM세탁비누 

EM은 또 뭐지? 새로운 여행을 하려니 새로 알아야 할 것도 많구나. 하지만 EM이란거 꽤 똑똑한데? 

EM함유된 비누는 피부 트러블도 방지한다니 까도녀인 나도 안심!  

*EM이란? 유용한 미생물군으로 식품의 산화방지, 악취제거, 음식물쓰레기 발효, 하수구 정화 등에 쓰이고 있다. 

3. 여행용 휴지

무조건 휴지를 사용했던 습관을 손수건 사용으로 바꿀 거지만, 그렇다고 휴지를 아예 안사용할 순 없잖아? 

그럴 땐 100% 우유팩을 재활용해서 만든 재생휴지를 쓰면 되겠군. 

찾다보니 쇼핑에 불이 붙어, 이것저것 눌러보게 되었는데, 

친환경비누 및 친환경세제를 판다고 해도 꼼꼼하게 내용을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  

강청비누

http://www.kcsoap.com/

합성계면활성제, 방부제, 인공색소가 첨가되지 않은 비누, 유효자원을 재활용해서 만들지만 

재활용 비누 특유의 냄새나 물러짐을 개선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회사. 

세탁용, 화장용, 주방용 친환경 비누 골고루 찾아볼 수 있다. 

음.. 전문가가 된 기분인걸? 

셈크래프트

http://www.semcraft.com

여기는 나도 알아! 텔레비전에 자주 나오던 셈크래프트. 

천연재료만을 사용하는 핸드메이드 비누. 화학첨가물이 첨가되지 않은 친환경비누를 만드는 사회적기업 셈크래프트의 사이트. 

피부타입별 천연비누와 바디용 샴푸용 비누, 주방비누 등 다양한 상품 구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