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걷기 시작점인 구례구역 - 이상하게 순천홍보가 같이 있다했더니, 구례구역은 구례 입구란 뜻.
아리랑을 읽다보니, 일제의 노골적인 침략정책에 반대해서 기찻길 놓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의협심이 강한 구례의 양반들이 그랬는지 모르겠으나, 어찌됐건 그들의 반대로 기차길은 구례밖 순천에 놓이게 되었다고 한다.
걷다가 고와서 찍은 복숭아꽃, 니는 꽃도 예쁘고 맛도 좋다. 개복숭아인가?
구례구역 맞은 편 점방에서 사탕과 과자 몇봉지를 사고 한 5분즘 내려가다보면 나오는 주유소 옆 길, 섬진강길 걷기의 시작점이다. 박태기(자주색/밥풀꽃) 나무를 보며 그 모양새에 신기해한다.
비오는날은 몰랐다. 돌이 까만줄만 알았는데, 위에 하얀면이 드러난것이 세월과 빛에 많이 씻긴것 같다.
동해마을 입구에서 본 황홀하게 하얀 이 나무꽃. 이렇게 많은 게 배꽃인줄 몰랐다. 과수원이 아니라 잘 자란 나무
코를 갖다대고싶겠지? 실망할걸,,,,,,,,
꼭 수달이 헤엄치는듯 ........산그림자가 물에 담겼다.
봄맞이와 작은꽃 꽃마리
져도 활홀한 꽃길
용호정이 있는 용두리마을. 구례읍에서 보면 지리산에서 내려온 용이 섬진강을 마시고 있는 형상이라고 한다. 용두리 위로는 예로부터 길지라고 불리워 한 부자가 이주해 운조루라는 집을 지었다고 한다. 곡전재도 길지라고 했다. 좀더 하동까지 가면 길지라 숨어들어가 나오지않은 부춘동이 있다. 예로부터 숨어살고자 했던 이들이 모인 곳인가보다. 하지만 의병도 동학군도, 독립운동가도, 산사람도 많은 동네다. 사람의 뜨거운피가 느껴지는 곳, 가
강건너고 싶다!! 욕망이 움트는 곳, 피아산방 아저씨가 막걸리를 사들고 와서 제방위에서 새우깡과 한잔씩 했다. 비가 와도 좋아, 하며.
비가 계속 내려 월평마을에서 히치를 했다. 젊은 시절 여행을 많이했다는 맘좋은 광양 아주머니를 만나 연하천 입구까지 데려다 주셨다. 좀 걷자고 시작한 오르막길은 끝날줄 모르고 버스 두대를 놓쳤다. 연곡사 바로 아래서 올라오는 버스를 발견하고 태워달라고 했더니, 아저씨가 그냥 걸어가란다. 10분만 걸으면 연곡사라고. 20분 걸으면 피아산방이라고 한다. 관절이 삐그덩.
두릅나무를 보며 슬퍼하다 밥상에 오른 두릅을 보고 우린 환호성을 질렀다. 머위잎에 싸먹은 쌈도 맛좋고. 사진이 없으니 섭섭하다.
치렁한 넌 누구냐? 절구를 온통 붉게 물들인 너는?
피아산방의 방, 4명이 자기 부족하지 않다.
피아산방 뒤 계곡
'구례건달 전치옥'이란 시와 박두규라는 시인을 알게됐다.
개굴이 나갔다가 밖에 걸려있는 이 시를 보고 오면서 부터였나?
또 아저씨가 '지리산에 오려거든'과 '저목사 두손에 십자가 들고'를 부를 때 우린 다 자지러졌다.
".......... 어쨋든 평화, 비교적 평등". 아저씨의 압력으로 우리도 낮에 외던 시를 다시 복습했다.
은채가 낭송한 고정희의
편지6
너를 향한
그리움의 전기줄에
감
전
되
었
다.
묘랑의 낙화에 술 한잔 들어간 고머씨는 '하롱하롱'을 '헤롱헤롱'으로
나는 동백꽃과 관련된 안도현 시를 각색하고.
'선운사 뒷간에 똥떨어지는 소리 푹'이라며
분위기를 저질로 만들었다.
전문 보기전까지 잊었다.
피아산방의 먼산이
곰을 닮았었는데 부쩍 컸다. 사람에게 마구 앵기고, 이제 높이 올려둔 신발마저 가져간다. 너구리를 무서워하고 바람소리에도 놀라던 녀석이라는데. 조금만 크면 멧돼지도 무섭지 않을것 같다.
연곡사 산책, 작은 절이 좋다.
국보? 보물, 동부도.강천사에서 본 사자처럼 역동적이다. 그리고 반인반조의 비롱가의 연주, 탁본이 있으면 그모양을 더 자세히 볼수 있을텐데. 돌색이 짙어 잘 보이지 않는다.
오산에 가기위해 다시 걷는 문천 벚꽃길
안 오르면 후회하고 두번오르지 않아도 후회한다는 오산의 사성암. 최근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져 방문객들이 많다.
도선굴, 누구는 개인의 행복을 누구는 세계평화를 기원했다.
오산에서 바라본 구례와 섬진강, 지리산은 숨었다.
오산에는 12개의 신성한 바위가 있다고 한다.
사성암에서 내려가는 길. 대나무가 이쁘다.
맛있다고 소개된 구례읍내의 동원식당. 하지만 문닫았다. 택시 아저씨가 서울식당도 맛이 같다고 일러주었다.
밥상이 나오자 우린 모두 놀래서 일어나 사진을 찍었다. 이런 밥상 처음이라며. 두릅과 굴비구이, 산나물, 꼬막 등 맛좋은 반찬이 많다. 하지만 많이 짜서 먹지 못한 밥찬도 많다. 반찬수를 좀 줄이고 가격을 내리면 손님이 더 많지 않을까? 읍내에서 6천원에 먹은 갈치조림이 생각났다.
서울로 올라오는길, 택시 아저씨와 대화가 맘에 남는다.
왕년에 좀 놀았다는 아저씨, 그래서 '전치옥을 아냐'고 물었더니 모른단다. 그러며 정말 건달이냐며, 나이가 몇이냐고 한다. 우리도 시에서 봤으니 모르지. 칼도 써봤냐고 했더니 본격적인 무용담이 나오면서 일본 야쿠자에게 섭외됐었다고 한다. 혹시 그 시절에 대해서 후회하냐고 물으니, 지금 이렇게 사는데 다 연결된다고 한다. 자랑스럽다고 했다. 가슴이 답답하다. 얼마나 많은 청춘이 영웅담으로 생각하고 이리 살까. 이렇게 경제적 배경을 만들까?
정말 혼자 였으면 묻지 못할 말들도 그들과 함께 하니 순진하게 물었던 것 같다.
그들이 있어서 더욱 유쾌했던 섬진강 여행이다.
섬진강 사람들도 따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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