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스꼴라'는 교실과 교과서 속에 갇힌 교육이 아니라 살아있는 교육을 여행을 통해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대안학교다. 공정한 여행과 지속가능한 여행을 기획하는 사회적 기업, ‘트래블러스맵(Traveler's Map)’ 안에 있는 교육 담당 부서다. 청년과 청소년을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영등포구 당산동 하자센터 내에 있는 트래블러스맵에서 교육 사업팀에 소속되어 청소년들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이병희 이사를 만났다. 사교육에 조기교육 등 자녀 교육에 있어서는 어느 나라에 뒤지지 않을 열성을 가진 대한민국 ‘교육 공화국’에서 다른 방식의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힘쓰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았다.
- ‘로드스꼴라’는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나요.
“‘로드스꼴라’를 이야기하기 위해선 우선 트래블러스맵에 대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트래블러스맵은 여행협동조합 지역과 여행자들을 연결하여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여행자에게는 최고의 기회이자, 지역에는 최선의 기여, 환경에는 최소의 영향이 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여행을 통해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사회적 기업입니다.
사회적 기업이라는 특성상 이윤을 창출하는 것과 함께 사회적으로 어떤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하게 됐습니다. 수많은 고민을 거쳐 여행을 교육의 방식 중 하나로 만들어 보자는 의견이 오가게 됐고 그 첫 번째 시도가 바로 로드스꼴라입니다. 여행만큼 학습한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좋은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본다’라는 경험은 교과서 속 사진에서 본 것보다 몇 배의 감동과 가르침을 줍니다.
뿐만 아니라 길 위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갈등을 극복하는 것과 같은 교실에서는 배우기 힘든 살아가는 지혜를 배울 수 있죠. 이와 같은 생각에서 시작해 로드스꼴라는 청년·청소년 교육과 대안여행 전문가를 양성하고 사회적 과제를 함께 해결해갈 새로운 인재를 육성하고 있습니다.”
- 로드스꼴라의 프로젝트는 어떻게 발전해 왔나요.
“2009년 2월에 처음으로 학생을 받았습니다. 그 때 첫 프로젝트를 실시하게 됐어요. 첫 프로젝트의 대상지는 전라북도 진안이었어요. 마을에 도보여행 코스를 만들어서 타 지역으로부터 관광객을 유치하는 동시에 지역 경제도 살리려는 프로젝트였죠.
사전작업 후, 마을에 들어가서 기획·탐구하고 지리산 둘레길을 통해 진안까지 걸어갔죠. 도보여행 코스를 마을을 중심으로 만들었어요. 그 과정에서 이해관계자인 마을 주민들과 인터뷰를 하기도 하고 마을 잔치에 참여하기도 하면서 의사소통을 계속 했습니다.
진안에서의 프로젝트가 횡적인 것이었다면, 그 다음 학기에는 종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자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그렇게 해서 진행하게 된 것이 ‘백제의 역사’ 프로젝트에요. 신라나 고구려에 비해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는 백제에 대해 역사적으로 접근하자는 것이었죠. 백제와 활발한 교류를 했던 일본에 백제의 흔적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답사 때 교토(京都), 오사카(大阪), 나라(奈良)도 다녀왔어요. 역사학자 ‘카’가 역사를 현재와의 관련성 속에서 봐야 한다고 했는데, 그 말처럼 ‘과거’의 백제와 일본에만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통해 현재를 재인식하게 하는 기회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지난 2010년 3월엔 11명의 학생과 2기를 만들었습니다. 프로젝트 대상지로는 제주도를 선택했고, ‘국경의 남쪽, 탐라’라는 이름으로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다양성에 초점을 맞춰 프로젝트를 진행 했습니다.
여행지에서 나만 즐기고 오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하자는 의도에서 출발했죠. 비주류의 생각에 귀를 기울이자는 취지였는데 구체적으로는 ‘여성들의 삶은 어떠한가’ 등의 주제로 10박 11일 동안 제주도 섬을 한 바퀴 돌았고 팀을 3개로 나누어서 역사, 자연, 풍물을 보는 데 집중했어요.
2011년 3기 친구들이 들어오면 연해주를 돌아보려고 합니다. 그곳에서 고려인 4세들의 삶에 집중하려고요. 이런 식으로 우리가 그리고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서 계속 테마를 설정해서 진행해 나갈 예정입니다.
- 여행 아이템은 시의성이 있나요.
“진행되는 것들이 우리의 삶과 동떨어진 문제들이 아니기 때문에 아이템의 시의성이 되도록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항상 시의성에 맞춰서 기획하진 않아요. 보다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문제들에 집중하자는 것이죠. ‘세상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눈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어느 학생의 말처럼, 하나의 교육 과정을 통해서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 학생들 선발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입학을 위해서 3단계를 거쳐야 하고 1단계에서 입학지원서, 학부모 동의서, 자기소개서가 필요해요. 학생 선발 시에 어느 학교를 다녔고 성적은 어떠했는지는 당연히 고려되지 않아요. 1차 서류에서는 왜 이 학교를 다니고 싶어 하는지, 부모가 동의하는지에 대해 물어봅니다. 두 번째로 면접을 하는데 미성년인 경우 부모와 함께 면접을 봅니다. 마지막으로 다 같이 강화도로 합숙을 갑니다. 이 단계에서는 학생들과 충분히 대화할 수 있어요. 로드스꼴라에 대해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를 하고 있고 입학 후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 로드스꼴라가 가진 문제점으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로드스꼴라는 특수한 형태를 한 학교이긴 하지만 보통 학교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크게 나누면 하나는 학업적인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인간관계에 대한 것이에요. 전자의 대표적인 예가 선생님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과제를 해 오는 경우죠. 숙제를 제출만 하면 되는 것으로 교육 받아 왔기 때문에 자신이 직접 해 나가려고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 사이에서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좌절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노력을 하지 않거나 혹은 노력을 해도 생각보다 잘 되지 않아 좋은 평판을 받지 못하게 돼서 자기 스스로에게 실망을 하게 되죠. 다른 친구들 사이에서 점점 밀려나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 스스로에게 고통을 주기도 해요. 다시 말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설정과 자기의 문제가 가장 큰 문제이죠.”
- 학생과 선생의 포지셔닝이 보통학교와 어떻게 다른가요.
“10대에게 모든 결정권을 주고 선택해서 ‘아무렇게나 해 봐라’라고 하는 것은 가혹합니다. 어떤 것들을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범위를 주고 그 내에서 한계선을 만들어 주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쩌면 보통학교의 선생님의 역할과 같이 지침과 나침반 역할이 되어 주는 것, 그것이 로드스꼴라에서 지향하는 선생님의 모습이에요.”
- 학교에서의 일과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학생들이 9시 40분까지 등교해서 10시부터 수업을 시작합니다. 6시까지 수업하고 6시부터 마무리 모임을 해서 하루 일과가 끝나요. 구체적으로는 영어수업, 책읽기, 여행 입문하기, 브라질 악기인 퍼커션 배우는 수업 등이 있어요. 이외에도 프로젝트를 마칠 때 자신의 매체로 자신의 목소리를 표현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디자인 작업과 글쓰기, 사진 수업도 해요. 뿐만 아니라 영상, 밴드, 학교 뉴스레터 발간을 하는 수업도 있죠. 이렇게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학교에서의 실내 수업이 진행되죠.
매주 금요일은 도보여행을 하고, 주말은 쉬죠. 주말엔 쉬는 대신 숙제가 있어요. 사실 어떤 학생들은 방과 후에 사설학원을 다니기도 해요. 대안학교다 보니 학교 수업에서 배우지 못한 것들을 학원에서 보충하기도 해요. 본인들은 매우 힘들어 하지만요. 사설학원 말고 기타 학원 등 자신이 흥미 있는 것을 배우기 위해 학원에 다니는 경우도 있죠.
전체적으로 보면 일 년에 학기가 두 번으로 나누어 져요. 봄학기는 3월부터 6월, 가을학기는 9월부터 12월, 이 두 학기 사이엔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이 있습니다. 방학 때는 학생들에 따라 학습하는 것이 다른데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친구들도 간혹 있어요. 하지만 로드스꼴라에서는 이를 위해 보충 수업을 하지는 않아요. 따로 주어지는 과제가 있다면 다음 학기에 진행될 프로젝트의 텍스트를 읽어오는 것이죠.
- 선생님과 학생들 사이에 어떤 유대관계가 있나요.
“11명을 3명의 교사가 보고 있는 상황이니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서 다 알고 있죠. 누가 누구랑 사귀는지 혹은 이 친구의 집안환경이 어떠한지 등 어떤 사소한 일이 있으면 모르고 싶어도 다 알게 되어 있기도 하고요. 경우에 따라서는 모른 척하기도 하지만 항상 어디까지 개입을 해야 옳은지 고민해요.
학생들끼리의 유대 관계는 돈독해요. 다른 곳에서 인간관계를 맺지 않기 때문에 친구들이 제한적이죠. 그래서 그런지 저녁 늦게까지 같이 어울리고 싶어 해요. 그런 의미에서 일반 학교 공교육에서 받게 되는 친구의 의미와 상당히 다르지 않을까 싶어요.”
- 평가시스템은 어떤지요.
“크게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타인으로부터의 평가죠. 하나의 프로젝트를 마치고 나면 느낀 것을 부모님을 모시고 강당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매체를 가지고 발표를 해요. 부모님과 하자센터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참관을 하게 되죠. 노력한 것에 대해서는 칭찬을 하게 되지만 부족한 부분이나 반성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신랄하게 비판을 해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아이들은 성장하게 됩니다.
또 다른 평가방법은 자신으로부터의 성취감이에요. 예를 들면 제주도 일주를 하는데 대략 230km를 걸어서 돌아 자신이 얻게 되는 성취감이 있죠. 또한 학교에서 개인 혹은 팀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결과물을 얻게 되는데 평가에 관계없이 해냈다는 것 자체로도 성취감을 얻게 되죠.”
- 시험은 있나요.
“시험은 없지만 과제를 통해 수업에 대한 피드백이 이루어지죠. 때에 따라서는 오픈 북 시험이나 퀴즈가 있지만 이는 학습을 평가하는 방식으로서의 시험인 것이지 순위를 매기기 위한 것은 아니에요.
지각이나 결석을 한 경우에는 지각한 친구들이 전체 학생들의 식판을 나누어서 닦기로 자치적으로 정했어요. 그래도 늦는 친구들은 몇 백 원씩 내서 학기말에 기부를 하자는 의견도 있어요. 어디까지나 지각을 하지 않게 하는 장치일 뿐이죠. 지각이나 결석을 하면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그건 자기 손해’라고 말해요. 선생님들이 보충을 하긴 하지만, 수업이 연계적으로 이루어 지지 않아서 학생들의 이해도가 떨어지니까요.”
-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가요.
“지금은 가을학기 메인프로젝트를 위해 공부 하고 있어요. 고려인 4세에 관한 것인데 기획 단계에 들어가 있는 상태에요. 구한말에 왜 사람들이 간도로 이사를 갈 수 밖에 없었고 연해주로 갔고 다시 돌아왔는지, 이러한 공부의 과정이 가르치는 저에게도, 가르침을 받는 학생들에게도 우선적으로 재미있었으면 하는 소망해요. 그리고 또 다른 이러한 아이템들을 잘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박성철/인터넷 경향신문 대학생 기자 (웹場 baram.khan.co.kr)
영등포구 당산동 하자센터 내에 있는 트래블러스맵에서 교육 사업팀에 소속되어 청소년들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이병희 이사를 만났다. 사교육에 조기교육 등 자녀 교육에 있어서는 어느 나라에 뒤지지 않을 열성을 가진 대한민국 ‘교육 공화국’에서 다른 방식의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힘쓰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았다.
“‘로드스꼴라’를 이야기하기 위해선 우선 트래블러스맵에 대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트래블러스맵은 여행협동조합 지역과 여행자들을 연결하여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여행자에게는 최고의 기회이자, 지역에는 최선의 기여, 환경에는 최소의 영향이 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여행을 통해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사회적 기업입니다.
사회적 기업이라는 특성상 이윤을 창출하는 것과 함께 사회적으로 어떤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하게 됐습니다. 수많은 고민을 거쳐 여행을 교육의 방식 중 하나로 만들어 보자는 의견이 오가게 됐고 그 첫 번째 시도가 바로 로드스꼴라입니다. 여행만큼 학습한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좋은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본다’라는 경험은 교과서 속 사진에서 본 것보다 몇 배의 감동과 가르침을 줍니다.
뿐만 아니라 길 위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갈등을 극복하는 것과 같은 교실에서는 배우기 힘든 살아가는 지혜를 배울 수 있죠. 이와 같은 생각에서 시작해 로드스꼴라는 청년·청소년 교육과 대안여행 전문가를 양성하고 사회적 과제를 함께 해결해갈 새로운 인재를 육성하고 있습니다.”
- 로드스꼴라의 프로젝트는 어떻게 발전해 왔나요.
“2009년 2월에 처음으로 학생을 받았습니다. 그 때 첫 프로젝트를 실시하게 됐어요. 첫 프로젝트의 대상지는 전라북도 진안이었어요. 마을에 도보여행 코스를 만들어서 타 지역으로부터 관광객을 유치하는 동시에 지역 경제도 살리려는 프로젝트였죠.
사전작업 후, 마을에 들어가서 기획·탐구하고 지리산 둘레길을 통해 진안까지 걸어갔죠. 도보여행 코스를 마을을 중심으로 만들었어요. 그 과정에서 이해관계자인 마을 주민들과 인터뷰를 하기도 하고 마을 잔치에 참여하기도 하면서 의사소통을 계속 했습니다.
진안에서의 프로젝트가 횡적인 것이었다면, 그 다음 학기에는 종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자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그렇게 해서 진행하게 된 것이 ‘백제의 역사’ 프로젝트에요. 신라나 고구려에 비해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는 백제에 대해 역사적으로 접근하자는 것이었죠. 백제와 활발한 교류를 했던 일본에 백제의 흔적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답사 때 교토(京都), 오사카(大阪), 나라(奈良)도 다녀왔어요. 역사학자 ‘카’가 역사를 현재와의 관련성 속에서 봐야 한다고 했는데, 그 말처럼 ‘과거’의 백제와 일본에만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통해 현재를 재인식하게 하는 기회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지난 2010년 3월엔 11명의 학생과 2기를 만들었습니다. 프로젝트 대상지로는 제주도를 선택했고, ‘국경의 남쪽, 탐라’라는 이름으로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다양성에 초점을 맞춰 프로젝트를 진행 했습니다.
여행지에서 나만 즐기고 오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하자는 의도에서 출발했죠. 비주류의 생각에 귀를 기울이자는 취지였는데 구체적으로는 ‘여성들의 삶은 어떠한가’ 등의 주제로 10박 11일 동안 제주도 섬을 한 바퀴 돌았고 팀을 3개로 나누어서 역사, 자연, 풍물을 보는 데 집중했어요.
2011년 3기 친구들이 들어오면 연해주를 돌아보려고 합니다. 그곳에서 고려인 4세들의 삶에 집중하려고요. 이런 식으로 우리가 그리고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서 계속 테마를 설정해서 진행해 나갈 예정입니다.
- 여행 아이템은 시의성이 있나요.
“진행되는 것들이 우리의 삶과 동떨어진 문제들이 아니기 때문에 아이템의 시의성이 되도록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항상 시의성에 맞춰서 기획하진 않아요. 보다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문제들에 집중하자는 것이죠. ‘세상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눈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어느 학생의 말처럼, 하나의 교육 과정을 통해서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 학생들 선발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입학을 위해서 3단계를 거쳐야 하고 1단계에서 입학지원서, 학부모 동의서, 자기소개서가 필요해요. 학생 선발 시에 어느 학교를 다녔고 성적은 어떠했는지는 당연히 고려되지 않아요. 1차 서류에서는 왜 이 학교를 다니고 싶어 하는지, 부모가 동의하는지에 대해 물어봅니다. 두 번째로 면접을 하는데 미성년인 경우 부모와 함께 면접을 봅니다. 마지막으로 다 같이 강화도로 합숙을 갑니다. 이 단계에서는 학생들과 충분히 대화할 수 있어요. 로드스꼴라에 대해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를 하고 있고 입학 후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 로드스꼴라가 가진 문제점으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로드스꼴라는 특수한 형태를 한 학교이긴 하지만 보통 학교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크게 나누면 하나는 학업적인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인간관계에 대한 것이에요. 전자의 대표적인 예가 선생님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과제를 해 오는 경우죠. 숙제를 제출만 하면 되는 것으로 교육 받아 왔기 때문에 자신이 직접 해 나가려고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 사이에서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좌절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노력을 하지 않거나 혹은 노력을 해도 생각보다 잘 되지 않아 좋은 평판을 받지 못하게 돼서 자기 스스로에게 실망을 하게 되죠. 다른 친구들 사이에서 점점 밀려나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 스스로에게 고통을 주기도 해요. 다시 말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설정과 자기의 문제가 가장 큰 문제이죠.”
- 학생과 선생의 포지셔닝이 보통학교와 어떻게 다른가요.
“10대에게 모든 결정권을 주고 선택해서 ‘아무렇게나 해 봐라’라고 하는 것은 가혹합니다. 어떤 것들을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범위를 주고 그 내에서 한계선을 만들어 주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쩌면 보통학교의 선생님의 역할과 같이 지침과 나침반 역할이 되어 주는 것, 그것이 로드스꼴라에서 지향하는 선생님의 모습이에요.”
- 학교에서의 일과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학생들이 9시 40분까지 등교해서 10시부터 수업을 시작합니다. 6시까지 수업하고 6시부터 마무리 모임을 해서 하루 일과가 끝나요. 구체적으로는 영어수업, 책읽기, 여행 입문하기, 브라질 악기인 퍼커션 배우는 수업 등이 있어요. 이외에도 프로젝트를 마칠 때 자신의 매체로 자신의 목소리를 표현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디자인 작업과 글쓰기, 사진 수업도 해요. 뿐만 아니라 영상, 밴드, 학교 뉴스레터 발간을 하는 수업도 있죠. 이렇게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학교에서의 실내 수업이 진행되죠.
매주 금요일은 도보여행을 하고, 주말은 쉬죠. 주말엔 쉬는 대신 숙제가 있어요. 사실 어떤 학생들은 방과 후에 사설학원을 다니기도 해요. 대안학교다 보니 학교 수업에서 배우지 못한 것들을 학원에서 보충하기도 해요. 본인들은 매우 힘들어 하지만요. 사설학원 말고 기타 학원 등 자신이 흥미 있는 것을 배우기 위해 학원에 다니는 경우도 있죠.
전체적으로 보면 일 년에 학기가 두 번으로 나누어 져요. 봄학기는 3월부터 6월, 가을학기는 9월부터 12월, 이 두 학기 사이엔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이 있습니다. 방학 때는 학생들에 따라 학습하는 것이 다른데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친구들도 간혹 있어요. 하지만 로드스꼴라에서는 이를 위해 보충 수업을 하지는 않아요. 따로 주어지는 과제가 있다면 다음 학기에 진행될 프로젝트의 텍스트를 읽어오는 것이죠.
- 선생님과 학생들 사이에 어떤 유대관계가 있나요.
“11명을 3명의 교사가 보고 있는 상황이니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서 다 알고 있죠. 누가 누구랑 사귀는지 혹은 이 친구의 집안환경이 어떠한지 등 어떤 사소한 일이 있으면 모르고 싶어도 다 알게 되어 있기도 하고요. 경우에 따라서는 모른 척하기도 하지만 항상 어디까지 개입을 해야 옳은지 고민해요.
학생들끼리의 유대 관계는 돈독해요. 다른 곳에서 인간관계를 맺지 않기 때문에 친구들이 제한적이죠. 그래서 그런지 저녁 늦게까지 같이 어울리고 싶어 해요. 그런 의미에서 일반 학교 공교육에서 받게 되는 친구의 의미와 상당히 다르지 않을까 싶어요.”
- 평가시스템은 어떤지요.
“크게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타인으로부터의 평가죠. 하나의 프로젝트를 마치고 나면 느낀 것을 부모님을 모시고 강당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매체를 가지고 발표를 해요. 부모님과 하자센터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참관을 하게 되죠. 노력한 것에 대해서는 칭찬을 하게 되지만 부족한 부분이나 반성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신랄하게 비판을 해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아이들은 성장하게 됩니다.
또 다른 평가방법은 자신으로부터의 성취감이에요. 예를 들면 제주도 일주를 하는데 대략 230km를 걸어서 돌아 자신이 얻게 되는 성취감이 있죠. 또한 학교에서 개인 혹은 팀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결과물을 얻게 되는데 평가에 관계없이 해냈다는 것 자체로도 성취감을 얻게 되죠.”
- 시험은 있나요.
“시험은 없지만 과제를 통해 수업에 대한 피드백이 이루어지죠. 때에 따라서는 오픈 북 시험이나 퀴즈가 있지만 이는 학습을 평가하는 방식으로서의 시험인 것이지 순위를 매기기 위한 것은 아니에요.
지각이나 결석을 한 경우에는 지각한 친구들이 전체 학생들의 식판을 나누어서 닦기로 자치적으로 정했어요. 그래도 늦는 친구들은 몇 백 원씩 내서 학기말에 기부를 하자는 의견도 있어요. 어디까지나 지각을 하지 않게 하는 장치일 뿐이죠. 지각이나 결석을 하면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그건 자기 손해’라고 말해요. 선생님들이 보충을 하긴 하지만, 수업이 연계적으로 이루어 지지 않아서 학생들의 이해도가 떨어지니까요.”
-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가요.
“지금은 가을학기 메인프로젝트를 위해 공부 하고 있어요. 고려인 4세에 관한 것인데 기획 단계에 들어가 있는 상태에요. 구한말에 왜 사람들이 간도로 이사를 갈 수 밖에 없었고 연해주로 갔고 다시 돌아왔는지, 이러한 공부의 과정이 가르치는 저에게도, 가르침을 받는 학생들에게도 우선적으로 재미있었으면 하는 소망해요. 그리고 또 다른 이러한 아이템들을 잘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박성철/인터넷 경향신문 대학생 기자 (웹場 baram.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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